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바운드 - 게임의 룰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장 법칙
조용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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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민 구글 커스터머 솔류션 매니저의 <언바운드>로부터 학교 조직 내 교감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의 첫 화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다면 지금까지 얻어왔던 것도 놓치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이하여 어떤 조직이든 급격한 변화 속에 살아남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존의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학교도 예외일 수 없다. 항간에는 학교 내 변화의 둔감성에 대해 21세기의 학생들을 20세기의 교실에서 19세기의 교사들이 가르치고 있다는 웃픈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서둘러서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학교 내 중간 운영자(관리자)라고 하는 교감의 포지션이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이에 조용민 구글 커스터머 솔루션 매니저의 일침은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되며 MZ세대 교사들이 대거 학교 내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을 행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뼈를 깍는 노력 없이는 힘든 시기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내 교감선생님들께 일독을 권한다.

 

교감의 역할 1 : Trend Savvy

 

매일매일 쏟아지는 트렌드와 기술을 모두 알 필요는 없지만, 교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짚어내 폭넓은 안목을 기르는 것은 필수다. 트랜드 새비는 데이터를 넓고 깊게 보는 능력을 말한다. 교감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외부 공문이 접수되고 학교 내 자체 계획 또한 생산되어 교감의 결재를 기다리고 있다. 교육에 관한 영역은 점차 폭넓혀 지고 있음을 공문의 내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보건 영역의 중요성은 점차 증가되고 있고 학생 안전을 위한 인력 채용에서부터 방역에까지 교감은 실무자와 함께 협업하지 않고서는 혼자 감당해 낼 수 없다. 체육, 문화, 생활, 지역사회 등 교육과 연결된 다양한 영역들이 학교 내로 유입되면서 교감의 교육적 판단은 더욱 더 정확성을 요구하고 시대 분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다면 교감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까? 수 많은 업무 내용을 일일히 체크하기에 버거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민 매니저가 조언해 준 트랜드 새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용민 매니저는 본인이 직접 강릉에 갔을 때 광덕식당 2호점 사장님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소머리국밥, 돼지국밥 등 강릉의 토속 음식점으로 유명한 광덕식당은 우리 가족도 즐겨 잧는 식당이기도 하다. 그 식당은 주차장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손님들이 주차하는 순간부터 테이블에 상차림을 준비하면서 대기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고 한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자체적으로 고안한 방법이다. 학교 현장도 점점 학부모와 학생, 지역사회의 요구에 민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교육 구성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체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교감은 역할은 이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체크하여 교육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교감 뿐이랴. 담임 교사 또한 학급 운영 방식을 학부모와 공유하면서 최대한 이해를 돕고 자신의 교육적 소신에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요구도 좀 더 세분화되면서 대응 전략을 세우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식을 혁신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다면 얻어왔던 것 모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감의 역할 2 : Deep Thinking

 

왜라는 질문을 만들고, 초점(피벗)을 세우며 사용자 관점(학생, 학부모, 교직원)에서 역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딥씽킹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다! 성급한 결정은 후회만 가득하게 만든다. 왜라는 질문없이 늘 하던대로 관행을 유지한다면 몸을 편할 수 있을지 몰라도 변화의 속도에 둔감해져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는 격이 될 것이다. 리더십에도 왜? 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구글의 모든 리더는 원온원 one on one 1:1 을 해야 한다" 라고 말한다. 팀원 한 명에게 일주일에 30분씩 할애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팀원의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그들의 필요를 캐치하여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리더의 역활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직장이라고 하는 구글에서 행해지는 리더의 모습일진대 학교 내 교감의 모습도 점차 닮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맞춤형 디렉션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교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교감이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일을 바라보거나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기존의 습관적 사고를 그대로 유지하다보면 편향적인 시각으로 일 처리하거나 사람을 대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는 속도는 빠른데 바라보는 시각이 따라가주지 않는다면 갑작스런 복통으로 찾은 응급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격이 될 수 있다.

 

교감의 역할 3 : Collaboration

 

아무리 탁월한 아이디어라도 혼자의 힘으로 구현할 수 없다.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말하고 공유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의 시대는 혼자 잘 하는 것만으로 인정 받을 수 없다. 복잡다단한 환경에서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자만에 가깝다. 결국 협업이다. 협업을 가장 막는 장벽은 욕구와 욕구의 충돌이라고 한다. 구성원들의 욕구가 모두 다를 수 있기에 욕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 교감의 선결 과제이다. 강한 연대보다 느슨한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욕구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공동체의 목표로 끌어내야 한다. 이타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고 조용민 매니저는 이야기한다. 협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바운드>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400미터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 육상팀을 소개하고 있다. 자메이카 다음으로 목표 지점에 도착한 팀이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 아시아 육상팀 중에서 최초로 400미터 계주에서 메달을 획득한 사례다. 과연 일본 육상 계주팀이 미국을 제치고 0.002초 차이로 2위를 한 것은 결국 협업의 결과였다고 분석한다. 한계가 분명했지만 서로 협업하면서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케 만든 사례다. 리더의 진정한 역할은 팔로우십이다. "구성원 각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진정한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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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 - 글로리아 스타이넘, 삶과 사랑과 저항을 말하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서맨사 디온 베이커 그림, 노지양 옮김 / 학고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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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카니스탄을 재집권한 탈레반 정부에 의한 여성 탄압 기사가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다. 이슬람 정권이 모두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모나코, 터키처럼 서방 국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여성의 취업과 사회 활동을 남성과 동일하게 인정해 주는 국가가 있는 반면에 탈레반 무장 세력처럼 여성을 단지 아이를 낳는 도구,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단체도 있다. 아프카니스탄을 재점령한 탈레반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이슬람의 원리주의 정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 나머지 여성을 남성을 유혹하는 악마의 화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성을 포함한 수 많은 아프카니스탄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이유는 탈레반이 그동안 보인 폐쇄적인 여성 정책 때문이다. 바라옵기는 탈레반 무장 세력들이 전과는 다르게 여성들을 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은 그동안 여성들이 각종 피해와 억압을 당해 왔던 시대적 흔적 속에서 벗어나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저항하라는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에서 기술한 책이다. 우리나라도 신분 구조가 철저했던 조선시대에서는 사실상 여성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포지션은 제한적이었다. 그나마 역사가들에 의해 발굴된 여성 인물들만 하더라도 대부분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자녀들을 잘 키워낸 미담 사례로 내세울 만한 인물들이었지 그들의 재능과 특기, 고유의 사상적 기반으로 사회적 영향을 끼친 인물을 전혀 만무하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때도 여성의 참정권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인정될만큼 여성의 인권 신장은 다른 어떤 것보다 더디고 느리게 진행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에서는 저자 본인이 당당하게 남성 중심의 사회에 저항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수 많은 설명식 말보다는 명료하게 전달력 깊은 한 문장들이 견고한 사회를 흔들고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였갔던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평생을 벽처럼 단단한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에 저항할 때 사용했던 문장들을 소개하며 움츠리고 있는 여성들을 향해 자리에 일어서라고 독려한다. 대표적인 문구로는 최근 전 세계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된 '미투' 운동이 대표적이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여성의 현재 입장을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 문구다. '미투' 말고도 '어머니하기' 라는 동사형 메세지도 눈에 띄는 사례다. 흔히들 어머니하면 떠오르는 잔상들은 희생, 효부, 육아, 가사 등 자녀를 뒷바라지하고 가정에서 각종 가사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쏟아붓는 장면이 연상된다. 단, 결혼이라는 전제하에 '어머니'라는 단어가 각인된다. 저자는 결혼여부를 떠나 '어머니'라는 명사로 여자를 가둘 것이 아니라 '어머니하기' 라는 동사형으로 누구나 '어머니하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식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전개했다. 포용, 따뜻함, 경청 등 '어머니하기'를 통해 분열된 공동체를 세우고 상처입은 사람들을 안아주는 일은 꼭 결혼한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참고로, 저자는 현재 80대 노인이며 결혼을 하지 않고 홀로 살고 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와 여자로 구별했다. 각각 해야 할 역할을 구분했다. 위계적인 차이가 아니라 각자의 특성에 맞는 역할 분담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현대에 들어서 그 역할 분담도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힘을 써야 할 영역도 기계가 대신하게 되어 굳히 남녀를 구분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정신을 유심히 살펴 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돕는' 역할을 지닌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성경에서 말하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다. 육아와 가사도 이제는 서로 간에 협력해서 해야 할 일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생각들이 다양하겠지만 서로 간의 생각 조율로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다면 당연히 책임지는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낙태죄의 유무에 대한 생각도 개인적인 자유의 영역이냐 아니면 서로 간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영역이냐를 고민하며 사회적 접근을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성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아예 배제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배타적인 입장은 갈등만 증폭시킨다.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자신의 주장을 근거를 들어 이야기한다면 좀 더 부드러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성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은 우리 사회 모두가 고민해야할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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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 - 끝내야 내가 사는 독성관계 심리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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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정신에 독성을 퍼뜨리는 관계를 저자는 독성관계(Toxic Relationships)라고 정의하며 많은 사람들이 가정, 학교, 직장 안에서 독성관계에 저항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들이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써 그동안 상담해 왔던 사례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사례로 든 첫 번째 이야기도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고 더나아가 주변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읽으면서 부지불식간에 주고 받는 말과 행동에서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는 독성을 전파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치과의사이자 가정을 이룬 한 남성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지내야하는 삶의 이야기가 아주 특별한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옥죄오는 불안, 불편, 압박, 폭력 등이 결국 독성임을 인지하고 스스로 대항하지 못한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서라도 독성의 늪에서 빠져 나올 것을 강조한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개구리를 잡아 서서히 온도가 높아지는 물에 넣어 두었을 때 처음에는 물의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으니 유유히 헤엄치면 개구리가 자신도 모르게 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 체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말이다. 사람 관계도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람들의 관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정, 학교, 직장, 모임 안에서 말이다.

 

<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일들이 생각이 났다. 가정 안에서 독성관계의 주도자가 되었던 나의 모습말이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지나고 나니까 이런 일들이 자녀들에게는 정신적 억압이었고 신체적 폭력에 길들이는 하나의 과정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깊은 곳까지 후회하고 반성하게 된다. 책에 나온 사례처럼 육아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자녀들이 말을 듣지 않았으니 아비로써 당연히 해야 할 도리였지 않나라고 자신 스스로 합리화를 했던 적이 있다. 이런 마음 결단 등이 자기방어 기제였음을 깨닫게 된다.

독성관계를 퍼뜨리는 주도자는 외부로 시선을 향하게 되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내부의 시선이 닫히게 된다. 반면 독성관계로 희생을 당하는 자는 외부로 시선을 향해 당당히 저항하고 잘못되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자신에게 스스로 채찍질을 가하면서 자신의 부족함만 보게 한다. 이렇게 독성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망가뜨리는 여우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 나가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한다.

 

독성관계의 예로 군대 안에서 일어나는 상하수직적인 복종 시스템을 많이 언급한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ROTC 34기로 임관하여 전라남도 장성에 있는 육군보병학교에 O.B.C 과정에 입교한 적이 있다. 4개월 간의 초급 장교 과정이다. 40~50명 가까운 인원이 한 개의 교육대를 구성하여 동고동락을 하는 시스템 속에 이들을 훈육하는 지도자들이 있었으니 일명 구대장으로 불리운 이들이었다. 계급으로 치자면 말그대로 한 끝차이다. 나와 같은 교육생들은 소위였고 2~3명의 구대장들은 중위였다. 다이아몬드 한 개 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당시 느꼈던 힘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구대장들이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해야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인격적인 수치감과 신체적 폭력, 말도 안 되는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하나 항변할 수 없었다. 지금의 군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교육을 받으면서 왜 말도 안 되는 얼차려를 받아야했을까 생각해 보니 교육생들의 인식 속에는 군대 안에서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박혀 있었던 것 같다. 전쟁을 위해 준비되는 곳이 군대이고 초급 장교를 양성해야 하는 교육기관이기에 당연히 강인한 리더십을 위해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견디어 내야 하는 훈련이 필요함을 필요하다고 본다. 단, 이런 과정들이 고스란히 학습되어 후배 장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가될 수 있는 요소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독성관계는 건강한 조직을 좀먹는 벌레의 역할을 한다. 건강한 힘을 내야 하는 관계에서 눈치를 보게 되고 건강한 소통을 방해하게 되니 결국 손해는 조직이 떠 안게 되는 꼴이다.

 

직장 안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민주적 관계로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항상 힘의 위력으로 관계를 누르려는 현상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독성관계가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학교 안에서도 일어나는 학생 간 따돌림 현상에도 보이지 않게 은근히 하는 행위들이 치명적인 관계로 변질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 보이지 않게 퍼져 있는 독성관계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눈치를 보게 하는 분위기는 분명 독성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하는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컵안의 물을 오염시키는데에는 한 방울의 잉크만 있어도 족하다. 독성 관계도 이와 같다. 많은 말이 필요 없다. 힘으로 누르려는 따가운 눈총 하나면 충분하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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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 밀레니얼도 모르는 모바일 네이티브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53
고승연 지음 / 스리체어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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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젊은 교사들이 유입되고 있다. 강원도 oo시는 한 때 신규 교사를 포함한 20대 젊은 교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교사의 50%를 넘을 때도 있었다. 3년 간 그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꽤 많이 속앓이를 많이 했던 경험이 있다.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다. (Z세대를 저자는 1996년 이후 태어난 이들을 말하며 여자 같은 경우에는 교직에 입문해 있다) 

 

나는 X세대다. 기성 세대들이 X세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았다. 개성이 강한 세대라고 여겨졌으니 말이다. 그런 X세대가 교감이다. 신규 교사들인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모르는 게 너무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 시대가 도래되었고 학교 근무 문화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도록 순식간에 달라지고 있다. 수업의 형태도 원격 수업이 이젠 자연스러울 정도로 되어버렸다. 언택트 시대에 X세대들이 우왕좌왕할 때 Z세대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제 Z세대에게 배워야할 정도다. Z세대들이 교사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X세대인 나의 사고 전환과 행동 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

 

그렇다면 Z세대의 특징을 보자. 

 

첫째, 그들은 느슨한 연대와 인간적 거리두기를 노멀로 알고 있는 세대다. 직장 안에서 촘촘한 인간 관계를 거부한다.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데 가급적 거리두기를 하기를 원한다. 사생활 언급은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교감이라고 해서 과도한 친절을 베풀거나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다가서는 것을 부담을 넘어 경계선을 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당연한 모임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Z세대에게는 왜 모여야 하는 지를 이해시키지 않고서는 참여시키는 행위를 강요라고 생각한다. 

 

둘째, 수평적 상호 존중의 문화, 성과와 결과로 말하는 문화, 가치 있는 헌신의 문화를 요구하는 세대다.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 관계와 서열을 강조하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Z세대는 워라밸과 조직 문화를 선호한다. 수평적 조직 문화의 대명사인 '카카오'에서는 창업자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 동일하게 영어 이름으로 부르며 평등한 직장 구조를 실천한다고 한다. 심지어 임직원이라고 해서 별도의 근무실이 없다고 한다. MZ세대가 원하는 직장 조직 문화다. 그렇다면 학교는 어떠해야 할까? 예전과 달리 회의 문화도 조직 문화도 민주주의화 되었다고 하지만 공무원 조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직위를 파괴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실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조정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며 이렇다. 나이와 위계를 불필요하게 강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 강제로 회식 문화를 조성하는 것, 꼰대로 표현되는 기성세대의 논리를 주입하지 않는 것 등은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셋째, Z세대가 따르는 리더의 유형은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교감의 위치는 '듣는 위치' 여야함은 분명하다. Z세대 뿐만 아니라 다른 교직원분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할 부분이다. 아닌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때 교감은 수정할 수 있는 것과 수정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의견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일 때 Z세대는 참지 못한다. 

 

이제 학교는 Z세대와 함께 일하는 법을 논의해야 할 때다.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네이티브인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들이 마음껏 자신의 특기를 살려낼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해야 한다. X세대인 교감이 바라보았을 때 Z세대가 다른 것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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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성공시키는 법
캐시 헬러 지음, 박성웅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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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연연하지 않기란 무엇일까? 

 

직장을 관두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직장을 취미삼아 건성건성 다니라는 얘기도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팟캐스트 운영자이자 컨설턴트다. 아무런 의미 없이, 할 수 없이 직장을 기계처럼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자신 안에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유명인들도 게스트로 초대하여 유명이 되기 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다. 그들의 하나같이 공통점은 자신 안에 있는 <본질적인 자아>를 찾았다는 점이다.  본질적인 자아가 가리키는 대로 아무런 미련 없이 몸과 마음을 가두었던 직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이 도전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패하더라도 모험하며 도전했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가 과연 올까?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때를 기다리다가는 평생 생각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생각을 가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다. 괜한 욕심 부리지 말라고 이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직장 동료들도 만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데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들을 수 있다. 현재의 안정적인 일을 관두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진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현재 뚜렷히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과연 먹고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워진다. 그러다보면 생각은 닫히고, 직장에 연연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눈보라가 치는 길에서 그냥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라고. 머릿 속으로 생각만 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모습이 딱 이런 모습이라고. 

 

사람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주의는 파괴적이고 중독적인 믿음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준비만 하다가 살 것인가? 자신이 즐거워 하는 일을 찾아 사는 인생은 참 행복한 삶이다. 직장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억지로 하는 일보다 신나서, 즐거워서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고, 건강한 삶이 아닐까.

 

나는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직업이든 처음 역할을 맡았을 때는 설레임과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두려움과 호기심, 긴장감이 따라온다. 신규 교감 생활도 그렇다. 아직 1년이 안 되었으니 하루 하루가 새롭다. 그런데 이런 진취적이고 신선한 감을 매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글쎄다. 교사 생활 20년을 뒤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의 만남, 학부모의 만남 때문에 설레였던 적이 있었고 새로운 교직원들을 만나는 것도 기대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가졌던 생각과 마음가짐이 사라지고 그저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교감 생활도 그러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교감에 연연하지 않기, 즉 일을 좋아해야 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 교감 일이 되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가슴 뛰는 일이어야 한다. 당연히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나는 아내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부탁을 할 때 거절하지 않는다. 실력면으로 보았을 때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나에게까지 연락이 왔고, 나에게 부탁까지 했으니 기회라고 생각하고 거절하지 않고 수락을 한다. 지난 6월,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연구학교 공개특강 때문에 나를 강사로 요청했다. 교육과정 연구학교라서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를 해야 되는데 괜찮냐고 물어왔다. 몇 몇 강사들에게 요청했는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까지 순서가 온 거다. 그 학교 교직원만 대상으로 강의 하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 전역에 공개 신청을 받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고 하니 왠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주저할 수 밖에 없겠다 싶었다.

 

어떻게 할까 약간의 망설임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괜찮다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담당자는 정말 괜찮냐고 다시 물어보았다. 전화를 끊고 두려움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어쪄랴. 이미 강의 한다고 말했으니. 그러고 나서 짬짬히 강의 파일을 만들고 마음을 다스리며 준비해갔다. 역시나 그 학교에서 발송한 공문이 강원도 전체 기관에 뿌려졌다. 이창수 교감이 교육과정에 대해 강의를 하니 신청하라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한다고. 헉. 주사위는 던져졌다. 강의는 무사히 잘 마쳤다. 나는 이런 식이다. 내가 유명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군가 부탁할 때 기꺼이 도전하고 본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데까지 준비하면 된다. 강의 평가야 어떻든 말든. 이런 도전을 2019년부터 해 왔다. 2019년 처음 강의하던 날 손발과 심장 모두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여러 군데에서 하고 나니 정말 내가 전문가가된 듯한 착각이 들었고,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 강의 듣는 사람보다 강의 하는 사람이 더 많이 성장한다고 하지 않나. 그게 바로 나다. 물론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 강의하는 날까지의 떨리는 마음, 오만가지 드는 생각 때문에 정신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지만 강의를 마치고 끝나고 내려올 때에는 성취감이 그동안의 피곤함을 싹 사라지게 한다. 그 맛때문에 도전하는 것 같다. 올 여름 8월 5일 저녁에는 JDM 예수가족 수양회 직장트랙 중 한 꼭지를 맡아 온라인 강의를 한다. 제목 자체도 부담스럽다. <나를 따르라, 직장 제자도>. 과연 당당하게 이렇게 산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 될까 싶다. 본부 간사님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을 때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한 달 내내 부담감이 떠나지 않고 있지만, 이것 또한 즐기리라는 심정으로 강의록을 만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교감 생활, 공문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낼 수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사안들이 생기면 교감은 바빠진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 사안 한 건 한 건이 단시간 안에 해결되지 않는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미묘한 사슬들 하나 하나를 풀다보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상처도 받고 힘도 소진한다. 그러면서 점점 위축된 생활, 현실에 안주하려는 삶, 마냥 쉬고 싶은 생각과 좀 더 편안한 곳을 찾기 위한 마음이 은근슬쩍 자리잡는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교감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너무 아깝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나의 성향은 역시, 새롭게 도전하는 일이다. 책 읽는 일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시대에 뒤떨어지고, 내 고집대로 살 것 같아서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현재에 연연해 하지 말아야겠다. 주어진 건강 안에서 도전하고, 감사하자. 맡겨진 역할 안에서 즐겁게 일을 받아들이자. 나 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며. 이게 바로 가슴 뛰게 하는 삶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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