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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메이커
로잘리 햄 지음, 정미나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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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레스 메이커>는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주목을 받은 소설이다. 케이트 윈슬렛이 주인공을 맡았을 때부터 화제였다. 영화와 소설은 엄연히 다르지만 둘 모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뒤섞여 핵심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

 

25년전 살인 누명을 쓴 여인이 고향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옷만들기라는 소재와 어우러져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 내지만 복수인지 화해인지 모를 결말에는 허탈감이 든다. 차차리 복수보다는 옷이 마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집중했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물론 원작 소설에는 옷과 관련한 세부 묘사가 돋보이지만 그 과정이 복수나 화해로 이르는 복선이 되지 못해 그저 복잡한 설명에 불과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미덕은 왜 의식주 가운에 옷을 맨 앞에 붙이는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곧 먹고 쉴 곳이야말로 인간의 기본욕구이지만 옷은 치장이라는 부가적인 요소를 더해 훨씬 더 의미있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지나치게 많은 등장 인물과 복잡한 스토리는 신인 작가의 과잉일지도 모르나 달리 보면 열정이다. 앞으로 작가의 한결 다듬어지고 세련된 작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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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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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은 어깨에 힘을 빼고 읽어야 한다. 고 후배에게 말했더니 일본에서는 무라카미의 글을 힘 빼는 문체라고 한단다. 평론가가 별게 아니군, 이란 생각이 들며 스스로 뿌듯해하다 그 여자가 얼핏 다시 떠오른다. 한 때 좋아했다. 서로.

 

초창기 하루키는 내게 오묘한 존재였다. 소설은 알쏭달쏭 허세 그 자체인데 수필은 기막히게 좋았기 때문이다. 그처럼 일상을 자연스레 묘사하며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소설가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담도 좋았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그 장소에 꼭 가고 싶어진다. 비록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라오스를 포함한 여러 장소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다. 본격적인 여행 안내서라기 보다는 여행을 핑계(?)로 내세운 에세이랄까?

 

그래서 더 좋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아니 인터넷만 치면 다 나오는 유명 장소의 상징물에 대한 이것저것 버거운 살명 덩어리가 아니어서다. 혹은 과도한 자기 자랑. 나 여기 와봤다, 너는 아니? 10년쯤은 살아야 할 말이 있지. 고작 일주일 여행와서 뭐라고 떠들어대.

 

결국 여행은 홈그라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돌아오지 못할 바에야 왜 떠나겠는가. 만약 일생을 떠돌기만 한다면 그것처럼 끔찍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중요한 사실은 여행을 다녀와서는 스스로 변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점. 확 바뀌라는 뜻이 아니다. 뭐라 말하지 어렵지만 여행 이전과는 달리는 자신을 발견해는 기쁨. 하루키는 이 지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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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2disc)
이와이 슌지 감독, 스즈키 안 외 목소리 / CJ 엔터테인먼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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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은 극장에서 처음 본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특유의 사람 사이의 엇갈림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백 만이 넘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루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케일 덕이다. 멀티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혜성의 추락은 압도적이었다.

 

극장에서 돌아와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을 DVD로 보았다. 전혀 다른 감독과 소재였지만 역시 일본라는 느낌이 들었다. 서로를 지나치게 배려해 끙끙 앓는 인간들이 넘쳐 난다. 짝사랑하던 남학생이 전학간다는 소식에 질투심에 등짝에 벌을 집어넣는다. 그 학생은 작별의 인사를 전하다 갑작스레 쓰러지고 죄책감에 시달린 하나는 학교 등교를 거부한다. 이후 옆집으로 이사온 앨리스를 만나 그 남학생을 찾아 다니다 결국... ...

 

말도 안된다. 그 자리에서 바로 알아보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자책감에 사로잡혀 틀어박힌다. 아내와 남편이 서로의 외도를 의심하여 끊임없이 속앓이를 하는 <빙점>과 다를 게 없다. 허무할 정도다.

 

그럼에도 남는 것은 역시 섬세함이다. 해질녁 풍경이나 5층짜리 임대 아파트, 거리의 모습이 마치 방금 쩌낸 감자처럼 모락모락거린다. 하나와 앨리스도 이런 아스라한 정경에 너무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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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특별판 9 Chapter 17, 18 -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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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상한 소재에 끌리게 마련이다. 쉽게 말하면 상식에 어긋나는 일. 그 으뜸은 살인이다. 그렇다면 살해를 밥먹듯이, 아니 식사를 하다가도 가벼운 마음으로 남을 죽일 수 있는 악마가 곁에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은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흔들어 댈 것이다.

 

하지만 서너군데 대리 운전을 부탁하고 그 중 가장 먼저 온 기사의 차에 몸을 싣는 인간을 본다면, 또 숨을 헐떡이며 간발의 차이로 기회를 놓친 예순이 넘은 중늙은이의 건친 숨소리를 듣게 된다면 스스로 악마가 되어 차 문을 열어 애인과 전화로 히히덕거리는 그 놈을 끄내어 칼로 갈기갈기 난자해버리고 싶은 상상에 빠져들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인간은 어떤 때는 차안의 손님이 또 다른 경우에는 운전 기사가 혹은 관찰자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요한은 우리가 만들어낸 상상의 살인마다. 그 요한을 죽여야만 참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 닥터 덴마 또한 실제가 아니다. 자, 당신은 어느 편인가? 요한인가? 겐마인가?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 욕망에 사로잡힌 미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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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큐 GQ Korea B형 2016.12
GQ코리아 편집부 엮음 / 두산매거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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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되면 다이어리가 있는 잡지를 찾아보게 된 계기는 지큐덕이 크다. 그만큼 다이어리의 매력이 크다는 뜻이다. 시원한 판형과 하드커버가 주는 품위가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2015년에는 걸렀다. 그래서일까 2016년의 다이어리는 더욱 반갑다. 디스커버리가 제공하는 멋진 풍경도 잘 어우러졌다. 그렇다고 해서 부록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내용도 알차다. 한 해의 남자는 송년 특별호 답게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2016년 연말을 뜨겁게 달구었던 탄핵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정치는 모든 이들, 특히 남자들의 주요 관심사이기에 지큐만의 날카로운 해석을 바랐다면 지나친 기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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