[블루레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레일라 하타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엔 이게 뭐지 하며 밋밋하게 보다 점점 빠져들어가는 영화가 있다. <씨믹과 나데르의 별거>가 그렇다.

 

어렵사리 비자를 얻어 외국에 나가려는 아내, 그런 부인을 못마땅해 하며 절대 함께 갈 수 없다면 버티는 남편. 둘 사이는 냉냉해지고 결국 여자는 친정으로 잠시 도피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이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 치매 시아버지가 있었다는 것. 간병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아이까지 딸린 여자는 한눈에도 아파보이지는 대안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진다.

 

어느새 이야기는 별거다툼에서 태아 살해사건으로 발전한다. 흥미로운 건 그 과정이 전혀 위화감없이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인간의 본성은 결국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쉬가드 파라디 감독은 이란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인류 보편의 문제를 건드린다. 모든 결과는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인간은 한없이 어리석다.

 

덧붙이는 말

 

영화를 보는 내내 역사는 거꾸로 흐를 수 있음을 절감한다. 중동국가가운데 보기 드물게 세속화에 성공해 미국 못지않게 개방적이던 이란은 호메이니의 등장으로 정통 이슬람국가로 회귀한다. 여자는 희잡을 쓰고 남자들은 종교에 헌신한다. 그럼에도 몸에 배어 있던 상업적 색채는 완전히 빼지 못한다. 이 둘 간의 조화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재미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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