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당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 


태극당에 들렀다. 잊을만 하면 방문한다. 서너 달에 한번쯤. 늘 반갑다.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 추억의 한 컨에 자리 잡고 있던 뉴욕제과는 결국 사라졌는데. 계절과 상관없이 일단 먹는 메뉴는 모나코다. 대관령 우유를 원재료로 쓴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시중에서 파는 비슷한 종류의 싸만코나 붕어빵과는 차원이 다르다. 크림을 둘러싼 빵도 가볍고 부드러워 아이스크림 맛을 해치지 않는다. 다소 아쉬운 것은 가격이다. 개당 2천 5백 원은 조금 비싼 느낌이다. 단팥빵도 많이 올랐다. 하나에 2천 3백 원. 물론 단팥이 듬뿍 들어가 있어 먹고 나서 후회한 적은 없지만. 모나코를 먹고 나면 공식처럼 단팥빵과 다방커피, 사실은 믹스커피 같은데?, 를 시킨다. 누군가는 사라다빵을 먹어봐라, 아니다 덴마크빵이 최고다, 인절미빵을 놓치면 바보다, 갓 나온 꽈배기빵도 무시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내게는 역시 구관이 명관. 그렇게 먹고 마시며 사람들 구경을 하고 창밖도 보다보면 한결 마음이 뽀송뽀송해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늘 김 전병 한 박스를 산다. 어머니의 간식이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justonechuu/222055682561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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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 오묘한 맛의 전복효정갱정식 


지루한 장마 끝에 햇살이 드리운다. 주말에는 또다시 막바지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일단 이 때다 싶어 외식을 했다. 제대로 된 집밥이 그리워 들른 곳은 필동 한국의 집. 한정식이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점심에는 단품메뉴도 나온다. 한께 간 사람이 곤드레 밥이 먹고 싶다고 하여 그걸 하나 시키고 나는 전복효정갱정식을 주문했다. 원래는 삼계탕을 먹으려고 했지만 익히 아는 맛이라 굳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복이 들어간 건 알겠으나 나머지는 도통 모르겠다. 처음 들어보는 메뉴지만 다들 이 음식만은 꼭이라고 추천을 해서. 참고로 현재 지붕공사로 한옥에서 식사는 불가능하다. 당초 카페로 활용되던 곳에서 단품식사를 할 수 있다. 


일단 전복 사이즈에 놀랐고, 비록 한 개였지만, 소고기도 실하게 들어가 있고, 얇게 썬 고기와 갈비가 함께 있다. 버섯도 큼직큼직하고, 고사리도 보였다. 누군가 덜 매운 육개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딱 맞는 비주얼이었다. 말은 오묘했다. 갈비탕 같으면서도 해장국 같고. 아, 맞다. 궁중식 해장국이라고 했지. 한 가지 확실한 건 재료가 좋아서 그런지 먹고 나서 속이 편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정갈했다. 일종의 전채요리에 해당하는 전복죽이나 절임들도 식욕을 돋구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오미자차가는 순한 맛이 아니라 코가 찡할 만큼 짜릿했다. 먹은 음식을 단방에 소화시켜주는 느낌이랄까? 일행이 시킨 곤드레 밥도 조금 먹어보았는데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곁들여 먹는 된장국도 깔끔했다. 흔히 된장국하면 걸쭉한데 이곳은 재료가 아삭아삭 씹힐 정도로 신선해서 도리어 담백했다. 가격은 시레기밥은 17,000원, 전복효정갱정식은 18,000원.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는 하지만 들어간 재료의 신선도를 볼 때 그 값을 하고도 남았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았다.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손님들을 응대했다. 매장 내 음악소리가 다소 커서 줄여달라고 하니 바로 볼륨을 다운시켜주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식에 정성이 들어간 걸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 탕을 담은 그릇의 국물을 마저 먹기 위해 살짝 기울여보니 받침대에 알루미늄 호일이 있었다. 뜨거움을 유지시켜주려는 작지만 세련된 배려였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myul/222051690093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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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조개 깨먹는 수달로 묘사한 <광어인간>


기안 84가 또 논란이다. 이쯤 되면 정말 제대로 큰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에는 그가 연재하는 웹툰에서 여험 표현이 문제가 되었다. 여자를 수달에 비유하고 남자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승진을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겠다. 판단은 보는 이의 몫이다. 반대하는 이들은 단순히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그가 출연하는 방송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합당한 비판인가?


우선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창작자다. 아무리 개인의 경험 혹은 자신의 세계관을 전적으로 투영한다고 하더라도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지적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월권이다. 그 어떤 극악한 그림을 그리더라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기안 84가 관련 내용을 고쳐서 다시 게재한 건 작가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였다. 곧 스스로 알아서 꼬리를 내린 셈이다.


방송 출연은 또 다른 갈레다. 개인적으로 그가 나오는 방송을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위태위태해서다. 본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이나 시청자 모두 불편하다. 물론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예측불가능한 말과 행동으로 뜻밖의 웃음을 선사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누가 공감을 하겠는가? 방송국측에서 시청율을 미끼로 더욱 이상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아닌지?


정리하자면 기안 84가 예술가로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상업만화라고 하더라도 독자가 고쳐달려고 해서 수정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그는 방송에 출연하지 말아야 한다. 최소한 당분간만이라도.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작품 안에서 기행을 일삼아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일상생활에서까지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그를 방송에서 보고 싶은 요구가 넘친다면 그 때 다시 건강하게(?) 등장해도 결코 늦지 않다. 


그림 출처 :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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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렛으로 코팅한 크림 향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에 없으면 허전한 것 가운데 하나는 아이스크림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냉동실에. 특히 요즘같이 꿉꿉한 여름 날씨에는. 딱히 가리지는 않지만 콘 종류를 즐긴다. 이를테면 부라보콘. 가끔은 일탈도 하고 싶은데 그러다 만난 게 노브랜드 미니 초코바다. 바닐라크림에 초코를 씌운 하드다. 아주 옛날에는 이런 아이스크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 밋밋하다고 느껴서인지 이것저것 다른 향과 색을 첨가한 것들 천치다. 역설적으로 심플해서 더 끌렸다. 알고 보니 이태리와 제휴해서 만든 오이엠 제품이다. 종이 박스에 8개의 초코바가 들어있는데 포장은 좀 실망이다. 낱개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비닐이 쓰레기 느낌이다. 그러나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가수해야지. 뭐 맛만 좋으면. 정직하게 말해 처음 먹었을 때는 살짝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우유맛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뭔가 기름이 빠진 싱거운 느낌이다. 알아보니 비유지방이다. 곧 우유에서 기름을 완전히 제거한 맛이다. 당연히 몸에는 좋다. 서너 개 먹다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도리어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입안에 남는 텁텁함이 없이 깔끔함이 오래 머문다. 한 상자 가격은 3,280원. 한 개당 410원꼴이니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sunshinetony/22205324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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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경쟁


서울시향이 광복 75년을 맞아 기념 연주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장료는 무료. 단 8월 11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마감이다. 혹시 하는 마음에 대기를 타다 예매창이 뜨자마자 들어가 이름을 적고 휴대전화 번호를 기입하고 예를 누르는데 그만 마감 문자가 뜨고 말았다. 이런 된장. 대체 누가 이렇게 빨리. 불과 1초도 되지 않았는데. 허탈했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욕을 먹고 있다. 정권 초기부터 원칙과 실천 방안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했자면 이 지경까지 왔을까? 그저 규제로 일관하다 문제가 되니 여기저기 누더기 땜빵을 해대니 문제지. 임대주택 혹은 공공주택도 그렇다. 뜬금없이 각종 용지를 동원하여 고층아파트먼트를 때려 짓겠다고 한다. 주변 상황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당연히 주변 집값보다는 쌀 것이고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온갖 편법이 난무할 것은 눈에 봐도 뻔하다. 당연히 정부는 또 단속반을 만들겠지. 아니나 다를까 국가 단위 부동산 감시기구를 만들겠단다. 그렇다면 공짜표를 얻은 사람들은 마냥 기쁠까? 그 중에는 진정으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로또 당첨 기분으로 자격을 갖추어 들어간 이들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20년 동안 꼼짝없이 임대료를 내고 살아야 한다면. 슬슬 억울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지금이야 집값이 오르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아닌가? 실제 미국에서고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 뉴욕 임대 아파트가 그 증거다. 선의로 만든 정책이었지만 정작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분양권을 사고팔며 암시장을 만들었다. 정부는 추가비용을 들여 계속 단속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동네는 슬럼이 되고 말았다.


분명히 공짜 연주회 표를 획득한 이들 중 누군가는 가격을 붙여 중고시장에 내놓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연주를 보고 싶은 이들이 있을 게 분명하니까. 그렇다면 처음부터 얼마라도 돈을 받고 팔든지, 제도상 문제가 있다면 기부금으로 전환하면 되지 않을까?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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