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에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우리말 공부를 시작하자 마음먹고,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돌 위에 새긴 생각]을 하루에 한 장씩 읽기로 새해 목표를 세웠습니다. 중간중간 게으름도 피웠지만 그래도 이웃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받으며 목표를 달성했어요. (그새 내용은 다 까먹었지만;;;)

   

그리고 2006년에도 같은 목표를 정하기로 했어요.
올해에 하루에 한 장씩(휴일 빼고) 읽기로 정한 책은,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와 [속담사전]입니다.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는 2784가지 토박이말을 담았다고 해요.
이 책을 읽다 보면 2005년에 읽었던 저 두 사전을 복습하는 효과도 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2004년 10월에 개정판이 나왔지만, 저는 2001년에 나온 구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정판은 얼마나 달라졌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구판을 읽고 나중에 서점에서 개정판을 넘겨다보지요 뭐.

[속담사전]은 이기문 편, 일조각 펴냄, 1995년 3월 25일 개정 중판 발행된 책입니다.
이 책을 언제 샀는지 모르겠어요.
판권에 ‘1995년 3월 25일 개정 중판 발행’이라고 나온 걸로 보아
1995년 이후임은 분명합니다.
이 책의 초판은 1962년 민중서관에서 나왔습니다.
엮은이 이기문 선생은 1959년 10월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다고 머리말에 썼고,
어찌된 일인지 1962년 4월에 이제 책이 나오게 되었다는 말을 머리말에 덧붙였어요.
그리고 1962년 9월 25일 날짜로 초판이 발행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18년이 흐른 뒤 1980년 7월 엮은이는 개정판 머리말을 썼고,
1980년 10월 25일 날짜로 개정 초판이 발행되었습니다.

처음 책이 나온 지 35년쯤? 그리고 개정 초판이 나온 지도 15년쯤 뒤에
저는 이 책을 산 것입니다.

그런데 1962년 초판의 서문에 이희승 선생은

近年(근년)에 와서 젊은 世代(세대)들이 지닌 俗談(속담)의 知識(지식), 다시 말하여 俗談(속담)의 量(양)은, 유감된 일이지만 퍽 貧弱(빈약)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라고 썼네요. 원문에는 한자로만 쓰여 있고, 괄호 안의 한글은 제가 적어 넣은 것입니다. 으아, 오래된 책답지요? (그러나 본문과 엮은이의 머리말에서는 한글을 먼저 쓰고 한자를 괄호 안에 넣었습니다. 개정판을 내면서 그렇게 고친 듯합니다. 그런데 일조각 편집부에서는 이희승 선생의 서문에서까지는 한자 표기를 ‘한글(한자)’로 고쳐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무튼 지금으로부터 따지면 43년 전인데, 그때에도 이 어른이 보기에 젊은이들의 속담 지식은 형편없었다는군요. 흐음, 요즘 젊은이들의 국어 실력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아무튼 한참 전에 참고서 삼아 사두고 제대로 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이 책을 가지고 속담 공부 좀 할까 합니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우리 속담을 망라한 사전이라고 하니까요.
말미에는 한자 속담과 성어도 나옵니다.

머리말에 엮은이는 “편자가 처음부터 알은 체하고 주관해 온 일이기는 하나 이 사전 편찬은 줄곧 가처(家妻)의 헌신적인 노고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 책에 그의 이름이 붙지 않은 것은 동양적인 관습의 소치로나 돌려야 할는지 모르겠다.”고 썼네요. 흥, 그러면 아내의 이름을 책에 써주기라도 할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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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0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우리말에 대해 정확히 아는것...참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올해계획을 조금 수정해야 겠습니다. 호호호
숨은아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늘빵 2006-01-0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전 너무 게으른가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숨은아이 2006-01-0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미처 몰랐던 재미있는 말이 참 많아요. ^^ 세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숨은아이 2006-01-0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새 아프락사스님이... ^^ 아프락사스님 바쁘신 거 다 알아요 뭐.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이드 2006-01-0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2005년부터의 계획이셨군요. 눈팅만 하고 다녔지만,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페이퍼였습니다. ^^ 2006년에도 쭉- 이어지네요. 성원담아 추천 꾹-

깍두기 2006-01-0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이 열심히 공부하시는 덕에 나는 그냥 저절로.....묻어서.....^^;;;

바람돌이 2006-01-0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계획이네요. 이렇게 한가지 책을 매일 매일 조금씩 보는것도 좋은 방법인듯.... 저는 숨은아이님께 묻어가지요. 하루에 한번씩 숨은아이님의 페이퍼를 보는걸로다가... ^^;;

mong 2006-01-02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공부하시는데
왜 제가 흐뭇하고 기쁜거죠? ;;;
새해복 담아 추천 누르고 갑니다~

숨은아이 2006-01-0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에도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군요!
하이드님도 보셨다니 기운이 나요. 깍두기님, 바람돌이님, 매일 페이퍼를 올리진 못하겠지만 애써보겠슴미다! 사실 페이퍼를 써야 배운 게 정리된다는... ^^a 몽님, 뭐 사실 책을 꾸준히 보는 것뿐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부끄부끄) 추천에 복까지 담아주시다니! ^_________________^

로드무비 2006-01-02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님의 페이퍼로 공부할 공산이 큰 듯.ㅎㅎ
그리고 <섬데이> 등 만화 잘 전해받았어요.
딱 한 장 남았다는 노옹의 엽서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요.
그걸 저에게 보내주시니 감격입니다.
숨은아이님, 새해에도 우리말 공부 등의 모습으로 모범이 돼 주실 거죠?^^

하늘바람 2006-01-0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 아이님 대단해요

숨은아이 2006-01-02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잘 도착했군요. 그, 근데 모범이라니, 제가 무슨... ㅎㅎ
새벽별님/새벽별님이 해주시는 한마디는 참 든든하다니깐요. ^^
하늘바람님/에고 부끄럽습니다.

stella.K 2006-01-0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런 책들 붙들고 공부 좀 해야할텐데...늘 마음에만 있지 도무지 자신이 없어져요. 숨은 아이님 공부하시거 갈켜 주세요. 학습 중 가장 확실한 학습은 배운 것을 가르쳐 주는 거라잖아요. 님 덕에 저도 한 수 배우죠.^^

숨은아이 2006-01-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가르친다기보다... 여기 꾸준히 페이퍼를 올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