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동안 나는 아주 많이 바빴다. 주로 남의 말을 듣거나 남의 글을 읽거나 남의 얘기를 남에게 전해주는 일이었다. 일을 정리하고 나면 늘 그렇듯이, 내가 아는 단어는 다 써버린 것 같다.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볼품없는 단어들이 머릿속에 돌돌돌 소리를 내며 굴러다닌다. 설상가상으로 이 단어들을 어떤 순서로 연결해야 읽을 수 있는 문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노트북의 먼지를 털고 서재에 들어와 오래간만에 여기저기 참견하기로 작정했는데, 이 집 저 집 기웃거려보니 다들 참 안녕하시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다들, 어휘는 산술급수로 늘고 그 조합으로 인한 아름다운 문장은 기하급수로 느셨다. 입이 딱 벌어지게 똑똑하거나, 눈부시게 아름답거나, 진저리 치게 찐득거리거나, 못 견디게 귀엽거나, 다들. 영혼까지 너덜너덜해진 나는 정말이지 부럽고 서러워서 콱 울어버릴까 생각했다.

*

아침에 동거녀가 끓여 놓은 (네꼬씨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소고기무국을 먹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출근을 하기가 싫었다. 메신저로 "언니, 나 출근 안 하고 두 시간 있다가 한번 더 먹고 싶었어. 사람들이 저마다 보온병에 소고기무국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는 문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입은 아직도 그 맛을 그리워해"라고 했더니 동거녀는 "그것 참 절절한 표현이다"라고 답을 보내왔다. 그럴 거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의 진심이니까. 진심은 그렇게 눈에 보이게 마련이니까. 그러다가 며칠 전에 읽은 아주 좋은 소설이 생각났다.

나는 아주 좋은 소설을 읽었다.

 

 

 

 

 

 

 

 

자극적인 소재, 신묘한 기법, 시끄러운 대화, 야단스러운 여행, 과도한 자의식.... 이 난무하는 '요즘' 소설에 물렸다면, 또는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 소설의 미래라고 믿고 있다면 꼭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아마 대부분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지만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 어떤 것이 소설이 되는가, 혹은 어떤 사람이 소설을 쓰는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읽는 동안도 그렇지만 책을 덮은 뒤 지금까지도 내내 이 소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다. 잔잔하고 따뜻한 물결이 가만가만 내 얼굴을 어루만져준다. 특히「달빛 고양이」(응? 그러고 보니 고양이가 있었네)가 나는 좋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작가 스스로가 따뜻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쓸 수 없는 소설이다. 작가 스스로가 착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작가 스스로가 능청맞지 않고서야, 작가 스스로가 독자에게 손을 뻗어 아픈 배를 문질러주려하지 않고서야. 계획과 틈새를 노린 취재와 야심만으로는 이런 소설을 쓸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낫다. 내 비록 단어는 많이 잊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고양이라오.

*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해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떠들썩한 모임을 갖거나 데이트를 하거나 여행을 갔는데, 올해에는 아무 준비를 못 했다.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가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말해준다는 '어바웃 어 보이' 영화 속의 대사를 안 들었어야 하는 건데.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걱정이 된다. 그래서 나는 책꽂이에서 책을 한 권 꺼내어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건 꽤 두꺼운 책이고,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려면 시간이 많이 드는데다가, 또 나는 워낙 책을 읽는 데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이 책만 읽을 게 아니고 이 책 저 책 기웃대며 해찰을 부릴 거니까, 어렵지 않게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이 책을 붙잡고 있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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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8-12-0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엄마가 감자와 무를 넣고 고등어 조림을 해주신댔어요. 우리는 다리 건너 마트에 가서 등이 퍼렇고 눈알이 땡땡한 고등어를 세마리나 끊어 왔어요. 저는 캔맥주 여섯깡을 몰래 카트에 넣었다가 등짝을 맞았구요. 이제 맥주는 다섯깡밖에 안 남았죠. 밤이 깊어가는데 저는 잠이 안 와요. 달디단 무와 파삭한 감자 위에 고등어살을 얹어 밥을 한숟갈 크게 떠먹는 모습을 상상하느라구요. 어쩐지 이번 겨울을 씩씩하게 날 수 있을 것만 같애요.


저한텐 감각이 출중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요. 저는 늘 말하길 그 녀석이 "이봐, 네게 어울릴 옷과 가방을 봤는데 사다 줄까"하면 색깔도 묻지 않고 오케이 하겠다구요. 네꼬님이 "아, 이건 좋은 책입니다" 했던 책은 한번도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전 이 책을 살 거에요. 최근에 제가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 사는 일에 인색해졌는데, 네꼬님은 확실히 지름신이 보낸 스파이 요정인게 분명해요, 흠흠.


그나저나 전 왜 페이퍼 내용보다 더 긴 댓글을 달고 있는 걸까요? 제가 네꼬님한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디-게 많았는가 봐요. 네꼬님 글을 읽으면 제 마음은 보온병 속에 담긴 소고기무국 같아져요(네꼬님이 귀엽다는 짓은 꼭 두번씩 하는 오즈마) 자, 제 마음, 사양말고 어서 후루룩 들이키세요. 네꼬님을 좋아라하는 제 마음은 퍼내도 퍼내도 솟구치는 소고기무국의 화수분 같은 거거든요(아, 이런 짭짤한 고백이라니!)



다락방 2008-12-03 08:47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댓글보다 제 댓글이 길지롱요~~ ㅎㅎ

네꼬 2008-12-03 08:48   좋아요 0 | URL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에겐 고등어 알레르기가 있어요. (젠장) 그것만 아니라면 온세상 생선을 섭렵하는 건데! 어렸을 때 먹어본 고등어 맛이 아무리 노력해도 기억나질 않아요. 삼치와 비슷할까? 이렇게 말하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군요. "무와 파삭한 감자 위" 고등어살이라니. 나는 그 맛도 모르는 주제에 그만 입이 딱 벌어졌어요. T.T (<-눈은 이렇게.)

오즈마님의 친구분은 감각이 출중하기도 하겠지만 오즈마님의 취향을, 아니 "오즈마"님을 아주 잘 아시는 분이겠군요. 그건 자기만 감각이 좋아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오즈마님과 제가 책으로 통하는 것은 아마 우리가 비슷하기 때문일 거예요. (저의 감각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래야 말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것일 테니까. (호홋. 또 느끼한 네꼬씨.)

고등어조림 상상에 빠져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자, 여기 제가 소고기무국을 한 잔 대접합니다. 후추 넣으세요? ("시럽 넣으세요?" 어조로.)

네꼬 2008-12-03 08:49   좋아요 0 | URL
다락님 하핫 웃기고 좋아요 (와락!)

Mephistopheles 2008-12-03 10:11   좋아요 0 | URL
제주도 가면 밥 먹을때마다 올라오는게 "고등어"인데...그건도 간고등어가 아닌 "생물"로 말입니다..=3=3=3=3=3

네꼬 2008-12-03 22:05   좋아요 0 | URL
메피님. 또오 또오 또 이러신다. (아휴 다리야.) 거기 서요! =3=3=3

antitheme 2008-12-03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큰한 경상도식 소고기무국을 좋아하는데요..

네꼬 2008-12-03 08:51   좋아요 0 | URL
아, 얼큰한 소고기무국이 경상도식이었군요. 이 겨울엔 그 맛도 참 좋지요. (막 상상하고 있음.) 제가 그냥 소고기무국을 실컷 먹었다 싶으면 집에서도 한번 도전해볼게요. 그나저나 antitheme님 오래간만이어요!

마늘빵 2008-12-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는 3주째 여관행이라는... -_ㅜ 나도 페이퍼질하고 싶어요.

네꼬 2008-12-03 08:52   좋아요 0 | URL
아유 아프님 누가 들으면 "엥? 이게 무슨 소리?" 할 소리. ㅋㅋ 일부터 하시고! (채찍 채찍)

마늘빵 2008-12-05 18:01   좋아요 0 | URL
응응? 이게 다르게 읽힐 수가 있구나. 아핫아핫. 여관행 이제 끝냈어요. 좀 쉬어야지.

네꼬 2008-12-08 08:43   좋아요 0 | URL
다르게? 다르게 어떻게? 응? 응? 하하. 농담이에요.

Mephistopheles 2008-12-0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퍼마시고 쓰린 속을 달래려고 아침에 먹는 해장국...
위장벽을 타고 내려가는 그 뜨거운 국물느낌이...참 가학적이면서도 오묘하다죠.^^

네꼬 2008-12-03 08:53   좋아요 0 | URL
ㅋㅋ 메피님, 뜨거운 국물의 느낌이 가학적이라니 소리 내어 웃었어요. 메피님은 해장국으로 무얼 드시나요? 소고기무국을 드신다는 거? 저는 무엇이든 단백질이 가득한(!) 국으로 해장하는 게 좋아요. :)

Mephistopheles 2008-12-03 10:12   좋아요 0 | URL
제주도에서 먹은 쇠고기 해장국 맛은 정말 잊을 수 없고..집 앞에 있는 콩나물 해장국도 좋죠..^^

네꼬 2008-12-03 22:07   좋아요 0 | URL
소고기 해장국! 끄핫. 좋지요. 저는 콩나물 해장국은 썩 좋아하지 않아요. 전 이상하게 콩나물이 별로예요. (그래 봐야 남들 두 배로 먹지만.) 차라리 황태 해장국이 좋음. 음.....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내일 해장국 먹게 저 인제 술 마실래요.

웽스북스 2008-12-03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며 소고기국에 더 마음을 줘야할지, 아니면 네꼬님이 추천한 책에 더 마음을 줘야할지, 혼자 '우열'을 못가리고 있어요. 그냥 둘다 '우우' 해야겠다. (우우우우 야유소리가 들려오나? ㅋㅋ)

네꼬님. 격하게 반가워요. 서재 글 보니 또 더반갑네. 흐흣.

네꼬 2008-12-03 08:55   좋아요 0 | URL
소고기무국이랑 경쟁한다면 솔직히 어떤 책도 배겨내질 못하죠. 먼저 소고기국을 좋아하시고 그 다음에 책을 보시면 어떨까요. 둘 다 '우우'라니 이런 웬디양님같으니라고. =^^= '문득'이라곤 하지만 그게 몇 번째 '문득'이었나 몰라요. 알죠 알죠?

turnleft 2008-12-03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쓰는 밤>은 보관함에 담았어요. 땡큐~
<스밀라...>는.. 음.. 번역이 안 좋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으시길..;;

네꼬 2008-12-03 08:58   좋아요 0 | URL
<소설 쓰는 밤>은 언제 느긋한 마음으로 보시길 권해요. 아주 착하도 따뜻하면서도 통찰력이 있는 소설이었어요, 저에게는. 아마 좋아하실 겁니다.
<스밀라...>는 전에 읽었는데 잘 생각이 안 나요. 문장을 더듬더듬 읽게 되는 게 특유의 서정성이나 낯선 문법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번역이 안 좋은 건가요? (당최 알 수가...) 그래도 스밀라가 좋으니까 어떻게 잘 해볼게요.

L.SHIN 2008-12-03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추천 감사해요. (쓱쓱- 잘했다고 네팡 고양이 머리 쓰다듬어 주기 ^^)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가 책을 낸다면 네팡이 리뷰를 써주면 참 좋겠다고.
아무리 형편없어도 네팡은 다정하게 써주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지만 역시 나는 밝히지 않는 쪽의 확률이 더 많을겁니다.
역시, 작정하고 쓴 글은 아는 사람이 읽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쑥쓰럽거든요.(웃음)

그러나, 덕분에, 동시에, '제대로 글을 써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습니다.

네꼬 2008-12-03 09:29   좋아요 0 | URL
호홋. 으쓱으쓱.

쿠션님이 책을 내시면 제가 리뷰를 온 동네에 쓰고 다닐 테니 맡겨만 주세요. 다정한 버전과 웃긴 버전을 번갈아... ㅋㅋ 얼른 써보세요. 여름과 겨울의 이야기처럼 찡한 걸로.

다락방 2008-12-0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정말이지 오래전에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영화로 봤어요. 영화제목은 [센스 오브 스노우]였어요. '할리 조엘 오스먼트'와 '줄리아 오몬드'가 출연하는 영화였죠. 그 영화가 아주 영, 못마땅했어요, 저는. 그런데 친구가 이 책이 너무 좋다며 선물해 주었거든요. 한 세장쯤 읽다가 아, 이건 예전에 본 영화랑 분위기가 비슷한데? 하며 책 표지를 보니 아닌게 아니라 그 영화더군요.

친구가 선물해 준 책을 출근하는 지하철안에서 읽다가 강남역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가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이 책의 모서리가 계단을 내려오던 어떤 아저씨를 치고 말았어요. 아저씨는 제게 화를 버럭 내시며 "책 똑바로 들고다녀!"하셨어요. 저는 그 아저씨가 아, 라고 소리를 낸 순간 죄송하다고 말하려고 했었는데 아저씨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질 못했어요. 바보 같은 눈으로 그 아저씨를 보기만 했어요. 아, 다시 생각해도 싫다, 정말.

그때부터 저 책이 싫어졌어요. 스밀라고 뭐고, 눈에 대한 감각이 있건 없건 암튼 싫었어요. 영화도 개떡같고 책도 개떡같아, 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주변에 들리는 거라곤 온통 스밀라에 대한 예찬뿐이예요. 아, 어떡해요, 정말?

그래서,
다시 읽기로 결심했어요. 다시 읽자, 다시 읽어보자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난후에, 다시 읽어보자고.

저는 사람들이 극찬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도 그게 무언지 알고 싶어요. 그런데, 뭐가 좋다는 걸까, 하고 요시모토 바나나를 여섯권 읽었는데 저는 안 좋았어요. 뭐가 좋다는 걸까, 하고 알랭 드 보통을 다섯권 읽었는데 도무지 좋아지질 않아요.

스밀라는 좋아질까요?


(앗. 쓰고 나니 이 댓글은 그대로 하나의 사연이 되어버렸네 -.-)

마노아 2008-12-03 08:56   좋아요 0 | URL
앗, 저도 요시모토 바나나 별로예요. 제일 무난하다는 키친이 너무 별로여서 다른 책은 쳐다도 보질 않아요. 보통도 그렇다는 건 알고 있죠? ^^;;

2008-12-03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12-03 21:27   좋아요 0 | URL
다락님.
잘 아시겠지만 저는 취향이 그렇게 독특한 편이 아닌데도 이따금 다들 열광하는 것에 혼자 시큰둥해서 스스로도 의아할 때가 있어요. 다만 책을 별로 안 읽다 보니 이렇다 하고 예를 들 게 없... 다고 말하려고 그랬거든요. 근데근데 나도나도. 나도 이상하게 요시모토 바나나를 읽으면 킁킁 소리가 절로 나더라고요. 이상하다 싶어서 몇 권 더 읽어봤는데 여전히 그래요. 나만 그런 줄 알고 잠자코 있었는데. 우린 이렇게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거? (뭔 소리냐!)
그나저나 그 아저씨 참 이상하네. 기왕에 그런 소릴 들었는데 그냥 책으로 한대 치지 그러셨어요? 라고 말하는 한 편, 이 책의 (그것도) 모서리에 맞은 처지를 생각하니 (지금 잠시 책을 만지작거렸음) 아프긴 아팠겠다. 뭐, 아쉬운 대로 그걸로 됐어요. 매너꽝인 아저씨는 눈물이 쏙 나게 아팠을 거예요. 우리 함께 잊어요. 이 책은 저도 반쯤은 졸면서 읽었던 터라 잘 생각이 안 나요. 긁적긁적. 그저 눈과 석양에 대한 묘사가 하도 선명해서 내가 읽었으려니 하고 있는 거예요. 다락님이 스밀라를 좋아하게 될까? 내가 먼저 다시 만나보고 얘기해줄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마노아님.
(앗, 다락님, 여기 마노아님도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별로 친목계'원. ㅎㅎ) 전 마노아님이 이런 얘길 해주시면 어쩐지 안심이 되어요. 내 취향을 허락받은 기분? ㅎㅎ (좋댄다.)

다락방 2008-12-04 08:40   좋아요 0 | URL
알아요, 알아, 마노아님. ㅎㅎ

우리 연애하자니깐요. (응?)

네꼬 2008-12-04 09:09   좋아요 0 | URL
좋은데 왜 응?이에요. ㅎㅎ

마노아 2008-12-0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차가운 아침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따뜻한 네꼬님! 아, 쇠고기 무국 매니아가 될 것 같아요.
윤영수 작가의 착한 사람 문성현을 인상 깊게 보았어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작가구나... 라고 나는 감탄했더랬죠. 저 책도 챙겨볼게요. 스밀라-도 궁금하건만 번역이 별로라는 좌회전님 말씀에 잠시 움찔. 하지만 제가 원서 볼 재간이 있어야 말이지요. 스밀라- 리뷰가 올라오면 또 다시 나는 화르르 타오르고 말 거예요. ^^

네꼬 2008-12-03 21:32   좋아요 0 | URL
그건 다 소고기무국 덕분이에요. 우리가 모두 각자가 기억하고 있는 소고기무국의 맛을 연상하는 덕에 훈훈해졌어요. 하하핫.
저는 어떤 자리에서 윤영수 선생님을 멀리멀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건 완전 '착한 사람 윤영수'잖아" 했어요. 정말로 왕 착하게 생기셨음. 저런 인상을 가진 분이 어떻게 소설을 쓰나 싶었는데 소설은 인상이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 것이었어요. -.- 이번에 이 책으로 만해문학상을 받으셨지요. 책을 읽고 나니 상을 괜히 받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오. (우리 스밀라는 번역 의심 말고 받아들이기로 해요. 얌전히. ㅋㅋ)

무스탕 2008-12-0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롱고롱고롱~~~

쇠고기무국을 몰고오신 네꼬님.
비록 네꼬님께서 쇠고기무국을 몰고오지 않으셨어도 반가워요.
쇠고기무국만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게 아니거든요.
네꼬님의 글에 베어있는 쇠고기무국 못지않은 그윽한 향기와 맛이 그 갑절은 좋아요.

네꼬 2008-12-03 21:35   좋아요 0 | URL
하하. 가릉가릉도 아니고 고롱고롱이에요? 어쩐지 무스탕님다운 인사예요. 저 '소고기무국을 물고 오신'으로 읽고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막 좋아했어요.

사실은 소고기보단 '쇠고기'라고 쓰는 게 좋죠. 둘 다 쓰이는 말이긴 하지만. 근데 전 어쩐지 '쇠고기'라고 하면 느낌이 덜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소고기무국'이라고 하면 더 고소한 기분이 들지 않으세요? (막 우긴다.) 아아 제 글에서 조금이라도 고깃국 냄새가 난다면 영광 영광! 왈왈.

보석 2008-12-0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엄마가 끓여주는 얼큰한 소고기무국이 막 먹고 싶습니다. 하...이번 주말에 한번 도전해볼까나...근데 만약에 내가 만든 음식에 누가 네꼬님처럼 진심 가득한 칭찬을 해주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다락방님/[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저도 다 못 읽었어요. 이상하게 자꾸 읽다 맥이 끊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마음을 비웠습니다. 보통 책을 5권이나 읽으셨다니 전 감탄만 할 뿐;; 그 재미없는 걸;;; 왜 그렇게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전 모르겠더라고요. 그냥...내 취향에 맞는 책만 읽을래요.

네꼬 2008-12-03 21:39   좋아요 0 | URL
엄마가 끓여주는 국은 사실 일단 막강 파워죠. 물론 동거녀의 소고기무국이 맛있었던 것은 10000% 진심이지만, 엄마의 소고기무국은 또 스따일이 다르니까요. 왜 그럴까요? 엄마가 끓이는 건 대체로 많이 끓이기 때문에 더 깊은 맛이 나는 거라고들 하는데 그것 말고 분명히 뭔가 있어요. (혹시... 미원을 넣으시는 걸까?... 엄마 미안.) 보석님이 끓이는 소고기무국도 맛있을 거예요. 혹혹시 꼭 칭찬이 필요하시면 저한테 맛을 묘사해주세요. : )

다락님, 들으셨죠? 하하. "내 취향에 맞는 책만 읽을래요"래. 꼭 우리 같아요.

다락방 2008-12-04 08:39   좋아요 0 | URL
아, 보석님에 대한 애정이 막 급상승해요. ㅋㅋ

네꼬 2008-12-04 09:09   좋아요 0 | URL
나도 나도 나도

보석 2008-12-04 13:21   좋아요 0 | URL
두 분은 애정은 잘 갈무리해놓겠습니다. 나중에 몰래 꺼내 보면서 혼자 좋아해야지. 히히.

네꼬 2008-12-08 08:43   좋아요 0 | URL
자자, 우리 서로 하트를 남발하기로 해요.

순오기 2008-12-0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네꼬님 떳다 하면 댓글이 주루룩~~ 소고기무국 예찬론이 활기차군요.^^
우리땐 특별한 날에만 먹던 소고기무국~~ 난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우리 애들에겐 잘 안 해주는 음식이고요.ㅜㅜ 어제는 호박에 삼치 큰놈 하나 넣고 조렸어요~ 고등어주림보다 삼치조림이 더 맛나지요. 내일은 감자 넣고 고등어조림 할거에요.^^
소설 쓰는 밤은 호감, 스밀라는 내가 읽긴 어려울 것 같아서 꽁무니 뺄래요.ㅋㅋ

네꼬 2008-12-03 21:43   좋아요 0 | URL
제가 아니라 소고기무국이 떠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페이퍼에 다른 얘기도 많은데. 예를 들어서 크리스마스이브 잘 준비하세요, 어머 데이트 상대가 줄을 섰을 것 같은데 왜 혼자 보내세요?. 선물로는 뭘 원하시나요 말만 해요 다 해줄게 이런 말씀은 전혀 없고 (퍽! 이러니까 없는 거다!) 모두들 각자가 아는 소고기무국 생각에 푹 빠지신 것 같아요.... 보람 차요. 하하. 순오기님 댓글에서 제일 좋은 말은 "삼치 큰놈". 아... 침이 고인다.

무해한모리군 2008-12-0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글은 참 맛깔나네요.
스밀라~는 언제 앞에 좀 보다가 '머리아픈데'하고 박아뒀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소설쓰는밤은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왠지 이 쪽글에 먹는 자랑 써야할거 같은데요 ㅎㅎ
전 어제 멸치젓갈로 버무린 굴이랑 고추장소스로 마파두부덮밥 만들어 먹었답니다.
혼자 살다보니 더 집밥에 집착하게 되는거 같아요.

네꼬 2008-12-03 21:46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안녕하세요? 제 글이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떠올리는 소고기무국 덕분에 서재에서 음식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좋아요.) 이상하게 저는 페이퍼를 쓰다 보면 자꾸 먹는 얘기가 나와요. 아닌척하고 딴 얘길 덧씌워도 다들 잘도 알아보시고 먹는 얘기를 뭉게뭉게... (또 좋아요.) "집밥에 집착"이라는 구절은 볼드로 처리하고 밑줄을 긋고 싶어요. 저 마파두부밥 되게 좋아하는데. 정말 되게 좋아하는데. 되게 많이 먹는데. 씁!!

2008-12-03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3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8-12-0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댓글 읽는데도 한참 걸렸어요
인기 많은 고양이 네꼬님,
김창완밴드의 Folklift 들어봤어요?
(소고기무국 먹고 싶은 생각에 딴 소리만 늘어 놓고 있다는)

네꼬 2008-12-03 21:50   좋아요 0 | URL
이게 다 소고기무국이 각자의 머릿속에서 한 솥씩 끓고 있는 덕분.
으아. 나 진짜로 지금 상상했는데요, 모두가 생각 풍선 속에서 고깃국 떠올리는 거요. 와. 약간 울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에요. 몽님께는 제 국을 좀 나누어드릴게요. 새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어요. ㅎㅎ
김창완밴드의 Folklift 는 못 들어봤어요. 우리, 소고기무국하고 딜? ㅎㅎ

2008-12-03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3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8-12-0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소리지 이건...전 정말로 보온병에 국 넣어가지고 다니는데요.

네꼬 2008-12-03 22:05   좋아요 0 | URL
오, 예~! 이러니까 제가 공주님을 좋아하는 거예요. 아니 공주님, 그럼 도넛하고 국하고 드시는 거예요? 조합 짱! 키득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