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계획은 집에오자마자 달리기를 하고 사진집 원고를 수정하는거 였는데 전화 한통에 술자리로 불려 나갔다. 먼저 영혼이 가고 그 다음 택시에 몸을 싣고.....
공릉동에 도착한 건 9시 곱창에 소주를 먹고, 갈매기살에 소주를 먹고 입가심으로 맥주를 마시니 날이 바뀌어 새벽 한 시. 속으로 젠장, 젠장...
하지만 오랜만에 먹는 고기는 환상의 맛이었다.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젓가락질.
먹지는 않고 굽기 좋아하는 친구와 주문하기 좋아하는 친구는 간만에 신이났다.
작정한 것을 하나도 못하고 하루를 보내기 싫어서 택시 잡아준다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달려서 집에 왔다. 그래서 달리기는 해냈다. 헤헤
원고수정이 더 급한데.... 자정까지 보내라고했는데. 바로 인쇄들어간다는데, 어쩌지.... 자정은 지났고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고.
술마시고 뛰는 게 벌써 두 번째. 그래도 돼나 몰라...(뭘 몰라!)
자야하는데 지금 뭐하는 거냐면, 찻물을 식히면서 막간 잡담.
친구들과 (79년 양띠 초,중 동창들) 결혼생활에 대행 이야기를 했다. 나는 좀 어색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사실 내가 제일 오래 됐는데....ㅋㅋㅋㅋㅋ 한 친구는 자꾸 나보고 산이 아빠라고 부르고. ㅎ
결혼생활의 애환 이야기를 하게 되다니, 음... 어색하다. 난 고기만 먹는데 서로 나한테 동의를 구한다. 나는 '몰라~', 하고 튕겨냈다.ㅋㅋ
물이 식었을까?
친구들은 왜 그렇게 속상한 일들이 많은 거야...... 에이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