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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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알게 된 건 이런 종류의 폭력을 겪은 피해자가 마땅히 보일 법한 반응이란 없다는 겁니다.  (76쪽)


성폭력이라는 트라우마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이 신뢰도를 판단하느나 방법으로 사용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118쪽)


넷플릭스 드라마로 먼저 접했다. 

1화 보고 울화통이 터지는 것 같아 몇번이나 그만 둘려고 했다.

하지만 1화만 넘기면 나머지 화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아직도 발생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실제로 책이 원작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책은 훨씬 과학적?이다. 무미 건조하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재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때문에, 무수히 많은 사실들을 접하는 것 만으로도 책에 빠져들게 된다. 

그 어떤 소설보다 몰입감이 있다.


강간범을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조해야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헨더샷은 동료 범죄분석가인 캐럴에게 종아리 분신 모양을 이야기 했고, 캐럴은 범죄분석가협회 월례 회의에서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한 레이크우드의 한 분석가는 유사한 강도 사건을 기억해 냈고 이를 통해 단서를 얻었다.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시스템은 완벽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개개인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

만약 마리가 처음부터 헨더샷이나 갤브레이스 같은 형사를 만났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마리처럼 성폭력 피해자가 오히려 기소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여전히 여성혐오, 성폭력에 대한 이중잣대가 만연하다. 강간이라는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찰들이다. 한국사회는 특히 더 심하다. 그나마 미국은 처벌을 받으면 몇 백년을 받는다. 오리어리는 327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많아야 3년. 집유도 부지기수다. 헨더샷과 갤브레이스는 오리어리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얼마나 치밀하게 증거를 준비했는지 보여준 점도 좋았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300년이란 판결이 나왔을 것이다.


가해자 마크 오리어리는 자신을 늑대라 칭했다. 늑대는 기본적으로 알파고 한 여자한테 묶여 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둠이 있었고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더욱 끔직한 것은 오리어리는 한국 동두천 케이시 캠프에 주둔했었다. 처음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한에서 노예로 맊인 레아 공주의 모습이 각인되었다고 한다. 8살 때부터 도둑질을 시작하고 무단 침입을 시작했다. 2002년 미군에 지원했고 첫 파병지가 한국. 2003년 부대 근처 술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러시아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어두운 내면을 통제할 수 없어 포르노를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포르노는 진짜 근절해야된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여성을 공격하기로 한다. 술취한 여성을 덮치려다가 그녀가 완강히 저항해 도망갔다. 다음엔 부단 침입했지만 순간 마비되었다고 한다. 더 웃긴 건 갑자기 바깥에서 중년 한국 남자가 문 열고 술취해 들어왔다. 하지만 그 남자는 문을 열어줬다는 것;;;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가 계획 범행을 시작한 것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7건의 연쇄강간을 저질렀다.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의 하드 드라이브에는 더 많은 범죄 사실이 숨어 있을 것이다. 아직 그 비밀번호를 풀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암호를 풀 수 있겠지?


결국 강간피해자를 위한 일은 가해자가 확실히 처벌받는 것이다. 다시는 사회로 나오지 못하게...


바이캡: 1983년 7월 데이터베이스, 연쇄 강간범 유사 행동 검색 가능 , 살인자는 단 1 퍼센트만이 연쇄살인범으로 추정. 강간범 중 4 분의 1에서 3분의 2는 연쇄 강간범. 12년 동안 오직 33건의 범죄 해결에만 도움이 됨. 1만 8000개 경찰서 중 1400개 경찰서만 정보 입력. 1 퍼센트.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다릅니다. 사람들에게 인척 사망 고지를 한 적도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럴 때문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반응이 나옵니다. 강간 피해자의 경우도,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핵심 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합니다. 일치하지 않는 것들은 사소한 사항들입니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죠. - P236

상처를 너무 받았어요.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사는 기분이었어요. 열심히 살고픈 의욕이 생기지 않았어요.
자존감은 자기 혐오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 P243

그녀는 지금 자신이 타 경찰서 수사관들의 수사를 돕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이 저지른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실수, 형사가 할 수 없는 최악의 실수를 공식적으로 알리게 된 것이었다. 린우드 수사 기록을 검토하면 할수록, 의심이 어떻게 싹텄고, 어떻게 퍼졌고, 마리가 취조당했을 때 어떻게 진술을 포기했고, 어떻게 합의 조건을 받아들였을지 보면 볼수록 갤브레이스는 이 사진 속 여성이 겪은 일을 상상하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상상하기 힘든 것은 앞으로 린우드 경찰서에 닥치게 될 날들이었다. - P286

매슈 헤일 경 1671년 영국 대법원장. 당대 가장 명성 높고 존경받는 판사였지만 여성혐오자임.
존 헨리 위그모어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 학장, 강간은 전부 여자의 상상?
강간범에 의해 임신 했을 경우 강간범의 양육권 인정 거부법이 통과되지 않음. 메릴랜드주

존 리드. 1955년 네브라스카 살인 사건 젊은 수목관리원 대럴 파커에게서 자백을 이끌어낸다. 23년 후 웨슬리 피어리라는 사형수가 자신이 진범이라 고백.
파커는 마리의 기록이 삭제된 해의 다음해인 2012년에 무죄 선언.
리드 테크닉의 허점. 더이상 사용하지 않음.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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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수 가짜 보수 - 정치 혐오 시대, 보수의 품격을 다시 세우는 길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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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가 쓴 진짜 보수에 대한 책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얼마전에 모 대학에서 한 연구를 봤는데, 실제로 우리나라 자한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는 북한 문제 빼고 다른 사회적 문제(기본소득, 세금 문제 등)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 같다. (물론 진보에 대한 평가에서 어떤 부분은 동의할 수 없지만)


일단 1장에서는 지금까지 보수 정권이라 보는 이명박근혜 정권을 비판한다. 물론 이명박에 대한 내용보다는 박근혜에 대한 비판이 90프로 정도 차지한다. 2장은 가짜 보수의 5적(국정원, 검찰, 친박, 재벌, 관료)을 비판한다. 이 부분도 흥미로웠다. 특히 요즘 공수처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3장에서는 가짜 보수의 10대 실패 원인을 짚는다. 비교적 구체적이고 팩트 위주로 서술한 것 같다.

4장은 진짜 보수의 조건을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국가 보수주의 표현을 수긍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국가주의 사고보다는 개인을 중심으로 두는 보수주의를 주장한다. 재벌에 대한 비판도 포함하고 있다. 5장은 보수의 장기집권 30년 플랜에 대해 언급한다. 예전에 미국의 진보 30년 집권 플랜을 본 것 같은데, 보수 측에서 이런 책을 내는 것 보니 많이 불안한가보다.


이 책애서도 언급하지만, 우리나라의 보수 기준은 애매모호하다. 지금까지의 보수 진영을 '떳다방'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도 우리나라의 진정한 보수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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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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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유시민의 <유렵도시기행1>을 읽어서 그런지 솔직히 둘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승자는 김영하...ㅋㅋ 이런 에세이글은 확실히 김영하 작가가 탁월하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밑줄 긋게 되고 나도 김영하 작가처럼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처음 김영하 작가 책을 읽게 된 건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였다. 대학생 때 읽었던 것 같은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후에는 그의 책을 접하지 않다가 최근에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를 읽었다. 솔직히 <살인자의 기억법>은 신선했지만 <오직 두 사람>은 조금 진부했다. 그래서 <여행의 이유>도 긴가민가 했는데, 웬걸! 역시 김영하의 문체는 살아있다.

더군다나 에세이기 때문에, 김영하 작가가 그 동안 작가로서 행적도 조금이나마나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검은 꽃> <빛의 제국> 등도 읽어봐야겠다. 그의 첫 여행지가 중국이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1990년대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그리고 역시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인간 관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책들, 오디세우스, 그림자를 파는 사나이 등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었고 이것도 다시 찾아봐야겠다.

책을 덮고 나면, 함께 여행 다녀온 느낌이다. 김영하는 진정한 여행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에세이를 더 많이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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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번역가 수업 - 호린의 프리랜서 번역가로 멋지게 살기 프리랜서 번역가 수업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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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니면서 출판, 영상 번역 입문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조직 생활을 더 이상 하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번역이 나와 잘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수업을 들었다. 그래서 번역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솔직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서술한 책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 번역 수업을 들었지만 외국어와 상관없이 도움이 된다. 특히 책 후미에 8명의 프리랜서 번역가 인터뷰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각 번역가의 만족도, 분야, 상황 등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프리랜서 번역가의 장점과 단점을 일치하는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실용적인 조언이다. 그리고 번역 수업을 들었지만 아무도 지금까지 프로즈 닷컴, 북에디터 사이트, 트라도스 스튜디오 Trados Studio 번역 프로그램을 알려준 적이 없다. 한/영 이력서 쓰는 방법, 번역가의 무기인 컴퓨터, 자판기 등 고르는 방법 등도 매우 유용했다.


솔직히 나는 번역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오히려 내가 직접 책을 쓰고 내 책을 영어로 번역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 번역기의 시대에 번역가의 위치가 위협받고는 있지만 (더군다나 출판업계도 어렵고, 10년동안 번역료 변동이 없다는 것도 무지 슬프지만) 인간의 영역은 여전히 유효하다. 


프리랜서 번역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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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회화의 결정적 표현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오석태 지음 / 사람in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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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전 초보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어느 정도 영어 기본이 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총 4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황에 따라 맛깔스러운 표현을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 파트는 생각과 감정, 의견에 대한 것. 두 번째 파트는 인사, 감사, 교류에 대한 것.

세 번째 파트는 약속, 건강, 용모에 대한 것. 네 번째 파트는 업무, 학교, 통화에 대한 것.

개인적으로 네번째 파트가 제일 유용했다. 


어떻게 보면 매우 한국적인 표현이지만, 적절한 영어 표현으로 환치해서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발음으로 연습하고 mp3 오디오 파일도 들으면서 연습하기 좋다.

책 속 QR 코드만 찍으면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같은 표현도 상대방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쓰도록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다양한 주제를 문장 형태별이나 말하는 사람에 따라 분류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아무래도 독해 등은 잘 되는데, 회화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일단 글씨가 큰 것도 마음에 든다. 옆에 숙어 등을 정리해 주고 있어서 필요할 때 숙어만 봐도 된다.

리뷰 부문도 따로 정리되어 있다. 빅 데이터 형식처럼 되어 있어, 복습하면서 그동안 암기한 것을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네이버 포스트(오석태 N 곰국영어)의 에디터이며 100권이 넘은 책을 집필했다.

그래서 문법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영어회화 표현을 잘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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