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지하철에서 입석한 날은 책읽기에 적당하지만 백팩안 소설책을 꺼내는 것조차 주변인의 비위를 거스르겠다, 싶어 핸드폰을 만지며 적절한 시간소비를 하는 폭설 뒷날의 출근 길.
스마트폰은 꽤나 유용해서 이젠 나도 무시로 인터넷 접속을 하고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현저히 줄어든 독서량은 손 안의 인터넷 탓이 아닌가, 그렇담 문제군,방금 전까지 유용하던 것이 한순간 생각으로 인생에 무용한 것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폭설후 서서 출근길.
책이고 스마트 폰이고 모두 앉지도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의 궁여지책의 행위라 내일은 조금 더 빨리 나와야겠다, 다짐한다.
차 창밖 풍격이 예사롭지 않다. 한강철로에 쌓인 수북한 눈에 마음을 빼앗기곤 아 서서 가면 이런 풍광도 보게 되는구나, 하지만 내일은 눈이 녹을 테니까 아침에 좀 더 일찍 나와서 자리를 차지하고야 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