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김인경 그림, 김순한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씨앗이 품은 것, 여린 새싹이 흙을 밀고, 밀고, 밀고 나오는 과정, 자람과 순환... 아름다운 소재이며, 글 자체만 떼어놓으면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그림과 영 따로 노는 느낌. 글 한 줄 한 줄의 노래와 같은 운율 따로, 그 옆면의 그림 따로. 중간에 여러 식물의 씨앗을 그림으로 보여준 것은 좋았지만. 제겐 매우 아쉬운 책인데, 아이들은 어떻게 볼지 궁금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4-08-27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 기차 웅진 세계그림책 7
다이앤 딜론, 레오 딜론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이상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에 처음 봤을 때는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안 들었어요. 저는 그림보다는 문자에 강한 편이라(비주얼은 약하고 텍스트엔 강한 편이고 ^^), 그림책은 두 번 세 번씩 봐야 제대로 보이나 봐요. 처음 봤을 땐 기차가 달리는 배경으로 표현된 집안의 구성 요소들(다리 높은 밥상, 욕조, 계단 위 침실, 서부 흑인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라디오)이 미국 가정에만 전형적인 것이라, 미국 아이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다시 보니, 다리 높은 밥상, 오리가 떠 있는 욕조 같은 건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집에선 많이 갖추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 시각에선, 어릴 때부터 익숙한 환경이 책 속에 재현되었을 뿐인지도... 물론 대륙을 관통해 서부의 바닷가에 이르는 설정, 서부의 노래 같은 건 미국의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냥 "땅 끝에 바다가 있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라디오" 정도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단점보다는, 익숙한 집안을 다른 눈으로 보며 상상을 펼치게 한다는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보다 이 책이 좋아졌어요.

어렸을 땐 저도 의자와 탁자 사이를 나만의 동굴로 상상하며 놀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이미 자기들이 하고 있는 상상에 더욱 힘을 얻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갑 - 우크라이나 민화 내 친구는 그림책
에우게니 M.라쵸프 그림, 배은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한국 설화의 재발견"이란 강좌를 들을 적에, 옛이야기와 그림책을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지 공부하시는 분이 강의를 하며 좋은 예로써 추천하신 책입니다. 이번에 이 책을 서재지인께 선물하게 되어, 책을 싸기 전에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었어요. 그동안 알라딘의 서재 쥔장들께서 쓰시는 어린이책 리뷰를 보고는, 감히 나 같은 것은 쓸만한 독후감을 내지 못하리라 여겨, 특히 그림책 독후감은 쓰지 못했답니다(역시 어린이책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읽어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구나 싶어요). 멋모를 때 올렸던 "우리 몸의 구멍" 독후감 빼고는. ^^; 하지만 책을 떠나 보내는 마당이라, 한때는 내가 이 책을 가지고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어, 이렇게 씁니다.

민화, 곧 옛이야기 중에 그림책으로 표현하기 좋은 것으로, 말이 같은 박자로 되풀이, 증폭되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들이 꼽힙니다.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생님께 들은 이야긴데, 특히 5-7세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답니다(꼭 그 나이에만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이 선생님의 경험상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이 책이 그런 이야긴데, 읽다 보니 "먹보 쥐와 폴짝폴짝 개구리와 빠른 발 여우와..."가 되풀이될 때마다 질세라 큰소리로 앞서 외치는 아이들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옛이야기라니 언젯적에 만들어져서 내려왔는지 모르겠으나, 사람이 떨어뜨린 장갑 하나가 그리도 많은 걸 껴안을 수 있다니,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물론 옛이야기니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거지요. ^^ 하지만 사람이 숲에 떨어뜨린 것은 모두 숲을 해치는 게 아닌가 싶은 때에, 이 이야기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의심 많은 제 마음을 쓸어줍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없는 이 안 2004-08-27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아이에게 사주지 못했지만 요즘엔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글쎄, 제가 이 책을 왜 그리 눈독들이지 않았는가를 생각해보면 무척 우스꽝스러운 게, 단지 조금 촌스럽고 옛스럽게(!) 만들어진 책이란 선인견 때문인 듯하거든요. 언제부터 세련되고 매끈하게 만들어진 그림책이 눈에 익었다고 내용을 떠나 모양새에만 마음을 두곤 했는지 너무 반성이 되는 거지요.

숨은아이 2004-08-2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랑 빨강이 나름대로 예쁘던데... 제 눈에는. ^^
 


또 총 맞을 뻔 ? 2004/08/23 16:47

이번에는 경찰이다..

 

91.4.26. 그날은 기억난다..그 날은 명지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이 쇠파이프에 맞아 죽은 날이기 때문이다..백골단이라고 불리우는 폭력집단에게 말이다..(백골단은 국가에서 먹여주며, 시위 진압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단이다..하얀색(은색 ?)이 들어간 오토바이헬멧같은 것을 쓰고 다니니까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그들은 죽도를 비롯해서 쇠파이프, 곤봉 등은 필수 장비였다 - 그것들을 소지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나, 그들은 법을 집행한다는 명분으로, 바꾸어 말해, 시위대를 모두 두들겨 패서 해산시키거나 잡아감으로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그들들을 드러내놓고 다녔다). 그리고 백골(하얀 해골)이라는 이미지가 그들의 행동에 꼭 맞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으며, 학생들은 그것에 항의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으며, 손에는 집어 던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려 있었다..

 

시위대가 지나는 길에 있는 파출소나 경찰서는 문을 걸어 잠그기에 바빴다..

 

서울 경동시장 근처에 있는 사거리에 이르렀을 때, 그곳에 있는 파출소를 지키던 한 경찰이 문은 걸어잠그고 옥상에 올라가더니 총을 뽑았다..

 

그해 초에 관공서를 공격하는 것은 테러로 간주한다는 정부 방침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그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테러분자들을 향해 총을 뽑으려 했을까 ? 그해 여름에는 경찰이 쏜 총에 서울대에 다니는 대학원생 맞아 죽은 적이 있었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만..

 

그러나, 결국 그는 총을 쏘지는 않았다..쏜다, 쏜다..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입모양만 우리에게 보여 주었을 뿐..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숨은아이 2004-08-2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경찰도 사실은 굉장히 무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도 아주 나약한 개인일 뿐이지...

진/우맘 2004-08-25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참, 내.

깍두기 2004-08-2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날을 기억합니다. 다음날이 제 결혼식이었거든요. 덕분에 저는 제주도에 신혼여행 가서 가투에 참가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요-_-

숨은아이 2004-08-2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신혼여행 가서 가투라니... 으음... 오래 추억에 남을 신혼여행이셨겠네요. ^^
 

총 맞을 뻔 ? 2004/08/23 16:07

그렇다고 엄청 엄한 이야기는 아니다..ㅎㅎ

 

내가 대학 2학년인가 3학년 때의 일인 것같다..(왜 이리 기억이 안나지 ? 10여년전 얘기일 뿐인데..기억력 하고는..ㅉㅉ)

 

학교 선후배, 동기들하고 낙산에 있는 학교 수련관으로 수련회를 갔다가, 밤에 낙산해수욕장을 지나, 의상대인가 ? 절벽 위에 서 있는 정자가 ? 암튼, 그곳으로 몇명이서 함께 갔는데, 가는 길에 철문이 있었다. 낮에는 출입이 가능한데 밤에는 막아 놓은 모양이다..이유 ? 나도 모르지..암튼, 그랬다..

 

그 철문을 넘어 절벽에 있는 정자까지 갔다..밤이니 아무도 없고 그저 파도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 저 멀리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두명이 이쪽을 향해서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다..큰 몽둥이 같은 것이..

 

마침 나는 손에 얇고 짧은 쇠막대기가 있었는데, 이걸로 글쎄..그들은 둘이고, 이쪽은 그보다는 많으니까 어쩌면..

 

그들이 다가오면서 쇠마찰음이 들렸다..(나중에서야 그 소리가 소총의 노리쇠를 당기고 놓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방아쇠를 당겨 실탄을 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절차다..)

 

그들은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 군인이었다..그들은 수상한 무리를 발견하고 다가온 것이고, 소총을 우리쪽으로 돌린 것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어쩌면 그들은 경험으로 우리들이 포상휴가를 받기 위한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우리를 향해 떠벅떠벅 걸어왔을 지도, 그리고 겁을 주기 위해서 소총을 그렇게 다루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진짜 총을 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그런 데서 그들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으며 게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불량배쯤으로 여기는 겁을 상실한 나같은 사람이 손에 뭐라도 들고 있고 쪽수를 믿고 먼저 움직였다면...

 

혹시라도 그 군인들이 총기 탈취를 걱정하여 배운대로 대응을 했다면, 그러다가 고의가 아니더라도 오발이라도 했다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없는 이 안 2004-08-2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은 쇠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부분, 저 어린시절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혼자서 방안에서 플라스틱 자 들고 있던 어느날 밤 상황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죄송. ^^

숨은아이 2004-08-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스틱 자 들고 야구선수처럼 서셨더랬나요? 그 모습 생각하니 저도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