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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암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우울증을 씻은듯이 사리지게 하는 것이다. 문장을 읽었을 때 이 사람은 진짜구나, 라고 감탄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이런 저런 잡스러운 생각에 휘둘리는가? 어떤 때는 그런 내가 너무 저주스러워 깊은 절망에 빠진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고민은 죽어서야 해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뜻밖에 뇌과학책을 읽었다, 죽음도 그렇게 나쁘지많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 뇌가 기능하는 한 사람은 잡념의 바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사오 요코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머릿속의 찌꺼기를 거의 거르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 옮겼다. 남의 눈치를 오죽이나 많이 보는 일본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었다. 당연히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었고 호평과 악평에 시다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하나뿐인 삶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걸 숨김없이 드러낼 줄 알았다. 암 선고를 받고 끙끙대기보다 당장 페라리를 뽑아 신나게 드라이브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