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 와니니 5 - 초원의 바람 창비아동문고 326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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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날이 있다. 누구나 그렇다. 기쁨이 찾아오듯 슬픔도 찾아온다. 슬픈 일을 겪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좋은 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쁨만 누릴 수 없다. 평생에 있어 가장 큰 슬픔이 무엇일까?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진다. 잊을 수 없다. 푸른 사자 와니니가 그랬다. 검은 땅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책임감 있게 생활했다. 무리를 이끌며 자녀를 낳고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지냈다. 마디바의 땅에서 쫓겨나듯이 도망칠 때에는 생명도 보장받을 수 없었다. 맹수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보장받지 못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었던 예민한 감각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우두머리의 자리에 추대를 받았다. 

 

약한 이들을 모아 무리를 이루고 하이에나와 들개로부터 표범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란한 가족을 이루며 살던 와니니에게도 슬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자녀가 그만 생각지도 못하게 어이없이 죽음을 당한다.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자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 같은 동료에게 원망의 화살을 던지며 슬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부모란 그렇다. 바둑의 수를 복기하듯이 자녀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결국 돌린다. 

 

승승장구하던 날이 무수히 많았더라도 아무 쓰잘데 없다. 자녀가 없는 삶은 우두머리에게는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헛헛한 시간일 뿐이다. 하지만 슬픔의 나락에 빠져 있을 때에도 분명히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게 된다. 함께 슬픔을 겪고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면 긴 얘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를 얻는다. 슬픔에 빠진 이들이 있다면 조용히 다가가 함께 울고 함께 지내자.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더라도 최고의 힘이 된다. 

 

푸른 사자 와니니 5편 초원의 바람은 긴 슬픔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독자들도 슬픔이란 참 길고도 험한 터널과도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슬픔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슬픔이란 불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또 다른 삶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지금 자신의 삶이 슬픔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면 푸른 사자 와니니의 슬픔을 깊이 생각해 보시라.

 

슬픔과 기쁨의 씨줄과 날줄이 엮일 때 인생은 단단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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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4 - 작은 코뿔소 파투 창비아동문고 325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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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을 많이 본다. 색깔이 참 다양하다. 흰색, 까만색, 누런색, 줄무늬, 흰 깜장색 등 저마다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세렝게티 국립공원도 그렇겠지. 사자 와니니의 무리만 주인공이 아니라 이번처럼 작은 코뿔소 파투도 엄연히 한 구성원으로 초원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거라 믿는다. 어린 독자들의 요청으로 어린 검은코뿔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슬픈 이야기지만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니. 이 모든 것이 몸 쓸 사람들의 허황된 욕심 때문이라고 하니 참 부끄러워 동물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다. 

 

코뿔소의 특징이 남다르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진흙탕을 최고의 안식처로 삼는다. 사람들이 피곤할 때 뜨거운 사우나에 가서 지지는 것처럼 말이다. 어른 코뿔소는 사자나 하이에나조차도 범점하지 못할 정도로 힘이 세다고 한다. 코뿔소는 한 번에 단 한 명의 아기밖에 양육하지 못한다고 한다. 코뿔소의 개체수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로 코뿔소 보호 센터가 가동된다고 한다. 직접 사람들이 나서서 코뿔소를 보호하고 있다. 코뿔소 몸에다가 위치 추적 장치를 심기도 하고 드론을 활용하여 코뿔소의 움직임을 관찰하기도 한다. 

 

얼룩말의 특징도 재미나게 읽었다. 사람이 보기에는 모두 같은 얼룩말 무늬처럼 보이지만 모두 다 세세하게 다르다고 한다. 얼룩말이 모여 지내는 것도 천적으로부터 시야를 어지럽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같은 무늬를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어지로운 것이 사실이다. 동물들도 그런 한가 보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모두 있나 보다. 

 

동물들마다 사는 방법이 다르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니 좋고 나쁨이 있을 수 없다. 누군가의 죽음은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 경쟁도 있지만 사람과는 달리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늘 먹을 양만큼만 사냥한다. 다른 동물들을 위해 그날 먹을 만큼만 먹고 남긴다. 사람이 동물에게 배워야 할 점이다. 

 

이러다가 『푸른 사자 와니니』 이야기를 모두 읽을 것 같다. 이것 또한 욕심부리지 말아야겠다. 천천히 지나침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물 흐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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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3 - 새로운 약속 창비아동문고 316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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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과 함께 지내는 법이 초원의 법이다. 적대적 공생이 마냥 바쁜 것만은 아니다. 피 터지고 싸우는 것보다 적정한 경계선을 지키며 함께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다. 특히 일 대 다수의 구도에서는 더욱더 적과 함께 해야 한다. 적이 곧 나의 방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자와 들개, 하이에나가 삼각구도로 서로 함께 하기에 초원에서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은 동물을 넘어 사람 사는 세상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의 천적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쓴소리를 해 주며 내가 교만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참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조직을 만든 와니니에게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우두머리는 사는 법이 달라야 했다. 우두머리는 두 눈을 감고 잠들지 못하는 법이다. 무리를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든 자신의 영토를 넘보는 이들로부터 자신을 의지하는 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두머리는 마음을 쉽게 열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친구로 가장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넘보는 세력 앞에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상대하기 위해서는 늘 긴장하며 지도자의 면모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두머리로 살아가는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회피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푸른 사자 와니니 3편이다. 와니니가 독립하여 무리의 수장이 된다. 여전히 의심이 될 정도로 체구는 비롯 작지만 그만이 가진 장점으로 척박한 땅에서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된다. 우두머리가 되는 일은 마냥 좋고 기쁜 것만이 아니다. 수많은 적 앞에 선봉에 서서 위험한 일을 감수해야 한다. 건기에는 목숨을 걸고 물을 찾아내야 하고 굶주려 있을 때에는 무리를 대표하여 먹잇감을 얻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사냥을 해야 한다. 

 

저자 이현 작가는 마치 동물의 왕국을 책으로 보여 주듯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펼쳐지는 사자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자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치밀하게 조사하고 연구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익하게 된다. 동물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찾아서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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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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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은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질서 있다. 초원의 법칙이라고 통한다.

 

'대가를 치르면 더 이상 죄를 묻지 않는다'

 

깨끗하다. 사람보다 더 인간적이다. 내침을 당할 때 주저함 없이 승복한다. 서로의 특성에 따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간다. 와니니와 같은 사자들에게도 엄격한 규율이 있다. 암사자와 수사자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함께 거두어 산다. 다만 지나친 욕심으로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특이한 존재가 나타날 경우 그는 경계의 대상이 된다. 

 

약한 존재는 어느 집단에서든 늘 있기 마련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할까? 집단의 안정을 위해 가차 없이 쫓김을 당한다. 냉혹하게 보인다. 하지만 모두를 위해 주저함 없이 우두머리는 선택한다. 우두머리의 고뇌이기도 하다. 와니니와 말라이카, 잠보와 아산테도 집단에서 쫓김을 당한 케이스다. 그들 스스로 생존하지 않으면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 약한 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참 척박하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난다. 겉으로는 약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들 나름대로 돋보이는 장점이 있다. 예민한 청각과 후각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다. 서로가 함께 살아가는 집단에는 저마다의 개인적 특성이 있다. 약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점을 보고 강점이 살아나도록 토닥거려 준다면 충분히 집단 안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동물의 세계가 아니기에 가능하다.

 

최재천 교수는 『통섭의 식탁』에서 사람 본연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은 우리의 협동은 물론 이 지구 생태계에 함께 사는 모든 생명과의 공생을 우리 삶의 최대 목표로 삼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84)

 

암사자도 사냥감을 두고 일정 부분 배를 채운 다음에는 다른 동물들이 먹을 수 있도록 과감히 양보한다. 생태계의 먹이 피라미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한다. 동물들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쇠똥구리가 없다면 생태계가 정화되지 않는 것처럼 정글에서는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칙을 깨뜨리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손이 닿는 순간부터 혼란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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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옆 만능빌딩 - 제14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현지 지음, 김민우 그림 / 비룡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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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학교 옆 만능빌딩』에는 씁쓸한 학교폭력의 현실이 나온다. 아이들 간에 있는 사소한 말다툼도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어른들의 허황된 욕심이 나타나 있다. 마치 학교폭력으로 가해자가 됐을 경우 가만히 있으면 아이의 인생도 모두 끝장나는 것처럼 여긴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린다. 법으로 맞대응한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전략적으로 허점을 파고든다.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약속하는 방법을 모른다. 알지만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아이만 잘못이냐 당신네 아이도 똑같지 않으냐 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부모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과연 자녀를 위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는 게 이기는 기술이다!

 

어른들의 세계관에서는 얼토당토 한 얘기일 것이다. 어떻게 지는 게 이기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겼더라도 이긴 게 이긴 것이 아님을 모두 안다. 다만 그 마음을 숨길 뿐이다. 솔직해져야 한다. 자녀 앞에서 정직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몸소 실천을 보여야 한다. 지는 게 이기는 것임을 보여야 한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예전에는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보육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학교 안에 늘봄교실도 활성화되었고 지원해 주는 기관도 많이 늘어서 굳이 학원을 여러 곳으로 다니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학교 옆 만능빌딩』은 책 제목 그대로 만능빌딩이다. 학원이 없는 게 없다. 다양한 종류의 학원들이 바쁜 부모들을 위해 맞춤식 지도를 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이들은 신체적 성장 속도에 맞춰 움직여야 하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손해 보면서 살면 안 될까?

 

이익 대신에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는 삶을 산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어리석다고 하지 않을까. 장기적으로 멀리 내다보았을 때 손해 보는 삶이 최후의 승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손을 내밀어 용서를 구하고 껄끄러운 사람이라면 더더욱 먼저 다가가 인사를 드리는 것이 이기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타인을 위해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지갑을 열어 작지만 마음의 표현을 하면 오히려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갈등이 심화되는 문제의 핵심은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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