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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러닝 - 길 위의 자유를 달리다
테사 워들리 지음, 솝희 옮김 / 한문화 / 2022년 3월
평점 :

요즘 마라톤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 이르기까지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문화 트렌드를 자리 잡아가고 있고 지역에서는 축제와 연결시켜 지역 상생의 물줄기로 활용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지역의 고유 브랜드를 네이밍 하여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나는 올해 들어 하프 부문에만 벌써 네 번째 참가했다. 양평 이봉주 마라톤, 정선 동강 마라톤, 양양 강변 마라톤, 강릉 경포 마라톤 그리고 11월 1일에 있을 고성 금강산 마라톤까지.
마라톤의 매력은 장비 의존도가 낮은 스포츠라는 점이다. 다른 장비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물론 스마트 워치, 최신 기술을 적용한 마라톤 전문 신발, 라이크라 섬유로 만든 옷 등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마라톤의 본질에 충실한다면 장비보다 내 몸과 간단한 신발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마라톤이라고 생각된다.
연령별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목적이 다르다. 아무래도 기록 경신이 목적인 분들에게는 더 나은 기록을 위해 체계적인 운동과 내 몸에 맞는 장비를 갖출 것이고 기록보다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즐길 목적인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꾸준하게 달리기 연습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달리기는 자기 몸과 땅만 있으면 되는 단순한 스포츠다', '달리기는 신체적, 정서적 회복 탄력성을 키워주는 도구다', '달리기는 혼자 할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다'라고 호평을 한 이 책의 저자는 마라톤을 경기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며 달리는 소울 러닝으로 보고 있다. 속도나 기록에 치중하다 보면 아무래도 달리는 내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무리를 주게 되고 다질 위험성이 뒤따르게 된다. 반면 '소울 러닝'으로 장기적으로 멀리 내다보면 마음을 챙기고 스트레스를 줄여나가는 목적으로 심신을 단련시킬 목적으로 달리기에 임한다면 달리기는 나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이야기한다.
달리기는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문화 활동이나 스포츠와 달리 달리기만큼은 각장 평등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돈의 많고 적음에 상관하지 않고 직위의 높고 낮음도, 신체적 우월감을 떠나 누구나 달리는 동안은 머릿속을 비우고 그야말로 주변의 풍경에 매료되어 기분 좋게 참여할 수 있다. '러너는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직장 안에서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눈도 침침해지고 머리도 둔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 점심시간을 활용해 잠깐이라도 바깥공기를 쇠며 달리고 오면 얼마나 상쾌한지 모른다. 폐로 숨을 크게 들어마시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달리기의 효과라고 이야기한다. 그뿐만 아니라 달리기를 통해 내가 달리는 장소에 애정을 갖게 된다. 두 발로 땅을 힘차게 딛고 뛰어다닌 곳과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곳과 비교할 수 없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고, 몸을 강하게 만들며, 정신력과 신체 회복력을 동시에 높여 삶의 여러 측면을 수월하게 만든다'라고 고백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과장된 말이 아니다. 실제로 해 보면 몸으로 체득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달리기도 욕심이 지나치면 몸을 망가뜨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마라톤 대회 때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 적이 있다. '페이스를 조절한다는 건 스스로 자제하며 미리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