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의 슬픔과 기쁨
조은혜 외 지음 / 느린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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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라도 1인 출판사가 펴낸 책을 찾고 읽은 뒤에 소개하는 글을 부지런히 써야겠다. 요즘 시장에 가더라도 대형 마트에 밀려 작은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아우성이다. 편리함과 경제성, 접근성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대형 마트로 가게 된다. 의식적으로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작은 가게들을 찾지 않으면 점점 살아남기가 힘든 세상이다. 생물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듯이 가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출판사도 똑같은 원리다. 대형 출판사들은 자본력이 탁월하기에 유명 작가, 좋은 원고, 훌륭한 마케팅으로 마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반면 작은 출판사,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출판사, 『1인 출판사의 슬픔과 기쁨』에 나오는 1인 출판사들이 펴낸 책을 의식적으로 찾아 읽지 않으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이 자본력이 약한 1인 출판사의 슬픈 현실이다. (책에 나온 1인 출판사로는 모로, 마름모, 발코니, 꿈꾸는 인생, 책나물, 책덕, 세나북스, 봄날의 곰, 혜윰터)

1인 출판사 대표님 말씀처럼 직접 돈을 주고 책을 사기가 그렇다면 1인 출판사가 펴낸 책들을 공공 도서관 희망 도서로 신청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좋은 원고를 만나야 한다. 좋은 원고를 만나기 위해서는 좋은 작가를 만나야 한다. 편집과 교정 교열, 디자인 등은 어떻게든 대표 혼자 하더라도 다른 나머지 중요한 만남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돈이다. 베스트셀러를 히트 치면 다음 책을 기약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강제 휴업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도서 정가 평균이 물가 상승률과 비례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1인 출판사가 책만 만들어도 먹고사는 삶이, 작가가 글만 써도 먹고사는 삶이 가능해야만 한다" _51쪽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생각의 밀도가 질의 차이로 나타난다'라고 1인 출판사 대표들은 이야기한다. 현실은 생각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것이 1인 출판사의 상황이다.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콘텐츠는 무엇이고, 책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도 책이 팔리느냐 마느냐를 시장에 맡겨야 하는 상황인데 일단 책을 만들 여건이 불안정하니 슬픔을 속으로 삼키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일어날 수 있다는 작은 소망을 붙잡고 지금도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님들의 정성과 노력을 응원하며 부디 폐업만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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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을 팔다 - 다이칸야마 프로젝트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백인수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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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즐겁고 힘이 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영업을 해 온 일본 최대 서점 츠타야 대표의 경영관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서점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하는 그의 경영의 시선을 바라보며 이 시대 리더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전이 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본질은 고객에 대한 초점이다" _5쪽

조직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리더들은 항상 그 조직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업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고객이어야 결국 돈을 벌 수 있듯이 학교의 본질은 '사람'에게 있다. 사람에게 초점을 둘 때 학교는 학교다워질 수 있다. 츠타야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리와 행복을 위해 항상 서점이 창조하는 거리에 어떤 시설을 세우면 좋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학교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사람을 키우는 곳에 필요한 건물, 인적 활용, 예산의 분배, 조직 문화 개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물음이 있어야 한다

"정리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는 뜻이고 정돈은 정리해서 남긴 것들 중에 누구든지 꺼낼 수 있도록 정렬하는 것이다." _18쪽

불필요한 것이 있다면 과감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필요한 것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리가 불가피하다. 리더들은 조직의 본질을 염두에 두고 필요 없는 것은 버려야 한다. 빼버려 야 한다. 덜어내야 한다.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야 정돈할 수 있다. 제한된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정돈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과 별개의 문제다. 자칫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본질을 추가하는 동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구성원들은 특별히 새로운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래된 것이라도 개의치 않는다. 정돈하는 과정에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지지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현장이 없는 회의는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다.

리더는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될 것이다. 리더는 '물건' 보다 '사람'을 초점을 두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물건에 큰 관심이 없다. 정보도 혼자서 알아서 찾는다. 오히려 '공감'과 '유대'에 목말라한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는 곳에 저절로 모이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쳐야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리더는 구성원 각자의 존재를 존경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람이 자발적으로 모이도록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즉 소통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사람들은 누구나 OFF의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 자신만의 힐링의 시간을 절대적으로 원한다. 리더가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인식하지 못할 때 실망감을 안길 뿐만 아니라 효율성의 저하를 초래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설프게 과거의 방식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다. 정보력이 높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리더보다 많은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가치 있는 존재다. 리더 누구라도 특권적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존경심이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_ 106쪽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에 의하면 조직 안에 있는 구성원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하지 않는다면 결코 우수한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한다. 존경심이 내재되어 있지 않는 리더에게는 그 누구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서로 통한다는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휴먼 터치다. 인간의 체온이 느껴져야 움직인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이 살아있다는 가치를 발견한다고 한다. 물건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가 곧 인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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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빈의 동네 책방 이야기
페트라 하르틀리프 지음, 류동수 옮김 / 솔빛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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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동네 책방 이야기다. 저자는 독일 출신의 남편과 함께 경매 매물로 나온 허름한 책방을 낙찰받는다. 치밀한 계획 없이 마음이 끌리는 대로 일단 저지른 일이 그만 덜컥 되고 말았다. 돈도 준비해야 되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서점도 다시 깔끔하게 정리해야 된다. 아는 사람 없는 동네에서 서점을 인수하고 당장 은행 빚을 갚기 위해서는 서둘러서 영업을 시작해야 했다. 아직 유럽은 크리스마스 기간이 대목인가 보다. 그 기간이 1년 동안 중 제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간이라고 한다. 나머지 열한 달 수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너희들 미쳤구나" _ 14쪽

독일에서 멀쩡하게 안정된 직장인을 관두고 이웃나라 오스트리아로 가서 책방을 시작하겠다고 하는 아들 며느리의 이야기를 듣고 어른들의 반응은 당연했다. 너희들 미쳤구나.

'서점 사업이 비록 수십 년은 아니라고 해도 수년째 죽은 분야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오스트리아 빈에 동네 책방을 연다. '잘 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다'라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절박한 심정으로 올인하고 만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은 다시 돌아갈 곳이 없다는 뜻이다. 절박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법이다. 이웃들을 알아가며 꾸역꾸역 책방의 틀을 만들어간다.

정리가 안 된 책방, 수북이 쌓여만 가는 책들을 보며 아침마다 책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저 아래 갱도로 내려간다'라고 고백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갱도로 내려가는 심정이었을까. 책들 사이를 찾아다니며 찾아온 손님들에게 책을 건네줄 때 힘들었던 순간은 금방 잊는다고 한다. '일종의 중독'인 셈이다. 동네 책방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가야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돈 주고 사야 한다는 데 대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책 위에 포도주 잔을 올려놓기도 한다.

서점 일에 능숙해지기 위해 시간이 약이다. 저녁이 되면 두 다리가 묵직해지는 기간을 넘어야 한다. 모든 시간을 가게에서 보내지만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거절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서점 주인 역할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손님들을 상대하고 기호에 맞게 맞춘다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특진 환자'라고 불리는 특별한 손님도 맞이해야 한다. 서점 주인에게 있어 서점 판매대는 공연을 펼치는 무대와도 같다. 집이 창고처럼 변해도 투덜거리지 않아야 한다. 책을 쌓아 둘 곳이 없으면 집에라도 가지고 와야 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된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작은 서점 주인들은 책으로 부자가 될 수 없음을 처음부터 알고 있다. 다만 책을 파는 사람은 어쨌든 성장 지상주의와 이익 중독으로 대변되는 우리 시대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점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은 기운을 내고 날마다 문을 열고 책을 권한다. 서점 주인은 업무 분장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각자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하도록' 직원들의 업무 분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서점은 사람들로 꽉 차야 한다. 책으로, 사람으로, 그리고 열정적인 직원들로 꽉!" _247쪽

비록 버는 돈은 적어도 동네 서점이 살아남는 법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한다. 사람들이 있어야 재미있다. 서점이 아름다워진다. 텅 빈 곳은 죽은 곳과 같다. 서점만 그럴까. 무엇보다 열정적인 직원들로 꽉 차야 한다. '사람은 백사장에서 모래 구하듯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열정적인 직원들은 더.

동네 서점이 살아남아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교하게 짠 계획 덕분이다.

"우리의 성공 비결은 우리 서점에서는 모든 게 옛날과 똑같다는 것을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있다. 좁은 공간에 있는 수많은 책들, 천장 아래까지 서가가 꽉 차 있는 책, 쉬는 시간에도 책 읽기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열정적인 직원들" _272쪽

서점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도 '본질'이 탄탄할 때 지속 가능하다. 서점은 옛날처럼 책으로 승부할 때 손님들이 다시 찾는다. 책이 없는 서점은 상상할 수 없다. 서점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이 서점을 더 찾게 만든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옛날처럼 교육으로 승부할 때 학부모님들이 다시 찾는다. 선생님과 교직원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학교를 찾는다.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교학상장. 가르침과 배움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학교가 보일 때 학교는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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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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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일을 즐겁게 하면 된다" _ 305쪽

전직 MBC 아나운서 및 앵커이자 지금은 방송인,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김소영 님의 에세이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책을 의지했던 그가 도쿄 책방 여행을 통해 즐거운 일을 찾아내고 자신에게 가장 행복한 일인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일상의 삶을 담아낸 책이다.

우리는 가장 어려울 때 무엇을 의지하는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자신이 원하고 갈망했던 일들을 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한 결과가 결실을 맺을 때 어떤 느낌일까? 이제 평탄한 길만 걸어가겠지라는 부푼 꿈을 꾸며 지내지 않을까. 인생이라는 것이 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오랜 세월을 살아본 사람이라면 직감적으로 안다. 저자도 자신의 삶 앞에 생각지도 못한 억울한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기다리는 일뿐. 사내 도서관에서 읽고, 읽어내고, 읽어야만 했던 시간들. 더 책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었던 그때. 그 속에서 떠난 여행길에서 자신도 모르게 책방을 둘러보게 되고 제2의 인생을 책방과 함께 살아가게 될 줄이야 예상이라도 했겠는가.

『진작 할 걸 그랬어』를 통해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서성거리고 싶고 만나고 싶은 도쿄 서점가를 저자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아직도 일본이 저력이 있는 것은 서점을 사랑하고 오랜 서점들이 자리를 지키며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와 산업들이 건재하는 사실이다. 도쿄에만 300여 곳의 고서점이 모여 있다. 그래서 일본이 두렵다. 저자가 소개하는 도쿄 책방들에는 하나하나 개성을 넘어 책의 힘이 녹아있다.

책방 여행가였던 그의 발걸음을 쫓아 일본의 숨은 저력들을 탐방해 보면 어느새 도쿄 구석구석을 둘러본 간섭 여행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저자가 소개해 주는 맛집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장점이다. 일본만의 카레 맛집, 샌드위치, 가정식 백반, 말차 전문점 등을 잘 메모해 두었다가 도쿄 여행에 참고하면 후회 없으리.

현재(2018년 오픈) 그는 책방 '당안리 책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진작 할 걸 그랬어』에 의하면 일본은 독서와 즐거움을 결합한 '리딩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다양한 서점이 등장하고 문화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동네 서점의 특징은 간판이 없거나 있어도 매우 작다.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하나의 방, 한 권의 책'만 전시하는 모리오카 서점은 오직 한 종의 책만 파는 서점이며 술 파는 책방 '비앤비', 점심 식사하기 좋은 서점 '브루클린 팔러 신주쿠',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산요도 서점',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긴자 츠타야 서점', 가정식 백반 식당이면서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책장이 있는 밥 짓는 식당 '사진집 식당 메구타마', 은행 안 도서관 '디라보', 한국 도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점 '책거리' 외에도 많은 곳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 제4대 책방 거리인 뉴욕 스트랜드 서점,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런던 채링크로스 로드, 도쿄 진보초를 목적지로 다녀보는 책방 여행도 좋을 듯싶다. 방송인이자 책방지기로 책방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 나은 북큐레이터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모습이 참 인간적이고 정겹게 느껴진다.

'타인의 값진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북큐레이터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가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욕 얻어먹을 일이 없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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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
조병영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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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읽는 것이 왜 중요할까?

주위에서 '낚였다'라는 말을 종종 들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낚였다는 말은 과장된 광고 글 또는 기사형 광고에 사람들이 현혹되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홍수 때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글들이 유통되지만 그 많은 글 중에 과연 내게 쓸모가 있는 글은 얼마나 될까?

정보의 바닷속에서 텍스트를 맥락과 상황에 맞게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한다. 특히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들에게는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문해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직장 안에서 업무적으로 소통하는 데에 쓰이는 업무 메일만 보더라도 문해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가름할 수 있다.

『읽었다는 착각』에서는 이 시대의 어른들이 갖춰야 할 능력 중에 하나가 문해력임을 강조한다. 통계적 수치에서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숫자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의미와 맥락을 읽어낼 수 있어야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광고 글만 보더라도 자칫 비판적 문해력 없이 곧이곧대로 쓰인 글을 믿는다면 손해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지 찾아내는 것도 독자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 글 속에 제시된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 내용인지 여러 자료를 비교 검토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문해력은 수험생이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다. 특히 기계가 읽고 쓰는 시대에는 더더욱 자신만의 문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소통의 기본은 업무가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명제에 공감이 간다. 소통의 도구로 쓰이는 업무 메일만 보더라도 업무가 주가 될 때 사람은 그저 도구가 될 수 있다. 업무 메일이 일을 촉진하는 도구가 아니라 소통의 고통만을 불러올 수 있다.

'업무 메일 쓰기에서 가장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_78쪽

메일을 쓰는 이유는 업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효율적인 지시를 위해 쓰는 메일이 하급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 될 수 있다. 상급자가 여과 없이 감정을 드러내거나 목적 없는 무분별한 메일 발송은 내용과 상관없이 부담으로 작용된다. 소통 대신 불통의 시작이 메일 쓰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착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메일 쓰기가 될 수 있을까?

『읽었다는 착각』에서 제시하는 원칙을 알아두면 비대면 대화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수신자들에게 고통을 안기지 않을 수 있다. 가장 큰 원칙은 "우리가 보내는 메일은 고통이 아니라 배려가 되어야 한다"라는 철학이다.

얼굴을 보지 않고 주고받는 메일에서는 글 속에서 묻어 나오는 글쓴이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만 보더라도 글쓴이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업무 메일도 대화의 일종이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라고 할 때 메일 쓰기도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글을 쓰고 보내기 전에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신자가 받을 시간이 과연 적절한 지도 확인해 보고 발송해야 한다. 퇴근 직전이라든지 기한이 임박해서 보내는 업무 메일은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다.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수정할 수 있다. 업무 메일은 짧을수록 좋다. 핵심적인 내용 전달이 목적이라면 개조식으로 쓰면 좋겠다.

두 번째 중요한 원칙으로는 "바로 아무 때나 메일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리더라면 꼭 새겨야 할 원칙이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아무 때나 메일을 남발하면 신뢰와 담을 쌓게 된다.

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읽기'와 동떨어진 삶을 살 수 없다. 모두가 읽고는 읽지만 생각하며 읽지 않는다면 '읽었다는 착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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