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 3권씩 겨우 읽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도(--;;) 1권을 더 읽었다.. --V 그래서 4권... 음..

 

 

 

 

<생로병사의 비밀 2> 이번 책도 물론 좋았다. 읽는 동안은 건강에 대한 의욕이 불끈불끈 솟는다. 가까이 두고, 자주 들여다 보며, 생활을 항상 건강에 촛점을 맞춰야 할듯 하다. 건강하게 살자~~!!

<페미니즘의 도전> 수니나라님의 추천(물론 직접적으로 추천하신 것은 아니고, 번개 때마다 말씀하시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으로 읽게 된 책인데, 정말로 열심히 밑줄 그으며 읽은 책이다.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답답해졌다. 앞으로 내가, 또 나의 딸이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사람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ㅠㅠ; 그래도 대충 살던 내게 나름의 생각을 어느 일부분은 정리하게 해준 책이었다.

<피터의 기묘한 몽상> 앤서니 브라운때문에 읽은 책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이런 소설인지 몰랐다. 책 소개를 제대로 보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었지만,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렸다 해서 난 그림책 인줄알았다가, 소설책이 와서 받았을 때 '허걱~~!' 했던 기억이 부끄럽지만, 난다.. ^^;; 처음에는 조금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아기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가 제일 즐거웠었다. 처음에는 당황하며 읽다가, 뒤로 가면서 즐거웠던 책이다.

<대쥬신을 찾아서 1>.. 다음 달에 2권을 읽을 것 같다. 오늘 갑자기 점심 약속이 취소되는 바람에 점심시간에 다 읽은 책이다. <생로병사의 비밀 3>권을 대기시키고 읽었는데, 모처럼 이런 류의 책을 읽으니 즐거웠다. 1권의 내용은 내가 기대했던 대쥬신의 고대사를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아니라, 쥬신을 어떻게 이해할 지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설명해 놓은 책이다. 1권 전체의 내용이자 결론이 쥬신에 대한 범위와 그 타당성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라 할까? 그래서 <대쥬신제국사>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충격이나 흥미에 비하면 다소 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래도 나름 즐겁게 읽었다. 우연히 메일에 의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 책 첫부분에서 잊고 있던 <대쥬신제국사>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그 비싼 <대쥬신제국사> 5권을 주문하게끔 지름신의 역할을 톡톡히 한 책이다.

4월에는 더 열심히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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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3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열심히 읽을래요!

ceylontea 2006-03-3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하이드님은 항상 열심히 읽으시면서... 4월에 얼굴이나 봐요.. 우리.. ^^

하이드 2006-03-3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 정말요. 4월에 날잡아서 한번 봐요. ^^

물만두 2006-03-3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맥완의 글이 끌어당깁니다^^

그루 2006-03-31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의 도전 지금 읽고있는데요. 인상깊은 단락 짬짬이 적어두려다가 너무 많아서 포기했답니다. >,.<

ceylontea 2006-03-3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네.. 날잡아서 꼭.. ^^
만두님.. 피터의 기묘한 몽상 글쓴 사람 말씀하시는 거죠?
그루님.. 맞아요... 너무 많아서 첨에 열심히 밑줄긋다가 나중에 귀찮아서 걍 휘리릭 읽어버렸어요... ^^

2006-03-3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3-3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페미니즘의 도전을 보셨군요.
이책 소문내서 여기저기 읽으라고 하고 싶다니까요.
시간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ceylontea 2006-03-3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 ㅋㅋ 진상 파악했어요.. 제가 봐도 웃겨요... -.ㅜ;;

수니나라님.. 넹.. 덕분에 좋은 책 읽었어요.. ^^ 그래서 저도 이 책 읽고 다른데로 입양보냈어요... ^^

stella.K 2006-04-0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읽으셨네요.^^

ceylontea 2006-04-0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

2006-09-08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숙희 글 그림 / 보림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 딸 5개월에 샀었다. 그래서 매우 잘 활용한 책이다. (어쩌면 내가 딸아이보다 더 좋아했을까?? ^^)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거나, 간단하게 백일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주로 고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그림도 너무 귀엽고, 내용도 매우 단순하다. 그리고 너무 두껍지 않은 보드북이라 무겁지도 않고, 잘 찢어지거나 구겨지지도 않아서 백일 전후로 시작해서 돌 전까지 읽어주면서 까꿍놀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동안 치워 두었다가 한글 읽기 독립할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 서점에서 이 책을 봤을 때 내가 더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동물 한마리가 눈을 가리고 나오고, 그다음 쪽에서 까꿍하고 눈을 보여주는 그림이 나온다. 그렇게 몇마리 동물이 나온 후에는 나머지 동물과 소년이 눈을 가리고 나온다. 그리고 모두모두 까꿍인 것이다. 나는 계속 앞에서처럼 열두 동물이 한마리씩 나올 줄 알았는데, 나중에 모두모두 까꿍했을 때 어찌나 우스웠는지, 그런 생각들이 무척 즐겁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동물들도 꽤 해학적으로 그려졌지만, 뱀은 정말 해학적으로 그려졌다. 얼마 전에 문득 딸 아이와 이 책을 펴봤었는데, 딸 아이가 "엄마, 할머니는 뱀이 무섭데요. 난 안무서워요. 그리고 할머니... 이 뱀은 그림이니까 괜찮아요." 했었다. 여기 나오는 뱀은 특히나 무섭게 그려지지 않았고, 귀엽기까지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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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3-2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간단하게 선물해야 할 아이가 생겼는데 이 책을 선물하려고 방금 정하게 됐네요.

ceylontea 2006-03-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 책 아니면요.. <동요 그림책>, <전래자장가 자미 잠이>이 선물하기 좋더라구요.. ^^

동요 그림책은 동요CD, 가사, 그림이 있어서 좋아요.. 특히 동요는 말을 배우려하는 아이들에게 좋아서 돌전까지 들려주고 불러주면 좋구요.. 책은 돌 지나서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자미잠이는 제 경우에는 책하고 CD 같이 있는 것이 좋더라구요.. 책 내용도 매우 좋거든요. 자장가 가사가 아주 재미있어요. 남편하고 같이 또는 번갈아 많이 불러줬어요. 처음에는 우리 음악을 잘 안들어서 생소했었는데, 자꾸 듣다보니 너무 좋더라구요.. ^^


예은맘 2006-03-28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저도 동요그림책과 자미잠이, 까꿍놀이~ 왕팬이랍니다. 특히 동요그림책은 한창 말을 배우는 옌이가 넘 좋아해서, 하루에 꼭 두번씩은 들어요. 옌이는 여기에 나오는 노래를 거의 다 외웠어요. 합창식이 아니라, 맑고고운 솔로의 목소리라서 더욱 말배우기에 좋은것 같아요. 또한 자미잠이~^^ 우리집 자장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좀 그렇던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름다운 우리나라 말에 푸욱~ 빠지게 되었고, 옌이도 거부감없이 잘 들어요~^^ 참, 저도 까꿍놀이~ 후기올려야겠어요^^ 이벤트중이던데요~^^ 옌이는 지금도 봅니당~^^

ceylontea 2006-03-28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맞아요.. 동요 그림책은 말 배우는 아가즐한테 정말 딱이랍니다.. 지금도 그림책을 가끔 펴봐요.. 지현이도 노래 다 외워서 불렀었어요.. ^^ 요즘은 영어노래 듣는다고 많이 듣지는 않지만, 정말 지겹게 많이 들었어요.. 아가들은 정말 엄청난 반복을 하잖아요.. ^^

2006-04-15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씩씩하니 2006-06-2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까꿍놀이를 읽을 즈음이 얼마나 행복했던지..지금사 깨닫고 있어요..
해학적 그림이 정말 인상깊었던 것 같대요...
 
쏙쏙 외우는 12x12단 신나는 팝업북 4
케이트 패티 외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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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구구단을 외울 때가 언제였던가.. 어떻게 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때는 구구단 뿐 아니라, 모든 책들이 지금처럼 예쁘고, 재미있지 않았었다. 이따금 요즘 아이들 책을 보면서 와~~ 책이 이렇게 예쁘고, 재미있으니 공부가 절로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한다. 이 책도 정말 내가 감탄에 감탄을 한 책이다.

오밀 조밀하게 아이들에 들춰보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 억지로 구구단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플랩 하나하나 들춰보면서, 이것저것 움직여 보면서 놀다보면, 저절로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구구단만 외워온 우리에게 12*12는 낯설기는 하지만, 시계나 달력이 12진법이니 구구단이 아니라 12*12단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더 들춰볼 수 있어(무려 10, 11, 12 3개나~~!!) 즐겁지 않을까?

이 책은 곱하기를 배우기 시작할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꼭 곱하기를 배울 때가 아니더라도 숫자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그런데 도대체 왜 아이들은 정말 숫자를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일까? 딸아이랑 책을 보다가 간지에 무엇인가 너무 많이 그려진 그림을 나보고 숫자를 세라고 할 때마다 나는 아이구.. 이것을 언제 다 세냐.. 이런다.요즘은 타협을 해서 다섯까지 세고 아이고 너무 많아서 다 못세겠다 이러고 지나가지만 말이다.. ^^) 분명 이 책을 마르고 닳도록 끼고 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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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땡스투 누를께요^^

ceylontea 2006-03-21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넹.. 반딧불님.. 감사합니다.. ^^

마태우스 2006-03-2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 곱하기 12는 144지요 13의 제곱은 169 호홋.
-수 도사 마태-

ceylontea 2006-03-2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뉘신가 했어요.. 이런 댓글을 남기실 분이.. 수 도사였군요... ^^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구판절판


내가 생각하는 여성운동은 여성이 '공적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남성이 '사적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정신 차려야 할' 집단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남성들이 집에서 노동하지 않는 한, 여성에게 사회 진출은 이중의 중노동만을 의미할 뿐이다.-40~41쪽

여성이 자궁이 있기 때문에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면 성대가 있는 사람은 모두 오페라 가수가 되어야 하는가? 성대를 가진 사람이 가수가 되는 것은 선택과 노력의 결과이듯이, 어머니가 되는 것 역시 개별 여성들의 선택에 따른 문제이다.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또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반드시 어머니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해부학이 운명'이라는 프로이트의 가정은 여성에게만 해당한다. 가부장제 사회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미혼이든 비혼(非婚)이든 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다. 사실 '생계 부양자 남성/가사 노동자 여성'이라는 성역할 모델은 극히 일부 중산층만의 전형일 뿐, 대부분의 가정에서 여성은 생계 부양자이자 가사 노동자다. 하지만 여성은 어머니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남성 임금의 절반을 받고, 남성은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보다 더 많이 받는다. 잠재적 어머니로 분류되는 여성 노동자는 노동 시장 진입에서부터 임금, 승진에 이르기까지 '어머니냐, 노동자냐'라는 정체성을 택일할 것을 강요받거나, 택일하지 못할 바에야 둘 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50쪽

어머니가 되는 것은 별로 '자연스럽지' 않다. 어느 사회나 10퍼센트 이상의 여성과 남성이 불임이다. 어머니는 여성에게 부과(강요)된 성역할 제도의 산물이지 생물학적인 결과가 아니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여성이 한 일이 아니라 어머니가 해낸 일이다." 등의 말은, 여성은 성역할에 충실했을 때만 사회의 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한다.남성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남성 명사에는 인(人)이 붙지만, 여성 명사에는 녀(女)가 붙는다. 우리말 여성형 지칭에서 유일하게 인자(人字)가 붙는 경우는 미망인(未亡人, 남편을 따라 죽지 않은 여자)뿐이다(이 용어는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가 뒤따라 죽는 인도의 사티 풍습의 한국판이라 할 수 있다.)-53~54쪽

성(姓)의 변경은 어머니가 재가했을 때,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성과 잤을 때 발생한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보았을 때'는 성을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성을 가는 것이 엄청난 사건인 이유는 그것이 계급 재생산이라는 가부장제 가족의 근본 질서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어머니 여성이 자신에게 일부 종사할 때만 진짜 자기 아들에게 상속이 가능하다. 여성은 늘 가정적인 존재로 간주되고 어머니는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육체 노동, 감정 노동을 수행하지만 정작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없다. 만일 유림의 주장대로 동성 동본 간 금혼이 우생학적 근거에 따라 근친 간 결혼을 방지하기 위해 존속되어야 한다면, 아버지의 성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의 성이 같아도 금지해야 할 것이다.-57쪽

'탈특권화된' 아줌마와 '특권화된' 어머니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혼한 여성이 자신의 성역할에 충실하며 집에만 머무를 때, 어머니가 직장 생활을 하지 않을 때 그녀는 나의 어머니다. 하지만 그녀가 욕망을 드러내며 집 밖으로 나올 때, 남의 어머니일 때 그녀는 아줌마다. 그녀가 집에서 내게 밥을 해줄 때는 어머니지만, 그녀 자신이 음식점에서 남이 해준 밥을 먹을 때는 아줌마다. 여성은 평생토록 서비스를 하는 주체이지 받는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여성은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여성이 공공 장소에서 자기 욕망으로 젖가슴을 드러낼 때 그녀는 필시 몸을 파는 여성이거나 '미친 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위해서라면 성스럽고 숭고하다.-63~64쪽

이 모든 변화의 '주범'은 여성들의 의식 변화이다. 이제 여성들은 더 이상 "엄마처럼 참고 살지 않는다." '집안'일 과 '바깥'일, 육아의 삼중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현모양처겸 커리어우먼'이 되라는 이중 메시지 사이에서 분열과 고통을 감수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인도인데, 대신 인도는 기혼 여성의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국 여성들은 자살하느니 이혼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사람들일지도 모른다.-68쪽

페미니즘은 그렇게 거창하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잘 들리지 않았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자는 것이다. '다른 목소리'는 혼란이 아니라 다양성과 창조력의 원천이다. 사람들도 소품종 대량 생산 사회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5학년 남자 어린이가 별 악의 없이, 또래 여자 아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하느님이 나는 진흙으로 직접 만드시고, 여자는 내 갈비뼈로 만든 거 알아?" 그러자 두 명의 여자 아이들 말이 걸작이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근데 누가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니?", "그러니까, 너는 질그릇이고 나는 본 차이나(Bone China)네!" 여성주의는 남자 어린이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이 여자 아이들의 재치 있는 대응대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성주의는 그러한 '다른 목소리'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여성도 남성도 성장시킨다고 믿는다.-70쪽

사실, 한국 사회(남성)은 단 한 번도, 여성을 제대로 '보호'한 적이 없다.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에 잘 묘사되어 있듯이, 한국 남자들은 여성을 외세에 '팔아먹고', 그것으로 국가를 지속하고 생계를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남성 지배 세력은 언제나 '포주'였다. 고려시대에는 원나라에 조공으로 바쳤던 환향녀(還鄕女)들을 '화냥년'으로 몰았고, 1970년대 초 닉슨 독트린 이후 주한미군이 철수하려 하자 기지촌 성판매 여성 '제공'을 조건으로 주둔을 애원했고, 달러를 위해 기생 관광을 장려했다. 심지어 주한미군사령관 부인과 부시 대통령의 부인을 납치, 감금하여 성폭행한다는 <태극기를 꽂으며>라는 '반미 에로' 영화를 만들고 즐긴다.
'군 위안부' 여성들의 생애사 기록들은, 전시 일본군에 의한 강간보다, 귀국 후 한국 남성에게 당했던 구타, 성폭력, 학대가 그녀들에게는 더 큰 상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럴 때, 한국 남성과 한국 여성은 같은 '한국인'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가? 한국 남성은 일본과 미국의 피해자이기만 한가?-136 ~ 137쪽

한국 남성에게 성폭력당하면 '개인적인 일'이고, 일본 남성에게 당하면 '민족의 아픔'인가? 성폭력은 가해 남성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 성격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이 더 본질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여성을 '순결한' 피해 여성과 '타락한' 성판매 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남성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를 정하는 방식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성매매와 성폭력은, '자발'과 '강제'라는 '반대'현상이지만, 여성의 시각에서는 구별될 수 없는 연속선이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현실이 바로 성폭력과 성매매의 원인이다. 남성의 성욕은 통제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여성을 남성의 성 권력의 희생자와 '자발적으로 남성의 욕구에 부응한' 여성으로 나누는 것은 누구의 논리인가? 성폭력 피해 여성이나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모두, 결국은, 남성을 위한 제도의 '희생자'들이다. 나는 일본 우익의 주장대로,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로 전쟁에 '참가'했다 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당연히 사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140쪽

일제 시대 '군 위안부' 문제의 가시화와 역사화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는 여성의 성 피해가 민족주의의 이해와 일치할 때에만 문제화된 것이기도 하다. 대다수 한국 남성들이 일제 시대 '군 위안부' 경험을, "우리 여성들을 육체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여성은 물론 겨레 전체를 정신적으로 파괴한 민족의 수치"라고 본다. 즉, 전시 성폭력을 여성 인권 침해라기보다는, 여성의 생식 능력 훼손이라 보고 이를 민족 말살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의 몸은, 남성 집단 간 갈등을 의미하는 '정치'에서, 가장 확실한 동원의 토대로 기능하게 된다.
한국 남성들이 "우리도 일본 여자를 강간하자."라고 심심잖게 말하는 것은, 여성의 몸을 볼모로 한 남성 정치학의 순환 구조를 보여 준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대한 영토 침략과 정복은, 곧 '자궁 점령'을 의미하게 되고, 일제의 경우처럼, 그리고 한국이 베트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력이 공식적인 전쟁 정책이 되는 것이다. '군 위안부' 사건은 민족 모순이자, 여성 인권 침해이다. 이 사건을 민족 간 갈등으로만 환원하려는, 한국 남성들의 그 집요한 욕망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에게 행하는 성폭력과 성매매는 괜찮다는 것인가?-141쪽

오랜 기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이혼하려는 여성들이 법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제까지 잘 참았는데, 왜 갑자기 이혼하려고 하는가(남자가 생겼나)?"이다. 하지만 남편의 초기 폭력을 문제삼아도, '참을성이 없다'고 비난받기는 마찬가지다. 흉기를 들이대는 강간범을 만났을 때, 소리쳐야 할까? 빌어야 할까? 잘못 소리쳤다가는 죽을 수도 있고, 잘못 빌었다가는 "너도 즐겼지."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피임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피임 준비를 잘하는 여성은 '선수','걸레' 취급받기 쉽고, 피임을 못해 임신하면 남자에게 부담 주는 '칠칠치 못한 여자'가 된다. 성차별에 저항하는 여자는 나쁜 여자로 찍히고, 가만 있으면, "여성들이 의식이 없어서 문제다.", "딸들아 깨어나라."며 계몽이 덜 된 인간으로 본다. 남성 언어 안에서는, 여성의 저항과 순종 모두 남성 폭력과 성차별의 '원인'이 된다.
경찰서나 법정에서 성폭력 피해 여성의 분노나 강한 감정 표현은 과장으로 의심받고, 침착하고자 애쓰면 피해자답지 못한 인상으로 해석된다. 제주도 도지사 성추행 사건의 피해 여성은 '너무 똑똑한' 것이 문제 해결 과정 내내 비난의 구실이 되었다. 기자회견장에서 그녀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여자가 어떻게 녹음기를 사용할 수 있나, 누구의 사주를 받았나." 따위의 질문을 받았다. 남성의 구미에 맞는 '적절한' 피해자의 태도는 어떤 포즈일까?-143 ~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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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1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책 자주 올라오니 슬슬 사야되는건가 싶네요.
흑..살 책은 늘 넘치죠??

ceylontea 2006-03-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 다 읽었으니 드릴까요? ^^

2006-03-1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17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3-2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읽었는데, 리뷰를...못쓰고 있답니다.(쟁쟁한 분들덕에....)ㅎㅎㅎ

ceylontea 2006-03-2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개비님.. 저야 머 원래 리뷰 잘 안쓰던 사람이라 그렇구요.. ^^ 따개비님은 그냥 종전처럼 쓰시는 것이 좋겠어요..
 

데스 노트 Death Note 7

드디어 데스 노트 7권이 나왔다. 어제 달려가서 사왔는데, 도저히 읽을 시간이 없어서 어제 밤부터 읽기 시작해서 좀 전에 다 읽었다.. 물론 재미있다.. 요즘 내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 만화 중 하나~~!!

이번 권은 느닷없이(6권에서 예견했어야 하나? ^^) 종료 그리고 새로운 전개. 이야기의 전개가 커지는 느낌이~~~ 제발 흐트러뜨리지 말고 이야기의 전개가 잘 가기를 바란다. 그런데 데스~~가 들어가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분위기가 점점 어두워지는 듯..야가미 라이토의 잘 생긴 얼굴 덕에 그나마 환한 느낌이랄까? 그러나 이따금씩 보이는 어둡고 무서운 표정.. 섬찟하당... 에효~~!!

난 사실 무서운 것을 잘 보지 못한다. 이미 예상되는 귀신이나 유령의 등장에 별다른 분장없이 조명만 푸르스름하게 바꿔 나와도 소리를 지르는 인간이다. 이거 절대 오바아니다.. 그냥 내가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데스 노트는 왜 무섭지 않게 읽고 있는 것인지...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

몬스터를 볼 때는 정말 등골이 오싹오싹해서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땐 몬스터를 쌓아 둔 방에 들어가기도 싫었었다는...

여튼.. 다시 데스 노트 이야기로 돌아와서,.. 데스 노트 아직 읽을 만하고, 재미있으며,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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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1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데쓰노트 접었는데 이러심 ㅠ.ㅠ

ceylontea 2006-03-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한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