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기차 ㅣ 웅진 세계그림책 7
다이앤 딜론, 레오 딜론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이상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2월
평점 :
전에 처음 봤을 때는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안 들었어요. 저는 그림보다는 문자에 강한 편이라(비주얼은 약하고 텍스트엔 강한 편이고 ^^), 그림책은 두 번 세 번씩 봐야 제대로 보이나 봐요. 처음 봤을 땐 기차가 달리는 배경으로 표현된 집안의 구성 요소들(다리 높은 밥상, 욕조, 계단 위 침실, 서부 흑인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라디오)이 미국 가정에만 전형적인 것이라, 미국 아이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다시 보니, 다리 높은 밥상, 오리가 떠 있는 욕조 같은 건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집에선 많이 갖추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 시각에선, 어릴 때부터 익숙한 환경이 책 속에 재현되었을 뿐인지도... 물론 대륙을 관통해 서부의 바닷가에 이르는 설정, 서부의 노래 같은 건 미국의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냥 "땅 끝에 바다가 있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라디오" 정도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단점보다는, 익숙한 집안을 다른 눈으로 보며 상상을 펼치게 한다는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보다 이 책이 좋아졌어요.
어렸을 땐 저도 의자와 탁자 사이를 나만의 동굴로 상상하며 놀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이미 자기들이 하고 있는 상상에 더욱 힘을 얻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