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질문은 세상에는 여러 여자들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여자만 있다는 생각에서, 그 여자는 종 전체를 위한 엘리베이터처럼 반드시 결혼하고, 번식하고, 남자를 받아들이고 아기를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듯하다. (p16)
내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진실로 랍비처럼 문답할 줄 아는 자가 되는 것, 닫힌 질문에 열린 질문으로 답할 줄 아는 것, 내 내면에 대한 권한을 스스로 가짐으로써 다가오는 침입자에 맞서서 훌륭한 문지기가 되는 것, 최소한 "왜 그런 걸 묻죠"라고 재깍 되물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p19)
감기 걸린 머리로 읽다가 잠시 덮어 두었더니 연결이 되지 않는 느낌이라 다시 처음부터 읽어본다. 다시한번 이 책을, 올해 첫 책으로 감히 고른 나에게 으쓱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리베카 솔닛의 글 몇 장만으로도 왠지 정화되는 이 느낌. 페미니즘 책이지만, 어쩌면 타인에 의해 '하나'의 사람을 '강요'받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 성소수자, 어쩌면 남성, 등등등. 열심히 줄 쳐가며 읽고 있다. 최근에 리베카 솔닛을 발견한 것은, 참 소중한 '득템'임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