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의 길 -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의 자서전
데즈카 오사무 지음, 김미영 옮김, 송락현 감수 / 황금가지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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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만화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에도 만화가 인기는 있었지만, 그 대부분은 대여소에서 빌려보는 만화거나 일본만화영화였던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만화는 심심풀이 땅콩이었을 뿐 돈 주고 사볼만한 책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만화는 comic book(웃기는 책)라고 불리며 시간때우기용 책에 불과했다.

이런 시각에서 예외한 유일한 나라가 있는데 그곳은 바로 일본이다. 우선 일본에는 만화대여소라는 것이 없다. 만화책은 사보는 책이지 빌려보는 책이 아니라는 확고한 인식이 자리잡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유명한 만화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는 관객들로 흘러넘친다. 매주 발간되는 만화책만 수천만부에 이른다.

그렇다면 일본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그 기원은 바로 데즈카 오사무이다. 의사출신 만화가라는 그의 이력도 그의 신화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만화이 신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가 철완 아톰을 창조했기 때문이었다. 아톰을 보고 자란 일본인들은 이제 할아버지가 되었고, 그 자식은 또다른 만화를 보며 중년이 되었으며, 그 자식의 아이들은 포켓몸에 빠져지낸다. 이른바 3대에 걸쳐 만화사랑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 일본이 부러우면서도 무엇이든 빠지면 일인자가 되고자 하는 그들이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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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 도시 . 공공성
하성규 외 지음 / 박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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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전공이니만큼(도시계획) 가끔은 이렇게 딱딱한 책도 읽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은 책을 읽어가면서 바뀌었다. 물론 문장투는 여전히 고지식한 글이 많았지만, 거기에 담겨있는 내용은 참신한 것이 꽤 있었다.

오늘날 우리 도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나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다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인구나 기능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이왕 이렇게 된 것 일부 지역을 초고밀로도 조성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주의주장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합의할 수 있는 잣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잣대중 하나가 공공성이다. 즉 여럿이 몰려사는만큼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신을 실현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러한 기준은 한낱 사치에 불과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구는 넘쳐나고,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무분별하게 지어온 곳이 우리 도시계획사인 것이다. 공공성을 운운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다. 즉 공공성이 적용될 단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도시에서 공공성을 실현시키기 위한 각 전문가들의 주장이 수록되어 있다. 글들중에는 매우 소박한 것들도 있지만(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썼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 자체가 드문 현실에서 이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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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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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윤관중 선생을 사진작가가 아닌 오디어 매니아로 만났다. 왜냐하면 그가 쓴 소리의 황홀이라는 책을 먼저 보았으니까. 오디오 기기에 대한 탁월한 그의 글을 보면서 나는 그가 음악계통일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진작가였다. 그것도 프로작가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또 놀랐다. 그는 사진직가이기 이전에 뛰어난 문장가였다.

나는 사진을 다룬 여러 책중에서 사진에 대해 이렇게 명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글을 보지 못했다. 사진의 정의가 어떻고, 역사가 어떻고 하는 번역체가 듬뿍 담김 글이나 사진작가가 무순 예술가나 되는 것처럼 뻐기는 책은 많이 보았던 내게 이 책은 눈부심 그 자체였다.

저자는 사진기란 찍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진정한 사진가는 사진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관찰에 몰두해야 한다고 가조했다. 즉 일회용 싸구려 카메라라고 하여도 어린아이가 커서 성인이 될때까지의 기록이 다 담겨있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무슨 무슨 사진대회라고 해서 무겁고 비싼 카메라 들고 사진찍으러 우루르 몰려다니는 사진가들에 질렸던 터라 나는 이 책을 아주 기쁘게 읽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 스냅사진기를 들고 밖에 나가 사진찍을 마음이 생겪으니, 이 책의 미덕은 한두가지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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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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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는 독특한 경력의 소설가다. 어린 시절 부유한 삶을 살던 그는 집안의 몰락으로 인생의 막장까지 몰려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때문인지는 몰라도 그의 글에는 인생의 등락을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허무감이 짙게 배어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철도원'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자식과 부인마저 제대로 돌보지 않은 말그대로 평생을 철도에 미친 사람이다. 그 맹목적인 몸바침은 역설적으로 말해 스스로 그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은 딸이 나타날때마다 서서히 성장하여 그이 앞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며, 그도 삶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도 드디어 맹목적 삶에 지친 것이다.

'러브레터'는 이 책에 실린 글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이다. 우리나라에서 '파이란'이라는 영화로 소개되기도 한 이 글은 내용은 무척 짧지만 그 여운은 무척 길다. 그러하기에 단편이 장편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겠지만. 이밖에도 이 책에는 보석같은 글들이 많이 숨어있다. 물론 그 보석은 보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빛이 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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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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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고등학교 다닐 시절 국사에 흥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국사과목은 암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몇 년도에 누가 나라를 세운 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려, 조선시대의 토지법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내가 국사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나 지나서였다. 이이화 선생이 쓴 한국사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라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는(그것도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전) 그 나름의 교훈은 있지만 현실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대한민국사)을 만났다. 나는 이 책만큼 우리의 현대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은 보지 못했다. 종합적이라는 말은 자료가 방대해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역사의 빈 지점을 정학하게 밝혀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권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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