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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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라는 게 참 묘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상대방보다는 '나' 중심적으로 사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저자는 자기 중심적인 언어 습관을 우회적으로 '참 눈치 없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저자는 책날개에 자신을 '눈치가 빠른 편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눈치 없는 언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눈치 빠르게 살기 위해서는 행동 뿐만 아니라 언어를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암묵적 주장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듯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관계가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관계가 힘들다는 것은 곧 말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다는 말이다. 상급자 뿐만 아니라 동료 요즘은 후배들에게도 언어 폭력을 당한다고 하니 '언어'를 눈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알 것 같다. 

 

저자는 눈치 있는 언어 사용법에 대해 5개로 구분해서 전달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예로 들어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눈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쓰여 왔던 언어에 새로운 뜻이 담겨 있고 또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일상에서 자주 들어왔던 말에도 어원을 거슬러 찾아가보면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다. 언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책장을 덮으며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말이 생각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언뜻 이 말은 핑계 대지 말라! 시간이 지나면 다 들통 난다라는 식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어원을 찾아 설명해 놓은 글을 읽어 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어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인적이 드물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꽤 값비싼 비석이 세워져 있고 잘 정돈되어 있는 무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무덤을 자세히 보면 무덤을 중심으로 주위에 반원을 그리듯 뭔가를 둘러싼 것이 어김없이 있다. 이것을 '핑계' 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하! '핑계 없는 무덤 없다' 라는 말은 무덤을 만들 때 반드시 핑계를 만들어야 했던 당시 장례 문화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참 눈치 없는 언어들>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언어의 어원을 조사하여 원래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죽음' 과 관련된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232쪽. 대다수에 들어가다.

 

여기에서 '대다수' 란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로 대다수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의 반열에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는게다. 

 

236쪽. 농장을 사다.(미국 표현)

 

미국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농장을 사는 것이 그들이 가장 바라는 행복이었다고 한다. 농장을 산다는 것은 결국 교전 중에 조종사가 죽어 사망 보험금이 유족들에게 지급되었고, 유족들은 그것으로 농장을 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언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이다" (97쪽)

 

- 섬세한 언어는 세상을 보다 정교하게, 디테일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나아가 감정과 기분을 섬세하게 표현하게돕는다! (97쪽)

 

언어 감수성이 필요한 때다. 같은 언어라도 좀 더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뜻을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눈치 빠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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