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소형주택 - 세대별 건축가 21인이 지은
카텔레이너 뉘에이싱크 지음, 배상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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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집하면 아파트먼트라는 등식은 이제 정설이 되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떻게 사람이 저런 시멘트 덩어리에서 살 수 있느냐고 의아해했던 의심은 말끔하게 거세되었다. 그럼에도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 지붕도 없고 땅도 보이지 않는 인공 공중정원이 따스한 온기를 간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여전히 주택이 대세다. 지진으로 인해 고층아파트먼트를 지을 수 없다는 한계때문만은 아니이다. 이미 내진 설계 분야에서는 탑이니 걱정할 게 없다. 모름지기 집이란 토지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한계까지만 올려야한다는 믿음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를테면 4~5층 정도가 지가가 적용하는 범위다.

 

<일본식 소형주택>은 짜투리 땅을 활용한 다양한 작은 집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돋보인다. 딱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지만 2인이나 1인이 살기에는 풍족해보인다. 우리나라에 적용가능할지는 의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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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예술가들의 별난 마케팅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예술가들의 비즈니스 전략
최정훈 지음 / 팬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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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별난 사람이다, 라는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낮과 밤을 거꾸로 살고 술과 담배에 절어 지내다 순식간에 영감이 떠오르면 미친듯이 작품에 몰두하는. 이런 미신을 깬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거의 매일 1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고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글을 썼다. 마치 공무원처럼 하루하루를 버텼다.

 

<괴짜 예술가들의 별난 마케팅>은 문화를 영업이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버무린 책이다. 언뜻 보면 섹시해보이지만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별 게 없다. 이미 알려진 객기를 마치 독특한 스타일인양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세상에는 그렇지 않는 곧 성실한 예술가들이 더욱 많다는 사실이다. 만약 미술가들이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려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물론 앤디 워홀같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프린트를 팔아제킨 사람도 있지만 그 역시 출발은 대중문화에 대한 독특한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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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수학자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3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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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읽다 점점 빠져드는 소설이 있다. <웃지 않는 수학자>가 바로 그런 책이다. 모리 히오스는 스스로 대단치않는 작가라고 겸손을 떨지만 사실은 무서운 사람이다. 단지 미스터리의 새 장르를 개척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야기를 조여들어가는 형식을 꿰뚫고 있어서다.

 

일요일 오전 방바닥을 배게 삼아 뒹굴거리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신촌에서 새롭게 인기를 끄는 라면 가게가 나왔다. 면과 국물, 건더기다 남다르다는 그 집의 라면은 보는 사람들까지 군침이 나올만큼 먹음직스러웠다. 그러나 진짜 놀라운 사실은 주인이 전직 수학강사였다는 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모든 재료를 정확히 개량하여 궁극의 맛을 내고 있었다. 궁즉통, 곧 궁극적으로는 모든 길이 하나로 통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 그렇다면 히로시 문장의 장점은 무엇인지 살퍄보자. 우선 대화가 풍부하고 명사 대신 동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소설속 인물들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거나 움직인다. 작가는 글을 쓰다보면 속마음을 털어놓기 마련인데 그러다보면 독백투의 글이 늘어난다. 여럿이 등장해도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개성이 없어진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소설가들이 여전히 주류 행세를 하고 있다.

 

<웃지 않는 수학자>는 에스 엠 시리즈의 백미다. 처음엔 쭈뼛대며 억지로 사건을 해결하던 주인공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활약상을 직접 보고 싶다면 일단 책부터 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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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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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바뀌었다. 적폐청산이 한창이다. 지난 시절은 모두 악으로 규정되었다. 일부는 맞다. 그러나 과연 모두가 그런가? 악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게 아니다. 무엇보다 악은 매력적이다. 잘못된 것인줄 알면서도 끌려 들어간다. 본능이라는 핑계를 대고.

 

강상중의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은 얇은 책이지만 악의 다양성과 방대함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악이란 인류를 지배하는 거대한 축이기 때문에 쉽게 물리칠 수 없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신이 절대지배자로 군림하던 시절에도 악은 활개를 쳤다. 심지어 신이 죽었다고 선언한 인간들이 설치는 세상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럼에도 악을 견제해야 하는 이유는 약육강식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게 위해서다. 강자만이 살아남아 약자는 영원히 노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태계를 이상향으로 삼아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결국 인간이 가진 유일한 무기인 생각으로 본성을 이겨내야 한다. 악의 뿌리를 걷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잔가지는 나오는 족족 뽑아내야 그나마 선이 비집고 들어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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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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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우울증을 씻은듯이 사리지게 하는 것이다. 문장을 읽었을 때 이 사람은 진짜구나, 라고 감탄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이런 저런 잡스러운 생각에 휘둘리는가? 어떤 때는 그런 내가 너무 저주스러워 깊은 절망에 빠진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고민은 죽어서야 해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뜻밖에 뇌과학책을 읽었다, 죽음도 그렇게 나쁘지많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 뇌가 기능하는 한 사람은 잡념의 바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사오 요코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머릿속의 찌꺼기를 거의 거르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 옮겼다. 남의 눈치를 오죽이나 많이 보는 일본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었다. 당연히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었고 호평과 악평에 시다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하나뿐인 삶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걸 숨김없이 드러낼 줄 알았다. 암 선고를 받고 끙끙대기보다 당장 페라리를 뽑아 신나게 드라이브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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