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습이다 -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발견해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
글렌 커츠 지음, 이경아 옮김 / 뮤진트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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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만이 완벽을 만든다'라는 서양 속담은 학생일 때나 통하는 말이다. 일단 사회에 나오면 연습할 시간이 없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익숙해질만큼 노력하여 숙련에 이르기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서 빨리 성과를 내.

 

<다시, 연습이다>는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흔히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스스로 빼어나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어쨌든 접해보고 연습을 해봐야 한다. 저자는 어렸을적부터 악기를 연주하여 직업 음악가가 되려고 하지만 재능이 없음을 알고 꿈을 포기한다. 흔한 스토리다.

 

그러나 자신의 실패 이유가 영감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연습방식에 있었음을 깨닫는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절실하지 못했다. 예술가라는 허영심이 피나는 연습에 몰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글렌 커츠는 비록 전문 연주자기 되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삶의 교훈을 깨닫는다. 다시 연습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기필코 제대로 하리라. <다시, 연습이다>는 결과물이다. 기타에서 느꼈던 뼈저린 낙담이 글쓰기로 부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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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 경제학 - 도쿄대 교수가 알려주는 경제 이론 속 삶의 지혜
야나가와 노리유키 지음, 유나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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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앞날이 창창한 학생이 있다. 학부는 카이스트를 나와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박사과정에 진학하거나 유학후 교수가 되거나 아니면 졸업후 대기업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 소위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조건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사제폭탄을 만들어 보온병으로 위장하여 지도교수 방 입구에 갖다놓았다. 다행히(?) 교수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지만 학생은 구속되어 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왜 빛나는 미래를 뒤로 하고 어두운 터널로 들어갔는가?

 

매일같이 가는 단골식당이 있다. 주로 돈가스 덥밥을 먹는다. 가끔 국수도 먹는데 최근에는 덮밥과 미니 메밀국수를 곁들인 세트를 즐겨 시킨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그런데 어느날 옆에 다른 식당이 문을 열었다. 친환경 김밥집인데 밥뿐만 아니라 국수도 판다. 한번 가볼까 했지만 마음뿐이다. 괜히 미안하고 또 조금 비싸기 때문이다. 좋아봤가 얼마나, 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달랜다. 그러나 한가지가 찜찜하다. 단골가게의 음식을 먹고나면 늘 배가 살살 아프다. 어떤 날에는 설사를 심하게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조미료를 많이 쓴 것 같다. 자, 이미 익숙해진 단골을 버리고 새 식당에 가서 도전을 해보느냐? 아니면 그냥 예전처럼 먹던 걸 먹느냐?

 

앞에 소개한 연세대학교 대학원생과 다음에 언급한 나는 똑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곧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있다. 학생은 참느냐 터트리느냐, 나는 단골에 계속 가느냐 새 식당에 들르느냐? 두 사례의 공통된 문제는 선택을 둘로 좁혔다는 데 있다. 곧 3의 길 혹은 4의 방법을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닥치면 지도교수가 생사를 쥐고 있으니 다른 수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가. 나 또한 마찬가지다. A식당과 B식당 외에 다른 초이스는 왜 고려하지 않는가? 나는 결국 집에서 만들어먹기로 했다. 상황이 다른 분이라면 구내식당을 이용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연세대학생은 학교를 그만두었을 수도 있다. 당장은 죽을 것 같겠지만 자신의 역량을 볼 때 크게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감옥에 가는 거 보다는.

 

야나가와 노리유키가 <강의실밖 경제학>에서 소개한 단골식당 이야기를 읽고 떠오른 생각을 정리했다. 경제학의 기회비용을 이처럼 명확하게 사례를 들어 알려준 예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딱히 경제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자신의 처지를 음미하며 읽어보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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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분의 1의 함정 -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게임이론의 모든 것
하임 샤피라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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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 하면 무슨 전자오락 아니냐고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사실은 엄밀한 수학이론이다. 그 출발은 존 내쉬의 균형이론이다. 곧 상대의 전략이 예상가능할 때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수를 선택하여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예는 죄수의 딜레마다. 공범일 경우 최적의 해법은 둘 다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다른 이의 죄를 불고 감형 내지 풀려나는 조건이 주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서로 어떤 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며 멘붕에 빠진다.

 

하임 샤피라의 <n분의 1 함정>은 게임이론을 이용하여 편견을 박살내고 있다. 제목에서 언급한 n분의 1 자체부터 의미심장하다. 만약 식사를 하고 내기로 한사람이 모두 내게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게임은 간단하다. 가위바위보다. 억울하게(?) 지고 난 후 분이 풀리지 않아 2차에 가서 다시 했다고 치자. 과연 나는 두번 모두 질 확율이 몇 퍼센트인가? 처음에 졌으니 이젠 이기겠지라는 헛된 상상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젠장. 또 졌다. 악에 바친다. 3차 가자. 또 한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완전 머피의 법칙이 따로 없군. 과연 이런 결과는 단지 재수가 없어서일까? 아니다. 확률은 언제나 같았기에 내가 운이 나빴다고 볼 수는 없다. 단지 우연일 뿐이다.

 

게임이론은 경제학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지갑을 열려고 하거나 혹은 카드를 긋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해보라. 이 물건을 사야만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가? 사고자 하는 열망이 사고난 후의 허망함을 보여준 사례들을 손에 꼽아보라. 오기와 집념이 얼마나 스스로를 망치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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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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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만화왕국이다. 주제나 소재의 제한없이 이거다 싶으면 그냥 바로 그려버린다. 그만큼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로 유명세를 탄 토모코 니노미야가 전당포를 배경으로 한 만화를 낸다고 했을 때 과연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금같은 시대에 전당포라니? 아무리 니노미야라고 해도 역량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거 이니야?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전당포와 보석을 연결하여 매우 세련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보석에 얽힌 사연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래, 전당포는 싸구려 물건만 받는 곳은 아니었지,라는 깨달음을 얻게 하는 만화다. 보석에 대한 정보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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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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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혼자 독립해 지낸 기간은 1년이 채 안된다. 대학도 집 근처에서 버스타고 다녔고 직장은 심지어 걸어서 왔다갔다했다. 군대 갈 때가 되어서나 집을 떠났다. 그런데 부대도 서울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고양이었다. 신촌까지 버스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결혼하고서도 혼자 살 기회를 얻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일 때문에 원룸을 얻어 석달 정도 지낸게 전부다.

 

그렇다고 홀로 사는 삶에 대한 로망이 있는건 아니다. 얼마 안되는 기간이었지만 고통스러운 기억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시원에서 지낸 두달은 정말 악몽이었다. 인간이 패쇄된 공간에 갇히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곳에서 몇 년씩이나 지내는 이들을 보면 존경스러우면서도 기괴하다.

 

<혼자살기 5년차>는 지금은 흔하지만 발간 당시에는 낲설었던 혼자삶을 만화로 그린 것이다. 역시 일본은 모든 면에서 우리의 생활을 앞서간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뜻에서건. 나오코는 마냥 낭만적으로 자신의 삶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이왕 혼자 살게 된 것 멋지게 보내자라는 철학이 곳곳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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