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아이젠이 어디있더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시 나갔다.

60만 국군장병 꼬꼬마들의 마음 속에도

거대한 빙하 협곡 하나씩 생겼겠구나.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

그래도 일단 국군장병 꼬꼬마들 보다

내가 걱정이다.

버스는 사람보다 느리다.

지하철은 개찰구까지 사람들이 가득하다.

별수있나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아이젠 덕분인지 벌벌 기는 사람들을 재끼며

신나게 걸어 50여분만에 사무실 도착.

이상 전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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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에 나갔다가 3
    from 마지막 키스 2010-01-04 10:03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집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그냥 걸었다.  버스틀 탈까 지하철을 탈까.  60만 국군장병 꼬꼬마들의 마음 속에도 거대한 빙하 협곡 하나씩 생겼겠구나.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 그래도 일단 국군장병 꼬꼬마들 보다 내가 걱정이다. 버스틀 탔다.  버스는 사람보다 느리다. 지하철로 갈아탔다.
  2. 아침에 나갔다가 -4
    from 글을 아는 고양이 2010-01-04 11:38 
    아침에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몇년째 이런 날 신세지고 있는 패딩코트(털이 다 빠졌어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차 키를 만지작거리며 마지막으로 고민한다.   내 직장은 내 차로는 20분, 대중교통으로는 한 시간 거리(20분간격 버스 한 대가 돌고 돌아). 이런 날은 거기에 곱하기 2쩜5. 관리소장님이 차는 안 된다고 하신다.
  3. 아침에 나갔다가 - 10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01-04 21:34 
    검은 양복에 똥색 구두를 날씬하게 빼입고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벽장 속에 투덜투덜 먼지와 쌈박질하고 있는 검은색 운동화를 투덜투덜 꺼내 신고 다시 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이 지하철역 도착 할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일 끝내고 저녁에 지하철역에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6
 
 
뷰리풀말미잘 2010-01-0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메피님 아이젠 얘기 진짜에요? 못살아.

Mephistopheles 2010-01-04 10:33   좋아요 0 | URL
그럼요..전 빙판에 한번 심하게 넘어진 적이 있기때문에 눈이 좀 많이 오고 길이 얼어 붙었다 싶으면 아이젠 착용하는 건 필수에요..

하이드 2010-01-0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산화에 아이젠을 꺼내야 하는건가. 월급 주는 사람도 없는데 오늘같은 날은 그냥 콕 처박혀 있어야 하는건가.

게으르고, 가난한 집사는 고양이 모래를 제 때 공급 못해서, 오늘 택배도 120% 안 오고, 등산화에 아이젠 끼고 사러 나가야겠네. 어잌후-

Mephistopheles 2010-01-04 10:34   좋아요 0 | URL
아마 하이드님은 밖에 나가시면 생각보다 많이 온 눈에 이야호 요르레이요~ 하실지도 모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0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두를 또각거리는 언니들 옆을 운동화를 신고 마구 뛰어서 출근했어요~
야 신난다 노래도 부르면서..
사람이 극한 상황이 닥치면 살짝 맛이 가는 건지도~~
방배역에 꽃단 처자 접니다 ㅎㅎㅎ

내일은 등산화 신고 한번 뛰어주겠어요 으흣~

Mephistopheles 2010-01-04 10:3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방울달린 모자와 장갑..에다 꽃까지....

이름하여 설광녀..?? =3=3=3=3=3=3

하늘바람 2010-01-0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분을 걸어서 사무실을 출근하셨다고요? 우와

Mephistopheles 2010-01-04 11:17   좋아요 0 | URL
예 걸어야죠. 이게 밥벌이의 숙명이랄까요. 천재지변따위가 내 출근길을 방해할성 싶으냐! 이런 객기죠..일종의..ㅋㅋ

조선인 2010-01-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등산화!!!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Mephistopheles 2010-01-04 11:26   좋아요 0 | URL
그건 아마도 조선인님은 분명 아침부터 눈을 쓸고 계셨기 때문일껍니다.

무스탕 2010-01-04 17:05   좋아요 0 | URL
정말루 정성이 학습지 선생님이 오늘은 등산화를 신고 오셨더라구요. ㅎㅎㅎ

무스탕 2010-01-0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어엔 스노우 체인을, 등산화엔 아이젠을!
정말 눈 끝내주게 오고 있어요 +0+

Mephistopheles 2010-01-04 11:42   좋아요 0 | URL
끝내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무스탕님..50여분 걸으면서 내린 결론은....
눈 정말 X랄맞게 온다가 가장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L.SHIN 2010-01-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아이젠' +_+

Mephistopheles 2010-01-04 20:12   좋아요 0 | URL
눈이 쌓이면 차에겐 체인 사람에겐 아이젠...^^

메르헨 2010-01-0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젠도..소용 없는 아침 길...이었어요.
걸어서...50분거리면..얼마나 좋것습니까..ㅜㅜ
메피님이 새삼 부러워지는걸요....
부러우면...지는거죠? ㅋㅋ
오늘 아침 수고하셨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04 20:13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사무실 맘에 드는 이유 중 하나가 아무리 늦게 끝나도 할증택시요금이 6000원을 안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BRINY 2010-01-0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근길에 눈 많이 오면 걸어가긴 하는데, 일단 지금은 방학중이고, 보충수업은 올해부터 2월로 몰았고~~ 재작년에 북해도 갔을 때 왜 널려있던 눈길용 장화를 하나 안 건져왔는지 후회중입니다.

Mephistopheles 2010-01-07 00:53   좋아요 0 | URL
아마 매일 이 지경으로 눈이 내린다면 장화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아요. 저기 북반부 사람들마냥 스키타고 출퇴근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