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에 시작한 마라톤 70고개를 달린다
문인수 지음 / 크로바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마라톤에 '마' 자로 모르는 분이 연세 예순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하여 바로 다음 해에 하프 마라톤과 풀코스 마라톤을 당당히 완주하며 '마라톤 인생'을 살아가는 문인수 님의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당당히 책 마지막 뒤편에 마라톤 연보(291쪽~293쪽)를 실었다. 하프 마라톤 14회, 풀코스 마라톤 37회, 울트라마라톤 20회 등 수많은 마라톤 대회를 섭렵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기를 반복하며 뒤늦게 입문한 마라톤으로 인생의 새로움을 찾아가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 중년을 살아가는 나와 같은 50대, 60대 분들에게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저자는 달리며, 읽고, 쓰는 세 가지의 즐거움으로 퇴직 후 삶을 살아간다. 이 세 가지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한 몸 일체인 것처럼 착착 들어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달리면서 생각하고 떠오른 글감으로 글을 쓰고 새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여행 기간에도 달리는 삶을 멈추지 않는다. 일명 '마라톤 여행'이라고 말하며 여행 현지에서도 자투리 시간에 운동화를 신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마라토너들의 꿈의 무대인 보스턴 마라톤에도 저자는 엄격한 연령별 기준을 뚫고 참가한 적이 있다. 그 유명한 '심장파열의 언덕'을 달린 경험을 책에 생생히 기록해 놓았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이가 들면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이 찾아오는 법이다. 저자도 직장을 퇴사한 후 갑자기 찾아온 당뇨병과 관절염으로 실의를 경험하고 있던 찰나에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권유해 주신 달리기 운동으로 병을 말끔히 씻어냈다고 한다.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강력 추천하고 있다. 혈액 순환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심장과 허파의 기능을 강화하고 심지어 관절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더 강해졌다고 말한다. 골골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팔팔하게 지내는 것이 노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희망 사항인데 달리기 운동이 최적의 처방임을 알게 된다.

물론 마라톤 입문기에는 잦은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무리한 욕심 때문이라고 한다. 운동도 과한 욕심으로 한꺼번에 몰입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저자의 마라톤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기고 있는 사자성어가 바로 '점적천석'이라고 한다. 물방울이 계속 떨어져 돌을 뚫는다는 뜻이다. 點適穿石 연습 없이는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마라톤에는 왕도가 없다. 꾸준한 연습과 훈련의 반복만이 훌륭한 마라토너를 만든다. 뉴욕 마라톤 우승자 '주마 이캉가'는 "우승보다 준비가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37쪽)

마라토너에도 여러 분류가 있다고 한다. 『마라톤』의 저자 제프 겔러웨이에 의하면 초보자, 조거, 경쟁자, 선수, 러너 이렇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고 한다.(18쪽) 평상시에 우리가 달리는 사람들에게 '러너'라고 말하는데 러너는 마라토너 분류 단계에서 최상위급 단계에 있는 사람을 칭한다고 한다. 예의상 러너라고 말하는데 함부로 붙일 수 없는 단계임을 알게 되었다.

마라톤은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운동임에 틀림이 없다. 늙으면 꿈도, 희망도, 목표도 희미해지게 마련이다. 변화에 대한 갈망,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것, 새로움에 도전하고 싶은 것,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 물러서거나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것 이 모든 것이 마라톤이 주는 선물이다. 마라톤은 부상을 당하거나 아프지 않은 한 날씨 따위엔 구애받지 않는 운동이다. 해서, 언제든지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나이가 들수록 편안에 안주하려는 몸을 추슬러 담금질을 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책으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조지 시안의 『달리기와 존재하기』를 마라톤 인생 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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