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회의와 협업 - 뮤랄과 미로를 활용한 온라인 퍼실리테이션
한봉규.이병훈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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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교사(MZ세대)들에게 물어보았다. 교직에 들어와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뭐냐고. 그랬더니 대번 하는 소리가  학부모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젊은 교사가 자신보다 나이 많은 학생의 부모를 만나는 일이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니 순간 예상 밖에 대답이라 놀랬다. 왜 그럴까? 나의 교사 생활을 뒤돌아보면(20대) 교장 또는 교감 선생님이 더 부담스러웠지 학부모를 만나는 일은 오히려 기대가 되고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아이에 대해 뭘 궁금하실까? 등 그럭저럭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학부모와의 상담 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는 어떤 존재일까? 젊은 교사들에게 비춰지는 학부모는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 보니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일체의 대면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감염의 경로를 최대한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연히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취소되었다. 특히 학기초 교육설명회 또는 학부모 상담 시간은 건너뛸 수 밖에 없었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한지 3년차 지금도 진행중이지만 2020년과 달라진 점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또는 행사들이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개최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기초 담임교사와 학부모와의 상담 주간도 대면으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화 또는 이메일, 화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MZ세대 젊은 교사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 비대면으로 학부모와 상담하는 것이 덜 부담스럽고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만큼 온라인으로 각종 모임을 하다보니 이제는 대면 모임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것 같다. 

 

온라인을 활용한 회의 또는 행사는 나름 장점들이 있다. 특히 감염병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현 시점에서 최대의 대안 중 하나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니 감염의 위협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적으로도 절약이 되고 요즘처럼 고유가 시대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니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회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익숙한 온라인 도구를 가장 편한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으니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화상 회의 때에도 얼마든지 자신의 얼굴을 숨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학교 현장에서 당장 학부모와의 상담 주간을 운영하면서 담임선생님들이 평소보다 덜 부담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상담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온라인을 활용한 상담, 회의 등이 대체 수단이 아니라 계획 단계에서부터 1순위로 고려해야 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온라인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회의를 주관하는 이 뿐만 아니라 회의 전체를 조율하는 퍼실리테이터가 아닐까 싶다. 온라인 회의의 장점은 기록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 회의 기록을 남겨야 하는 모임이 있기에 주관하는 사람이나 그 역할을 맡은 이들은 회의 중에도 사실 상 집중하기보다 회의 결과를 어떻게 정리할까에 몰두하게 된다. 회의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라 마무리를 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기에 회의 자체가 크게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온라인 회의는 도구 특성상 녹화도 가능하고 별도의 기록을 하지 않더라도 회의 내용들이 고스란히 남기에 얼마든지 필요한 대로 정리가 가능하다. 퍼실리테이터는 회의를 최대한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회의 방향을 상기시키기도 하며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기도 한다. 

 

<온라인 회의와 협업>이라는 책은 온라인을 활용한 회의의 장점과 단점, 앞으로의 시대는 온라인을 주요 도구로 활용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다양한 온라인 도구 중 뮤랄과 미로라는 도구 사용법과 퍼실리테이션 기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바뀌지 않는 곳이 학교라고 한다.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종료가 되더라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온라인에서 다시 대면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외에 각종 회의나 협의는 그나마 지금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 도구들을 포기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 기업체나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근무 형태가 급속도록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편리하고 좋은 점을 한 번 경험해 보았기에 과거로 다시 돌아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편리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한 회의 또는 협의 시 소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1991869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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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어떻게 배우고 일하며 성장하는가 - MZ세대의 일과 공부, 새로운 커리어 학습법
이상준 지음 / 다른상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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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근무하다보니 밀레니얼 세대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만 하더라도 교사의 80%가 밀레니얼 세대다. 교장, 교감 빼고 2~3명의 X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들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부터 학교 현장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대거 진입했다. 강원도의 00시는 교원의 70%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로 분포되어 있을 정도로 젊은 교사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들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았을 때에는 부정적인 면만 크게 부각해서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모두가 우왕좌왕 할 때 가장 민첩하게 행동했던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밀레니얼 세대였다.

 

원격수업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들을 기성세대들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배워야했다. 그들의 능력을 빌리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개국 이래 5월에 개학이 이루어지고 그마저도 비대면 등교가 대부분 이루어질 때 학생들의 학습 뿐만 아니라 원격으로 출결관리 및 생활지도까지 능숙능란하게 한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였다. 각 학교에 이들이 한 두명만 있어도 왠만한 문제들이 해결될 정도였다. 팬데믹 시대가 도래되면서 이들이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이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밀레니얼은 어떻게 배우고 일하며 성장하는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학습법, 직장에서 근무하는 방법,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의 기성세대들이 노력했던 방법과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할 따름이다. 방법이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경제 관념도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 평생 직장 등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직장에 대한 관념도 다르다. N잡러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추구하는 직장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떠날 수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겁없이 도전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삶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있다면 일정한 부분의 구독료도 기꺼이 감수한다. 일명 구독경제를 소비하는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한 몸 동체로 살고 있고 모바일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식과 정보면에서 기성세대를 능가하기 시작했다. 직장 안에서 상사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급 정보 또한 이제는 이들이 먼저 알고 있을 정도로 상사들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권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밀레니얼 세대들이 멘토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멘토의 대상이 예전의 직장 상사들이 아니라 때로는 직장 동료일 수 있고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정한 실력인 경험과 실전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로 말하자면 인정받는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위기 관리 능력인 각종 민원에 대한 민첩한 해결력, 학부모 상담에 대한 노하우,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빠른 판단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단지 경력 하나만으로 인정받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어느 시대나 생존하기 위해 각자 다양한 노력들을 해 왔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우는 오늘날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시대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존은 기성세대들이 느꼈던 생존과는 분명 결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축을 이루어 또 다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들을 응원할 때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 격려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들에게 배워보자. 포노사피엔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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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89년생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
박소영.이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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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금융위기 이후 태어난 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통칭한다. 대략 1998년 이후 출생자들이다. 이들은 부모님 세대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목격한 세대로 누구보다도 경제적 관념이 예민한 세대이기도 하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아주 먼 옛날 이야기이며 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경쟁과 생존의 갈림길 속에서 하루하루 소박한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을 가리켜 Z세대라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M)와 Z세대를 합쳐 'MZ' 세대라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이들이 주축이 되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움직여 갈 것으로 예측한다. 직장 안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과거 X세대들이 가지고 있었던 주된 직장 분위기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개인적인 성향이 모두 다르기에 세대론을 드리밀며 모두가 그 세대는 이렇다라는 식으로 정의할 수 없다. MZ세대 중에는 의외로 수직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자신의 특성을 발휘하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 중에서도 수직적인 조직 문화의 장점을 뽑아내 자신의 기업 만의 특징을 발전시켜 나가는 기업들도 대다수 있다. 세대가 가지는 특징을 가지고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시키기 보다 직장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MZ세대 직원들을 포용하며 직장 안에서 그들만의 특징을 발휘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일이 우선일 것 같다. 그 일을 해 나가야 할 이들이 있으니 바로 조직의 리더들이다. 보통 X세대들이 연령대별로 보자면 리더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X세대도 과거 20대 일때에는 윗 세대로부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세대라는 뜻으로 미지수 X라고 불리웠다. 이들이 세월이 지나 기성 세대가 되자 직장 안에 들어오는 MZ세대들의 당돌한 발언과 파격적인 태도 때문에 극히 불편해 하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 구조는 세월이 지나면 어찌할 수없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단지 해결할 수 없는 갈등 구조로 볼 것이냐 아니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불 것이냐는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시대는 변하는데 내가 변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말그대로 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MZ세대들이 추구하는 시대 정신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몫이 X세대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서 원하는 것을 6가지 키워드로 분류해 놓았다. (17쪽)

 

"공정, 효율, 존중, 가치, 성장, 안정"

 

그들이 원하는 소통 방식이기도 하다. X세대는 가슴은 쓰리겠지만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니다',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버티어 낼 수 없는 시대다.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소통을 해 나간다면 갈등을 줄여갈 수 있겠다 싶다. 꼭 알려주어야 할 것들은 잔소리가 아닌 '피드백'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감정이 앞서면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도움이 되기는 커녕 갈등을 양산하게 된다. '피드백'은 상황에 맞는 맥락을 전달하되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MZ세대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진심으로 성장을 바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피드백을 해 주라고 이야기한다. 

 

MZ세대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 쉽지 않다. 사람의 마음을 그 누가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단지 조직의 리더격인 X세대가 조직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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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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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강릉교육문화관)에서 빌려와서 참 오랜기간 동안 읽었던 책이다. 도서관 대출기간은 2주다. 이 책을 3번 대출 받았으니 6주 동안 빌려와서 틈틈히 읽어낸 것이다. 손석희, 그 이름만 들어도 언론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가 아닌가. 유명한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도 많이 거론된다.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은 차치하고 평생 언론인으로 살아온 손석희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었다. MBC 기자를 시작해서 JTBC 사장까지. 언론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손석희. 그가 기억해 낸 명장면들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책의 앞부분은 JTBC가 오랫동안 어젠다 키핑해온 세월호 방송, 최순실 태블릿 PC 취재 장면들이 나와 있다. 특히 세월호 방송은 모든 방송사가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놓을 때 JTBC만 손익을 따지지 않고 줄곧 팽목항에서 현장 방송을 고집했다고 한다.

 

언론인 손석희가 말하는 저널리즘이란 무엇일까?

 

"저널리즘이 무엇인가.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내고, 그것을 각자의 관점으로 담아낸 다음 공감을 얻어내는 것. 노래든 영화든 그림이든 '문화' 현상을 담아내는 것도 명백한 저널리즘의 영역이다." (344쪽)

 

저널리즘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시대이다. 평자들은 언론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때 '기레기' 라는 표현으로 그들을 조롱한다. 언론인 뿐인겠는가.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감당해 내지 못할 때 우리 또한 쓰레기 + 의 또 다른 조롱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널'의 뜻을 우리가 늘 상 써내는 '일기' 라는 의미로 표현한다. 각자 살아온 하루 하루의 삶을 종이에 써 내려가는 일기가 곧 저널이며 그 일기는 작성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기록된 것이니 그 기록들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다면 그것이 곧 여론이 될 수 있겠다 싶다. 우리들이 각자 소박하게 써 내려나는 기록들이 모여모여 시대의 분위기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슴벅찬 일이 아닐까.

 

언론인 손석희가 JTBC로 자리를 옮겨갔을 때 세간에 떠도는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정면 승부하기 보다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뉴스를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수 있도록 변화를 선보였고 기존의 뉴스 공식에서 탈피하여 시간대, 구성면, 진행자 등 고정 관념을 탈피하여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해 왔음을 <장면들>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경비견으로서 언론의 목적은 특정한 지배집단을 위해 경비를 서는 것이 아니라 지배 시스템을 지켜내는 것이며, 이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향해 지는 것이다" (79쪽)

 

미디어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미디어를 '개'에 비유해 왔다고 한다. 78쪽에 의하면 감시견과 애완견, 경비견 얘기가 나온다. 당연히 미디어는 감시견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몇 몇 언론들은 애완견 또는 경비견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손석희가 바라보는 미디어란 무엇일까? 그는 '미래적 가치'를 말하며 그것을 '어젠타 키핑'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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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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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라는 게 참 묘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상대방보다는 '나' 중심적으로 사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저자는 자기 중심적인 언어 습관을 우회적으로 '참 눈치 없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저자는 책날개에 자신을 '눈치가 빠른 편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눈치 없는 언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눈치 빠르게 살기 위해서는 행동 뿐만 아니라 언어를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암묵적 주장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듯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관계가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관계가 힘들다는 것은 곧 말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다는 말이다. 상급자 뿐만 아니라 동료 요즘은 후배들에게도 언어 폭력을 당한다고 하니 '언어'를 눈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알 것 같다. 

 

저자는 눈치 있는 언어 사용법에 대해 5개로 구분해서 전달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예로 들어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눈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쓰여 왔던 언어에 새로운 뜻이 담겨 있고 또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일상에서 자주 들어왔던 말에도 어원을 거슬러 찾아가보면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다. 언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책장을 덮으며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말이 생각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언뜻 이 말은 핑계 대지 말라! 시간이 지나면 다 들통 난다라는 식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어원을 찾아 설명해 놓은 글을 읽어 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어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인적이 드물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꽤 값비싼 비석이 세워져 있고 잘 정돈되어 있는 무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무덤을 자세히 보면 무덤을 중심으로 주위에 반원을 그리듯 뭔가를 둘러싼 것이 어김없이 있다. 이것을 '핑계' 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하! '핑계 없는 무덤 없다' 라는 말은 무덤을 만들 때 반드시 핑계를 만들어야 했던 당시 장례 문화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참 눈치 없는 언어들>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언어의 어원을 조사하여 원래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죽음' 과 관련된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232쪽. 대다수에 들어가다.

 

여기에서 '대다수' 란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로 대다수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의 반열에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는게다. 

 

236쪽. 농장을 사다.(미국 표현)

 

미국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농장을 사는 것이 그들이 가장 바라는 행복이었다고 한다. 농장을 산다는 것은 결국 교전 중에 조종사가 죽어 사망 보험금이 유족들에게 지급되었고, 유족들은 그것으로 농장을 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언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이다" (97쪽)

 

- 섬세한 언어는 세상을 보다 정교하게, 디테일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나아가 감정과 기분을 섬세하게 표현하게돕는다! (97쪽)

 

언어 감수성이 필요한 때다. 같은 언어라도 좀 더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뜻을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눈치 빠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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