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최후의 날 - 제1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수상작 일공일삼 105
박상기 지음, 송효정 그림 / 비룡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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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뉴스에서 공산성(옛 웅진성)에서 옻칠과 금칠이 된 갑옷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

작가는 공산성을 수십 번 돌아다니면서 한 평민 소년이 떠올랐다. 손버릇이 나쁜 소년이 떠오르자 인물들이 살아 숨쉬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백제 최후의 날>의 인물들이 살아있다. 가난한 소년 석솔, 아픈 여동생 목선, 석솔의 유일한 친구 도해, 백제 왕자 연 왕자, 비화 공주, 나라 밀정 편밀, 옹주성주 등 그 당시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준다. 착취만 하는 나라에 관심이 없던 석솔은 연 왕자를 만나면서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660년 성화골에 사는 열두 살 석솔은 일을 찾기 위해 웅진성에 들어간다. 당나라가 사비성을 이미 함락하자 왕족과 귀족이 웅진성에 들어오고 임시 도읍이 된다. 우연히 비화 공주를 돕자 석솔은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연 왕자를 알게 되고 실제 평민의 생활에 대해 연 왕자에게 알려주게 된다. 반면 석솔도 왕족의 고충도 듣게 된다. 처음으로 자신을 믿어주는 연 왕자에게 석솔은 마음을 준다. 

당나라가 웅진성에 쳐들어오고, 그 와중에 가장 친한 친구 도해가 죽는다. 그러자 복수심이 생기고 당나라를 무찌르고 싶은 생각이 석솔에게 든다. 보물과 갑옷을 훔치려다 걸린 석솔에게 왕은 당나라의 식량 현황을 염탐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석솔은 당나라 캠프에서 무고한 백성들이 잡혀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되고, 믿었던 편밀이라는 남자가 사실은 밀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옹진성주 예식과 군사는 왕에게 항복을 강요한다. 예식이 왕을 붙잡아 항복한 지 이틀째, 성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군이 귀족을 모조리 포로로 삼았고, 백성을 붙잡아 당나라에 노예로 끌고 갔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 석솔은 아직 살이있는 동생을 발견한다. 당나라에 끌려가는 연 왕자를 보게 되자 어떻게든 백제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한다. 

662년  석솔은 동생과 함께 임존성에 와있다. 웅진성은 함락되어 웅진도독부가 되었다. 당군이 물러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임존성이다. 비화 공주는 궁녀로 위장해 신라 왕을 죽이려다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부흥군 내에서도 복신 장군과 도침 스님간의 싸움이 벌어지고 풍 왕자를 내세워 통합을 하려고 한다. 


수려한 문체와 입체적인 인물 설정으로 백제 마지막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다. 백제 부흥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다.

건길지는 하늘이 보내셨짢아. 석솔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석솔이 만나고 대화를 나눠 본 왕은 사람들이 생각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늙고 근심이 많아 보이는 노인이었다. 위풍 넘치는 공복에 화려한 관을 썼지만 자신의 잘못도 덮어 주고, 나라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누구보다 인간적인 사람이었따. 왕이 붙잡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여 석솔은 괴로웠다.

성화골은 단순히 약탈을 당한 게 아닌 듯했다. 곳곳에 저항한 흔적이 보였다. 던져서 꺠진 그릇과 부서진 살림살이,여기저기에 널린 괭이와 살포와 낫이 그 증거였다. 당군이 마을 사람들을 잡아가며 홧김에 불까지 지른 게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토록 사람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 P195

병든 동생이 있어요. 쌀죽을 먹고 싶어 하는데...먹일 수가 없어요. 지금껏 겪은 고생이 떠오른 까닭에 석솔의 목소리가 떨렸다. 일을 해도 도둑직으르 해도 쌀을 구할 수는 없었다. 성에 들어온 뒤로 모든 것이 꼬인 기분이었다. 연이 가만히 다가와 석솔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네가 말한 어려운 백성 중에 너도 하나였구나. 그동안 고생 많았다.
석솔은 그 한마디가 마음에 사무쳐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준 사람은 연이 처음이었다. 석솔은 체면을 잊고 어깨가 들썩이도록 흐느꼈다. - P143

도해야....도해야...
앞섶을 잡고 흔들어 봐도 대답이 없었다. 눈을 감은 도해는 곤하게 잠자는 듯했다. 도해의 몸이 아직 따뜻했기에 석솔은 눈물이 차올랐다. 도둑질하자며 도해를 꾀어 이곳에 오게 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석솔의 울음소리가 밤공기를 적셨다. 미안하다....정말 미안해.
자신의 곁에 언제나 당연한 듯이 함께 있던 도해였기에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흐느끼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도해를 붙든 손이 부르르 떨렸다. 나라를 쳐들어온들 석솔에게는 상관없었던 당군이 그제야 원수처럼 느껴졌다. - P124

장마의 막바지로 접어든 웅진성에 소낙비가 두어 차례 더 쏟아졌다. 평소라면 빗소리에 고요히 가라앉았을 성안이 성벽을 수리하는 병사들과 물건을 쌓아 두는 상인들로 북적였다. 임시 도성이 된 웅진성에는 패잔병이 속속 들어오기도 했다. 석솔은 도해와 함께 방앗간에서 이틀 동안 일했다. 성문이 열리기만 기다렸으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사비성에서 태 왕자가 항복했다는 소문이 들렸고, 심지어 그 자리에서 처형당하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돌았다. 방앗간의 어떤 손님은 왕이 왜 항복을 하지 않아 이곳을 전쟁터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아직 당군이 몰려오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 P56

석솔의 에전 모습을 복류 아주머니는 기억했다. 삼 년 전 어머니가 독초를 먹고 죽기 전까진 구김살 없고 해맑던 아이가 그날 이후로 변하고 말았따. 제 어미가 일부러 독초를 삼킨 사실을 알고 난 뒤에 석솔은 마을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걸핏하면 시비를 걸고 다녔다. 어린 목선을 돌본답시고 자꾸 일을 벌이는 것도 복류 아주머니 눈에 밟혔다. 그런 석솔에게 작년부터 도해가 늘 붙어 다니는 게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역병이 돌았을 때 가족 중 혼자 살아남은 도해는 석솔과 달리 꿋꿋이 살아가는 편이었다. 석솔이 시비가 붙을 때마다 말리는 이도 도해였다. 복류 아주머니는 석솔이 이상한 짓을 하면 단단히 막으라고 도해에게 따로 일러두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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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탐라 공주 푸른숲 역사 동화 12
김기정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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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기는 나라를 잃고 볼무가 된 고구려 왕자고 기또 공주는 이유를 모른 채 요새에서 숨어 살아야 했던 탐라공주다.

백제를 도왔던 고진라 왕이 죽자 동생인 고솔라는 신라 편을 든다. 하지만 그가 신라에 잡혀? 포로가 되자 여동생인 고방개가 한라궁을 다스린다. 신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어린 귀또 공주를 몰래 돌섬에 피신시킨다. 해적들의 손에.


나당 연합군으로 신라는 고구려를 쳤다. 당나라 이십만 대군이 북쪽과 서쪽에서 몰아쳐 오고, 신라 오만 병사는 동쪽과 남쪽으로 들이닥쳤다. 고구려 보장왕 일곱째 왕자 우사기와 고구려 포로들을 태우고 당나라로 가던 중 군선에서 도망쳐 해적요새로 표류하게 된다. 당나라 군은 우사기를 잡기 위해 혈안이고 해적 요새를 쳐들어온다. 해적들은 가까스로 막아내고, 큰할망이 그 동안 모아둔 비자 열매 기름을 이용해 숲에 불을 질러 당나라 군의 공격을 막는다. 우사기는 왜나라로 도망가게 된다.


탐라국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지만 고구려 난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고마국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일본 역사책에 전해진다고 한다.

신화처럼 느껴지는 탐라국에 대한 동화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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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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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지 않았지만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읽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마음 세탁소의 주인 지은이 떠나면서 세탁소 한 켠에 해인이 사진관을 오픈한다. 마음 사진관에서는 증명사진, 가족사진, 취업사진, 영정사진, 마음사진, 행복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별 손님에게는 미래 사진도 가능하다.

행복사진은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10초 동안 생각하며 찍는 사진이다. 사진을 찍고 나서 2층으로 올라가 필름을 상영해 주는 영사기에서 볼 수 있다.

마음 사진관을 찾는 모든 손님에게 해인은 차를 대접하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야 한다. 그 편지는 일 년 뒤에 배달된다.

메리골드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도와주는 꽃내음 가득한 착한 마을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모두 메리골드 같았으면 좋겠다.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을 사진관이나 세탁소 같은 곳이 한두 군데는 꼭 있으면 좋겠다.


<불편한 편의점>과 느낌이 비슷하다. 여러 사람의 사연을 통해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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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그림책의 세계
마쓰이 다다시 지음, 이상금 엮음 / 한림출판사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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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로 나뉜다. 그림책 이야기해 주는 기쁨(1990), 그림책의 현재 어린이의 미래(1992), 그림책의 숲으로(1995) 세 권을 엮었다. 

1부는 그림책의 기쁨 2부는 어린이 성장과 더불어 3부는 그림책의 숲으로 초대합니다. 


1부에서는 그림책을 왜 읽어줘야 하는지 설명한다. 그림책을 읽는 것은 언어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듣는 힘도 기르고 공감의 힘을 기른다.

2부에서는 연령별 어떤 그림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설명한다. 

0세 무렵에는 '아기토끼 토순이'나 '동물의 엄마'라는 그림책 같은 정면을 보는 그림, '없다 없다 까꿍' 처럼 아기와 인간 관계의 기반이 되는 놀이와 같은 책이 좋다. 

2세 무렵에는 곰이나 토끼, 개, 코끼리 주인공, ('아기곰 안녕')이나 생활 그림책, 생활 경험 그림책('어떻게 하면 좋지?' '신었어요 신었어요' '다로오의 친구' 3부작)을 추천한다. 반복한 문답도 좋다.('잘자요 안녕')

3세 무렵에는 감동을 주는 책이 좋다. (향기가 나요, 킁킁킁)


3부는 그림책 21권을 추천한다. 이중 한국 그림책 '백두산 이야기'도 있다.


가볍게 그림책에 대해 입문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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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이 건너온 319일의 시간들
김초롱 지음 / 아몬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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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뒤 나온 1029이태원 참사 생존자 기록이다. 이런 이야기를 참사 초반부터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참사가 한두개 아닌데도 여전히 참사 생존자를 대하는 방법, 애도하는 방법, 위로하는 방법을 전혀 모른다. 

참사 생존자가 5개월 동안 받은 트라우마 치료, 우울증 등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치료가 필요하고 중요한지 보여준다. 

무기력증에 빠진 생존자를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옆에서 밥을 챙겨주고 필요할 때 언제든 옆에 있다는 걸 알려주면 된다. 

"밥 잘 먹었어? 네 생각이 나서 연락해 봤어. 답장 안 해도 돼. 나만 보낼게. 자주 생각하고 있으니 조금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에너지도 없는 사람들에게 2차 가해하고 질문하고 괴롭히는 짓은 하지 말고. 

아직도 이태원 참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한다. 

정말 화가 난다. 

위로를 못할 망정 두 번 죽이는 꼴이다. 참사 생존자에게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상황 파악과 원인 규명이다. 아직 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생존자에게 과각성 상태와 신체반응이 일어나고, 참사 이후 벌어진 일을 정확히 인지하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이후의 슬픔이 찾아오기 전에 트라우마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참사의 원인은 희생자나 생존자가 이태원에 갔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군집 밀집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7년 군중은 20만 명이고 2022년은 10만 명이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 참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하고 책임자도 처벌 받아야 한다.


"우리는 살다가 누구나 재난을 겪을 수 있습니다. 내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언제나 내게 재난이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평상시에 훈련해야 합니다.(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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