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프림로즈 : 비올라 편곡 작품
낙소스(NAXO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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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는 억울한 악기다. 바이올린과 첼로에 끼어 빛을 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아무리 바이올리보다 선이 굵고 첼로보다는 덜 투박한 구슬픈 음색을 낸다고 호소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봤자 넌 있으나 마나하니까. 없어져도 아무리 찾지 않는 몽땅연필이라고나 할까?

 

우리에게 비올라가 널리 알려진 것은 전적으로 리처드 용재 오닐 덕이다. 입양아 출신이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까지 얹혀져 왠지 애상을 끓어오르게 하는 악기로 일약 발돋음했다. 그러나 정작 비올라 연주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우선 비올라만을 위해 만든 음악 자체가 거의 없다. 곧 바이올린용 뮤직을 비올라로 연주할 뿐이다.

 

<프림로즈>는 비올라에 대한 갈증을 단박에 풀어준다. 비록 비올라 전용 악곡은 아니지만 악기에 어울리는 곡들을 절묘하게 배치하여 듣는 이들에게 가슴이 미어지는 행복감을 선사한다. 비올라 입문용으로 최적의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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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 아리에티 (2disc)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 / 챔프영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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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의 이야기부터 전개된다. 만약 대인국이 먼저였다면 어땠을까? 재미가 반감했을 것이다. 작은 사람들 앞에서 우쭐거리는 기쁨이 큰 인간들에게서 느끼는 위압감보다 먼져였울테니까.

 

<마루밑 아리에티>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니메이션이다. 우리 주변에 작은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가정을 하고 그들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그들은 사람들의 음식이나 물건을 훔치는게 아니라 빌린다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과연 맞는 말인가?

 

현실세계에서도 크고 작은 사람들이 있다. 단지 키 차이만은 아니다. 많이 가진 자와 덜 있는 사람들이 같은 하늘아래 동일한 땅을 디디고 살아간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욕한다. 왜 더 열심히 일하지 않냐고. 그러나 가난뱅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봤자 부질없는 짓이라고 한숨짓는다. 큰 욕심없으니 먹고 살게만 해주면 안될까?

 

세상은 제로섬게임이다. 누군가 이득을 얻으면 다른 어느 한 구석에서는 손해를 보고 눈물짓는다. 전 재산을 빼앗기고 무력감에 빠진 사람에게 당신은 왜 이렇게 게으르냐며 손가락질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라고 하지 않는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약자는 서로를 알아보는 법. 종족 멸망의 위기앞에 구세주가 등장한다. 요양차 시골집에 온 쇼우. 그는 아리에타를 도와 새로운 보금자리를 알아봐준다. 지난 9년간 보수정권은 가진 자들 위주로 사회를 철저하게 재편했다. 다행히(?)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 바른 길로 들어서려고 하지만 이미 돈맛을 알아버린 돼지들이 가만 있을지 의심이 든다. 더욱 불쌍한 것은 돼지들 곁을 얼쩡거리며 씹다버린 이빨 사이에 낀 찌꺼리를 두고 박터지게 싸우는 우매한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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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빨강머리 앤 : 35주년 기념 오리지날 무삭제 우리말 추가 더빙 완전판 (8disc) - TV시리즈 AE(1화~50화) + 해설집 16P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야마다 에이코 외 목소리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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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던 남자 아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앤. 다시 고아원에 갈 수밖에 없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차를 타고 가다 동네 아주머니의 동정섞인 말을 듣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풀밭으로 뛰어간다. 마릴라는 꾸짖는 대신 그저 바라본다. 앤은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빨강머리 앤> 열풍이다. 일본에서 첫 방영된 지 35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리마스터링 블루레이가 출시되는 걸 보면. 단지 애니메이션뿐이 아니다. 지난주 짬을 내어 강남 알라딘과 예스 24 서점을 들렀더닌 앤을 주제로 한 각종 팬시 상품이 선반을 메우고 있었다.

 

앤이 이토록 끈질기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소설과 드라마, 만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총 10권에 달하는 긴 이야기를 모두 읽은 사람은 드물겠지만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접하지 않는 이들은 드물다. 특히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넓은 이마의 앤을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모처럼 마음먹고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다. 재미없으면 보다 말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어느새 중반을 달리고 있다. 재미는 물론이고 감동적이다. 이미 열한살의 나이에 철이 들대로 든 앤은 상상 하나로 혹독한 현실을 버틴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앤을 보며 나도 몰래 눈물을 훔친다. 왜 나는 지금 끈을 놓아버리려고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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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밀실과 박사들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2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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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히로시에 푹 빠졌다. 첫 출발은<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였다. 공대 교수와 전공 학생들의 일상을 담담이 그려낸 에세이 풍의 소설을 보고 내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한동안 잊고 지내다 <작가의 수지>라는 수필집을 읽고 그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소설쓰기도 은퇴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더 늦기 전에 그의 진가를 확인할 겸 대표적인 <모든 것은 F가 된다>를 서둘러 보았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공학자 특유의 객관적인 시선이 돋보였다.

 

<차가운 밀살과 박사들>은 두번때 시리즈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작 보다 더욱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글을 쓴 순서가 섞이는 바람에 <모든 것이 F가 된다>와 바로 이어지지 않아 마치 첫 스타인처럼 느껴져서 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학교 부설 연구소에서 살해된 사람들의 범임을 찾고 있다.

 

히로시 이야기의 감정은 추리소설답지 않은 미스터리라는 데 있다. 곧 하드보일드 문체로 독자를 마구 몰고 가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여유와 유머를 잊지 않고 있다. 읽는 사람들은 범인이 누군인지도 궁금하지만 사이카와 모에가 과연 어떻게 될지 내내 알고 싶어진다. 둘다 싫어하지 않으면서도 러브 라인이 생길듯 말듯 감질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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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숲속으로
롭 마샬 감독, 조니 뎁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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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잔치를 벌였다. 막강한 배우와 어마어마한 특수효과까지. 런닝 타임도 2시간으로 대서사시의 조건을 갖추었다. 그러나 결과는. 소문난 잔치에 정작 먹을 것은 없었다. 마치 홍어가 빠진 전라도 제사랄까?

 

<숲속으로>는 잡다한 이야기를 섞어놓았지만 주된 주제는 빨간 모자의 전설이다. 곧 길을 잃은 여자아이가 잡아먹힐뻔한 다는 스토리에 노래를 덧붙였다. 문제는 대부분의 음악이 뜬금없다는 점이다. 기쁜지 슬픈지 무서운지 공포스러운지 종잡을 수 없는 레퍼토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결국 중간에 포기하고 끄려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끝까지 보고 말았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건 짬짬이 딴짓을 했는데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근래에 본 영화중 최악이었다. 극장에서 감상한 분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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