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갔다가
아침에 나갔다가. - 2
아침에 나갔다가 -3

아침에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몇년째 이런 날 신세지고 있는 패딩코트(털이 다 빠졌어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차 키를 만지작거리며 마지막으로 고민한다.  

내 직장은 내 차로는 20분, 대중교통으로는 한 시간 거리(20분간격 버스 한 대가 돌고 돌아).

이런 날은 거기에 곱하기 2쩜5.

관리소장님이 차는 안 된다고 하신다.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발이 푹푹 빠진다. 내가 무슨 토끼냐, 고양이지.   

그래도 조용히 다시 들어갈 수가 없는 신세.   

큰길에 나오니 버스는 아까부터 0분후 도착한다고만 한다(안 올 거란 얘기예요).

이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길을 울면서 걸어가 결국 간신히 카풀.  

출발 두 시간 만에 회사 근처로 들어오는 길에 군부대가 보인다(실제로요).

60만 국군장병 꼬꼬마들의 마음 속에도 

거대한 빙하 협곡 하나씩 생겼겠구나.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  

이상 전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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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에 나갔다가.-5
    from perfect stranger 2010-01-04 11:20 
    이상 전달 끝이 아니다.   더 전달할 사항이 생겨버렸다.  눈이 무식하게 쌓이 첫 출근길.  우린 시무식을 극장에서 하기로 했다.   좀 있다 사무실에서 가까운 극장으로 달려간다.  기다려라 수정아. 오빠가 간다..!!!
  2. 아침에 나갔다가 -7
    from Baker street 221B 2010-01-04 11:52 
    아침에 나갔다가 거대한 협곡을 만났다. 그냥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섰다. 비틀비틀하면서 지하철 역에 겨우 도착. 평소보다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역시나 합정역에 도착하고 보니 미친 듯한 버스 줄. 대략 버스 4대는 기다려야 할 상황. 꼬박 두 시간을 바들바들 떨면서 기다려 겨우 버스 승차. 회사에 도착하니 10시 40분;;; 집에서부터 꼬박 세시간 반
  3. 아침에 나갔다가 - 10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01-04 21:34 
    검은 양복에 똥색 구두를 날씬하게 빼입고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벽장 속에 투덜투덜 먼지와 쌈박질하고 있는 검은색 운동화를 투덜투덜 꺼내 신고 다시 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이 지하철역 도착 할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일 끝내고 저녁에 지하철역에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6
 
 
Mephistopheles 2010-01-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국 우리 사무실은 단체로 극장으로 달려가기로 했습니다.
2시 전우치전 보러 갑니다. 뿅뿅뿅.

다락방 2010-01-04 11:22   좋아요 0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ㄱㄱㄱㄱ

약올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10-01-04 11:45   좋아요 0 | URL
달레랑스, 일급 비밀인데요... 전우치 별로 재미없어요. 조금만 약올르라고.ㅋㅋ

Mephistopheles 2010-01-04 11:47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사무실에서 보여주는 거에요..메롱.

Arch 2010-01-04 11:50   좋아요 0 | URL
칫, 이거 내가 또 약올라야하는 타임인가요! 타임을 외치고 싶어라~

네꼬 2010-01-04 11:51   좋아요 0 | URL
(다락님 빼고) 이분들 이분들 여기서 뭐 하고 계시는 겁니꺄!

-> 전우치 몹시 보고 싶어하는 1인.

아치님, 근데 왜요? 강동원이 나오는데 왜요?

다락방 2010-01-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출근하느라 애썼어요, 네꼬님. 토닥토닥.

이런날 일은 무슨일 2

네꼬 2010-01-04 11:52   좋아요 0 | URL
으아아아, 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이건 너무하잖아!" 하고 외치면서 걸었어요. 일이고 나발이고.

뷰리풀말미잘 2010-01-0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네꼬님 퇴근하실때는 패딩코트 옷깃을 꼭 여미세요. 눈 더 온답니다.

네꼬 2010-01-04 11:53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 저도 반가워요! 흑흑. 지금 창밖을 보니 눈이 뭔가 결정했다는 듯이 계속 내리고 있어요.

L.SHIN 2010-01-04 13:48   좋아요 0 | URL
눈이 뭔가 결정했답니다.
하얀 밀가루 왕창 뿌려서 지구를 튀겨 먹으려고..(후다다다다닥)

네꼬 2010-01-07 17:33   좋아요 0 | URL
으하, 이 지구가 무슨 맛이 있다고...-_-

무스탕 2010-01-0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을 안할수는 없겠죠? ^^;

네꼬 2010-01-04 11:53   좋아요 0 | URL
안 하는 방법도 생각중인 네꼬씨. ㅠㅠ 무스탕님, 눈 조심하세요!

레와 2010-01-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오는 눈이랑 여기 내리는 비랑,
좀 바꿔주세요! ㅎ

무스탕 2010-01-04 17:02   좋아요 0 | URL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에요 ^^

네꼬 2010-01-07 17:1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이 단 댓글이 꼭 내가 단 것 같아서 한참 들여다봤어요. 아니, 퍼스나콘도 비슷해가지고;;

그러게 말이에요, 그러게 말이에요.

섬사이 2010-01-05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업주부인게 좀 미안해지네요.
109년만의 폭설이라는데, 이런 날엔 회사들도 휴업하면 좋을 텐데..
계~~속 춥다네요.
두껍게 껴입고 꼭꼭 여미고 핫팩도 몇 개 챙겨서 다니세요.
절대로 넘어지지 마세요!!

네꼬 2010-01-07 17:19   좋아요 0 | URL
말도 안되는 거 아니냐 이거죠, 섬사이님. 월요일에 눈이 막 왔는데, 금요일까지 추운데, 주말에 좀 나아진다 해도 영하라는데, 다음주에 또 눈이 오고, 1월은 내내 추울 거라니, 이게 말이 되냐구요. ㅠㅠ 아아 이 추위의 길고 긴 터널. 봄은 언제 오나!! (전 더 두꺼울 수가 없게 입고 다녀요. 옷에 파묻혀 넘어질 판 하하. 섬사이님도 조심조심!)

세실 2010-01-0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추운 날씨에 걷는거 정말 힘들었을텐데...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곳 청주엔 아직도 눈발이 날립니다. 징해요.

네꼬 2010-01-07 17:2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징해요' 세 글자가 아주 눈에 쏙쏙 들어와요. 전국 곳곳이 눈에 묻혀 있으니, 거 참, 자연 앞에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