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하기 싫어.

11월 마지막날이야. 내가 왜 일을 해야 해? 라는 궤변을 가슴에 품고... (누가 들을까 겁난다, 비연 -,-;)

 

 

요즘 읽고 있는 책.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라서 400페이지짜리 무거운 하드커버 책을 매일 들고 다닌다. 아침에 싸들고 나오면서 생각한다. 이걸 왜 들고 다니니? 그냥 집에서 읽엇! ... 하지만 궁금하고... 심지어 요즘은 왜 이리 피곤한 지 집에서 책을 들고 읽기 시작 땡 하고는 십 분 뒤 쯤엔 자고 있다. 왜 이런 거니 비연. 라고 생각하다가 또 자고. 그렇게 자고 눈 뜨면 아침이다. 어제는 때아니게 모기가 출몰하여 날 물어대는 바람에 새벽 2시쯤 일어났는데... 모기 무는 게 싫어 이 심정보다는, 아니 이 날씨에 모기? 너도 참 애쓴다.. 라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그냥 다시 이불 덮어쓰고 자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번 깬 잠은 수이 다시 오지 않았고... 덕분에 잠을 설친 나는, 아까 점심 시간에 밥도 안 먹고 뻗어 잤다는 거다. 밥.도.안.먹.고...! ㅜ

 

아뭏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 삼천포라는 말을 쓰면 안된다는 이야길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 책은 100페이지 정도 읽었고 꽤 읽을 만한 책이다. 재미있고 관점이 독특하고 아이디어 만빵이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류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이오팜은 거머리의 침에 들어 있는 활성 항응혈제인 히루딘이라는 단백질을 별도로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의료용 거머리 뿐만 아니라 팔뚝만 한 크기에 약 15센티미터 길이의 바늘 같은 입을 먹이에 꽂는 끔찍한 아마존 거머리를 비롯한 다른 종으로부터 여러가지 유용한 물질들을 분리하거나 재합성해낸다. 그러나 의료용 거머리가 여전히 뛰어난 복합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저렴한 데다가 그냥 놔둬도 번식을 잘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침 속의 다른 물질 덕분에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쓰이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국북에 잘 투여된 약물보다 통증과 경직도를 완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거머리를 활용한 아유르베다 의술과 다른 전통적인 의술들이 옳았던 셈이다. (p36)

 

으악. 거머리 요법이라니. 심지어 19세기에는 거머리를 이용한 사혈을 색정증부터 결핵까지 모든 병에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쓰여졌다. 그러니까 상처부위에 거머리를 척.. 갖다 붙이는...ㅜ 그래서 비과학적이며 혐오스러운 역사였으나.. 옛것이 옳은 것이여.. 가 되어 요즘 각광받고 있다니. 심지어 아직도 거머리를 붙인다니. 지금 나오는 것들은 다 새로운 것이다라는 생각을 버릴 수 있는 좋은 사례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옛날 것은 다 비과학으로 치부하기보다, 재발견하여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 거머리에서 확실히 느낌이 오지 뭔가.

 

 

갈수록 좌절과 분노에 휩싸인 제멜바이스는 비판자들을 살인자라고 부르는 편지들을 썼다. 아내조차 그가 미쳐간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47세가 되던 1865년에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그리고 경비들에게 맞아서 생긴 것으로 의심되는 상처가 감염되는 바람에 2주 후에 죽고 말았다. 라마르크처럼 제멜바이스도 죽고 나서 루이 파스퇴르가 세균에 의해 질병이 생긴다는 이론을 발표했을 때에야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 제멜바이스는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옳았다. 그가 말한 '사체 입자'는 해부학 수업에 사용되는 사체에서 번식한 박테리아였다. (p70)

 

 

산부인과 두 개 병동에서 유독 한 병동만 산모들이 많이 죽는다. 제멜바이스라를 의사가 잘 살펴보니, 그 병동에는 의대생들이 아래층에서 시체를 해부한 다음 산모들을 치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에 보이지 않는 '사체 입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게 산모들을 감염시킨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클로르석회라는 용제로 손을 씻은 후 산모들을 대하라고 했더니 산모 사망률이 90%가 줄었다... 이만하면 원인적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될만 한데, 인정을 못받은 것은 아직 '박테리아'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따라서 비과학적이라고 치부되었으며 그저 손 씻는 걸로 해결이 된다는 자체가 너무 쉬워보이는 데다가 잘못하면 의사들의 귀책 사유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였다. 결국 위 인용문처럼 놀라운 발견을 한 의사는 지레 죽었다는... 나중에 파스퇴르가 세균이 있다고 알려준 후에야 맞아! 이렇게 되었으니 살아서 영광을 못 누린 그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고 원망할 밖에... (지못미)

 

이런 내용들이 가득한 책이다. 재미있어 보이죠? ㅎㅎㅎㅎ 근데 왜 진도는 잘 안 나가는 거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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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3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머리 요법은 기생충 요법에 비하면 약과예요. 상처 부위에 기생충을 넣어서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이 있어요. ^^;;

비연 2017-11-30 23:59   좋아요 0 | URL
기생충...ㅠㅠ 으으윽...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