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 가난, 질병, 환경, 인권 등 위기를 이겨낸 평범한 10대 33명의 놀라운 이야기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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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평범한 10대들의 비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국내외 전 세계적으로 이슈의 한 가운데 10대들의 열정과 세상을 향한 외침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해 주는 책이다. 발명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며 꿈과 희망으로 세상을 바꾼 10대들의 사례에는 눈물겨운 도전과 극복이 뒷받침하고 있다. 췌장암을 정복ㅎ하고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10대들부터 시작하여 지뢰 제거 드론을 만든 10대, 스마트 브래지어,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기로 메이커 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도 10대들이다. 

 

심각해지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10대들이 팔을 걷어 부쳤다. 평화환경운동가, 비닐 사용 억제, 대체에너지 개발, 바다를 좀 더 쾌적하게 하기 위한 운동의 중심에도 10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인권, 평화,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지경을 넓혀가는 이도 그들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미래가 일치감치 소환되어 지금의 10대들이 세상을 혁신하기에 가장 적기임을 알려주고 있다. 

 

<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에 소개된 10대를 외에도 일본의 고서점 진보초를 살린 이도 10대다. 

 

"진보초도 한때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연합군의 공습이 도쿄 시내를 초토화했다. 그런데 종전 후 포연이 자욱한 도쿄 시내에서 진보초 부근만 멀쩡했다. 동양 학문의 보고가 사라질 뻔한 위기를 구한 사람이 후에 하버드대 교수를 지낸 세르게이 엘리세프(1889~1975)라고 전해진다. 서양인 최초의 일본학 연구자로 알려진 인물로, 10대 시절 베를린대학에서 중국어 일본어를 배웠고, 19세 때 서양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도쿄제국대학에 입학한 수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당시 하버드대학의 일본학 교수이면서 미국의 고문을 겸하고 있던 엘리세프가 맥아더 장군에게 진보초 일대를 폭격하지 말 것을 청원했다는 일화는 이제 진보초의 전설이 되었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 김무곤, 더숲)

 

 

우리나라 역사에도 10대가 주축이 되어 사회 변화를 주도한 사례도 있다.  과거 4.19혁명도 10대가 주측이 되어 부패한 정권을 물러가게 했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이다. 엄청난 독서와 진지한 삶의 자세로 지리멸렬한 시대에 진지하게 응전했던 젊은이였던 윤동주도 그의 유고집에 실린 시들이 20대에 쓴 시지만, 10대때부터 시 쓰기를 해 온던 열정이 없었다면 열매를 맺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10대 안에는 가공한 만한 힘이 응축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과학자인 정재승 교수는 과학의 발전은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으니 10대들이 진지하게 독서를 통해 과학적 사고력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큰 바램을 가지고 10대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작업들을 해 오고 있다. 

 

나라의 미래는 곧 10대들이다. 지금은 평범한 청소년이지만 미래에는 탁월함으로 미래를 밝게 비추길 우리 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고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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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해석법 -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 직업공감 시리즈 8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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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한국학술정보(주) 이담북스에서 출간하는 직업공감 시리즈를 살펴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까지 승무원(윤은숙),기자(이샘물),광고인(이구익),사육사(김호진),스튜어드(고민환),게임기획자(오현근),외교관(민동석) 그리고 이 책 <변호사 해석법> 변호사 김경희. 이담북스에서 출간한 직업공감 시리즈의 장점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썼다는 점이다. <변호사 해석법>을 쓴 김경희 변호사는 작가의 소개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어려운 가정 형편에 고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생산직 근로자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변호사가 된 분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았던 동네 이웃분과 같은 분이라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동질감과 편안한 멘토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저자는 <변호사 해석법>에 변호사가 하는 일(국선변호인, 국선전담변호사, 피해자 국선변호사, 마을변호사, 공익변호사, 소송구조 변호사,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등)과 변호사가 되기 위한 가이드를 일목요연하게 안내하고 있다. 공익을 위해 변호하는 일에 자질과 특성을 가진 청소년들이라면 실제로 공익 변호 일을 두루두루 걸친 김경희 변호사의 책을 읽는다면 실제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직업으로 변호사를 희망하는 이유가 단지 돈 때문이라고 한다면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과정 이후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변호사자격시험으로 바뀐 현재의 제도를 비교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과거 200명 안팎으로 사법시험 합격생이 배출되었던 때와 지금 변호사자격시험제도를 통해 1,700명 안팎으로 변호사를 배출하는 지금은 확연히 변호사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엄격히 말한다면, 수익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하는 시대가 지금의 시대다. 변호사라는 자격증만으로도 호의호식하면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저자 김경희 변호사도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헌법과 변호사법에 근거한 변호사라는 직업은 사익보다는 공익을 위한 직업임을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의 이익과 명예,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으로 생각하는 것이 맘 편할 것 같다. 변호사의 자질로 머리만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따뜻하고 이웃을 배려할 수 있는 이타심을 가진 사람이 변호사로서 적격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체력적으로도 변호사일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냥 책상 앞에서 컴퓨터만 두드리고 법전만 읽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건 현장을 찾는 일, 의뢰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 재판을 앞두고 사건 사고를 최대한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일 등 변호사는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할 수 없는 일임을 책에서 분명히 말하고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장점을 다른 직업과 비교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외무고시나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들은 죽으나사나 공무원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공무원 생활에 적성이 맞지 않는다면 힘들게 합격한 고시라도 결국 사표를 내고 나와야 한다. 하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은 다르다. 판사나 검사처럼 공무원의 길로도 갈 수 있지만 자신의 성향에 따라 변호인으로, 때로는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처럼 선출직으로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공직과 개인 일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이 변호사라는 직업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변호사든 어떤 직업이든 소명 의식이 없다면 오랫동안 즐겁게 할 수 없다. 단지 외부의 시선과 주위로부터 인정, 돈과 명예만으로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자신이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며 보람을 느낄 때 얻어질 수 있다. 장기적인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소위 ~사 로 끝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회가 부여해 준 지위가 아님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으면 그 직업이 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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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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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소설을 내 놓는다고 한다. 일본 문학계에서는 신동, 천재라는 이름으로 한껏 들떠 있다고 한다.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본인이 소설을 쓰는 일을 자기 깃털을 뽑아 옷감을 짜는 일로 비유하고 있다. 그만큼 글 쓰는 일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다는 얘기일게다. 매년 자신의 생일에 한 권씩 출간 목표로 삼는 저자는 <엄마의 엄마>를 발표해 냈다.(2019년) 

 

<엄마의 엄마>는 언뜻 보면 세 개의 단편 소설로 구분된 듯 보이나 사실 세 개가 하나로 묶여 있는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중학생 다나카 하나미를 중심으로 등장 인물들이 마치 자신의 삶을 살아가듯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다나카의 할머니. 자신의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부르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실타래 처럼 얽혀 있던 슬픈 가정사가 할머니가 나타나면서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왜 엄마가 그토록 할머니를 증오하는지, 왜 엄마가 자신을 그토록 애지중지하면서 키워가는지 엄마와 할머니의 가정사를 통해 깨닫게 된다. 가난이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한 가정사가 엄마를 힘들게 했으며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 것임을 알게 된다. 

 

이와 비슷한 등장 인물로 부유한 집안에 살고 있는 다나카의 학교 친구 사치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 집으로 오게 되었지만 동생이 태어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는 친구다. 하루 속히 집을 탈출하기를 고대하며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무척 안간힘을 쓰는 친구다.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쉽게 부르지 못하는 다나카와 새 아빠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친근감있게 부르지 못하는 사치코의 처지는 동일하다. 부함 속에 빈곤이라고 할까. 사치코나 다나카가 느끼는 결핍은 사실 돈에 대한 것보다 따뜻한 가족애에 대한 결핍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또 한 부류의 중요한 등장인물이 있다. 다나카 옆집에 살고 있는 겐토, 다나카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형 후미오. 겐토와 후미오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동성애자와 트렌스 젠더. 그들을 둘러싼 사회의 주변 인물들이 모두 혐오로 그들을 바라보지만, 유일하게 그들을 있는 모습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자신을 비난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미션 스쿨로 입학 후로부터 신의 소명대로 살고 싶다고 선언하는 사춘기 소년의 결정에 당황해하는 부모, 휴가 차 집에 온 사춘기 소년이 또래 여학생 다나카를 만나면서 풋풋한 사랑에 갈등하는 모습을 보며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저자인 스즈키 루리카는 자신의 또래들이 고민하는 주제들을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대표적인 등장 인물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다. 가족 안에서 자신의 역할, 사춘기 소년의 성적 관심, 다양한 가족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만한 책인 것 같다. 자녀가 청소년 시기에 있거나 맞이할 부모라면 한 번 쯤 읽어 봄직한 책인 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지만 같은 문화권에 있다보니 유사한 점도 꽤 많이 발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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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 -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우리 영화 읽기
이임정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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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는 '십대' 청소년들과 '영화'라는 미디어 매체가 연결되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십대들이 다른 매체보다 영화에 끌린다는 전제로 지금의 사회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별하여 제시하고 있고, 공동 저자들은 각각의 고유의 관점으로 영화를 논평하며 십대들에게 이런 저런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넌지시 본을 보이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기 보다 대학 입시라는 커다란 과제 앞에 공부하는 기계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세상이야 어떻게 변하든 코 앞에 당면한 과제인 대학 입시부터 해결하라는 사회의 암묵적 요구 앞에 시대를 바로보는 안목을 기를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동 저자들은 지금 펼쳐진 사회의 모습들이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가야 할 사회 모습이기에 비판적 사고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건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등을 토닥거리고 있다.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에서 다룬 영화들은 청소년들이 자칫 놓칠 수 있는 영화들일 수 있다. 관람객들을 많이 끈 영화도 있지만(2020년 기생충) 대부분의 영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 질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저자들이 다시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것은 교육적인 면 뿐만 아니라 전인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에 꼭 다시한번 함께 보기를 통해 미래 사회를 책임지는 주인된 삶을 살 것을 종용하는 의도가 큰 것 같다. 책이 사람을 만들어가듯 좋은 영화 한 편이 공공선과 시민성을 지닌 시민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을 확신한다. 선정성이 있거나 폭력성 있는 영화에 몰두하게 하는 것보다 사회적 현상들을 다룬 무게감 있는 영화들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유익한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책은 크게 5가지 갈래로 나뉘어 있다. 청소년들의 비밀(친구관계, 학교폭력, 성적 지상주의, 가족의 이별)과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이었던 연쇄 살인 사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초자본주의 사회에서 확대된 빈부의 양극화된 가정의 모습, 문화재에 약탈에 담긴 정신적 의미를 영화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특히 최초의 연쇄 살인 사건으로 기억되는 지존파 일당들이 특별한 청년들이 아니라 소외된 시골 지역의 상실감으로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있었던 평범한 청년이었다는 사실에 주변의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연쇄 살인을 행했는지, 그리고 무고한 죽음으로 생명을 앗아간 성수대교와 삼풍 백화점 붕괴로 매몰된 이들이 결국 운이 나빠서 죽은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사건 사고가 개벌적인 문제가 아니며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문제라고 영화는 말한다. 영화를 통해 청소년들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공동체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시대상을 고발하고 있으며 기록 그 너머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의 조선어학회 우리말 사전 편찬 사업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말과 글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강압 앞에 무명의 학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비밀을 유지한 체 고단한 작업을 말없이 수행해 왔으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 말을 지키는 것이 곧 독립 운동임을 역사는 말해 준다. 외국어와 외래어가 범람하는 미디어 세상 속에서 역사 속 사건을 영화로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는 개인주의적인 거대한 물살 속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민족과 국가를 애쓴 이들의 숭고한 정신의 고귀함을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거대한 열기 속에 이름 없는 많은 학생들이 던진 당찬 행동들이 대통령 선거 직선제를 이뤄냈으며 택시 운전사와 같은 소시민들의 협력 속에 진실이 밝혀지게 되었음을 다시 보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상황이라는 초특급 위기에 놓인 현실이 지금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도 동일하게 인류가 고민했던 일이며 미래에도 끊임없이 나타날 일임을 강조한다. <연가시>, <설국열차>, <기묘한 가족>, <삽질>의 공통점은 환경 파괴로 인해 나타난 부작용을 고스란히 사람이 짊어지게 된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감염병도 결국은 자본에 물든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물임을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당장은 백신을 개발하여 급한 불부터 꺼야겠지만 최종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왜 감염병이 창궐하게 되었는지부터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문제점을 깊게 들여다볼 때 합의된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다. 감염병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감염병이 발병하게 된 발단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대처해 갈 수 있어야 한다. 재난을 다룬 영화들은 단지 호기심만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염병의 원인과 과정, 해결 방법까지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함께 이 문제들을 책상으로 가지고 와서 토론할 수 있는 자료로 영화만큼 좋은 것이 없을 듯 싶다. 

 

끝으로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여러모로 고민하고 애쓰는 저자들의 연구모임인 '한국독서문화연구소'의 활동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가톨릭대학교 독서학과 동문들이 함께 모여 개인과 사회를 살리는 일에 '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큰 응원을 보내드린다. 미디어 세상에 고전틱한 '책'을 꺼내들고 종횡무진 애쓰는 젊은이들의 무모한 도전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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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 TRACK 1.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향한 달리기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1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사파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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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없이 자라는 청소년이 없다. <고스트> 주인공 '캐슬'은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는 흑인 친구다. 심지어 술에 취한 아버지는 그날 저녁 갑자기 안전한 곳으로 뛰쳐 나가는 엄마와 자신을 향해 조준사격을 한다. 총소리에 놀란 모자는 인근 구멍가게로 숨어 들어간다. 그날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 상처 중 하나다. 캐슬이 살고 있는 지역은 슬럼가다.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관심조차 가져다주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서 캐슬과 엄마는 힘겹게 살아간다. 학교라고해서 캐슬에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곳은 아니다. 또래들의 놀림감이 되고, 간혹 억울함을 참지 못해 폭발해 버리는 캐슬의 폭력성을 캐슬 탓으로 몰아부치는 학교의 교장선생님의 태도에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캐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캐슬'이 자신을 스스로 <고스트> 즉 유령으로 말하는 이유는 유령처럼 몰래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누구도 '캐슬'을 반기지 않는다. 유령처럼. 그러던 중 '캐슬'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는 제대로 된 선생님을 만난다. 육상 코치 선생님이다. 캐슬의 달리기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를 팀으로 발탁한다. 그뿐인가. 직접 집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가난한 캐슬을 위해 아버지 이상으로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 준다. 스포츠용품집에서 신발을 훔쳐 온 캐슬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직접 캐슬을 데리고 가서 대신 결제를 해 준다. 그리고 잘못함을 고백하게 만든다. 달리기가 빨라 어디든지 도망갈 수 있을지모르지만 자신을 속이며 남의 물건을 훔치는 나쁜 마음으로부터는 누구든지 도망갈 수 없음을 알려준다. 

 

열등감, 상처로 가득한 캐슬이 새로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육상 코치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삐딱하게 자랄 수도 있었을텐데 멋진 멘토를 만나 정직한 삶,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나에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때 육상선수로 발탁된 적이 있다. 학교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단축 마라톤으로 기억된다. 전날 대회 나가는 아들에게 그동안 못 매긴 것이 아쉬웠는지 닭백숙이 삶아 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정말 맛나게 먹었다. 다음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회 전날에는 고기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 특히 평소에 먹어보지도 못했던 고기를 왠 떡인가 싶어 배부르게 먹었던터라 당연히 대회 당일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나도 캐슬처럼 부끄럽지만 '도벽' 이 있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단지 배고팠기에.

 

캐슬이 육상 코치의 만남이 결정적 계기였다면 나 또한 열등감에서 벗어난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가난에 대한 열등감, 가정 환경에 대한 부끄러움, 신체적 열등감 등 남에게 공개하기 어려운 나만의 비밀을 깨뜨리고 삶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게 된 만남이 있었다. 그 이후로 나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캐슬이 육상 코치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의 폭력성은 타인에게 분출되었을 것이며 사회적 부적응아로 낙인되지 않았을까 싶다. <고스트>처럼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취급받아왔던 캐슬이 육상 대회에 출전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펼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끝이 나지만 그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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