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수상해서인가. 책도 읽혀지지 않는 요즘이다.
<유한계급론>은 1/3쯤 읽었는데 진도가 느릿느릿.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은 한번에 휘리릭 다 읽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반 정도 읽었고. <The Affair>라고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영문판은 영어 안 잊어먹겠다는 핑계로 매일 들고는 다니는데 좀체로 쓱쓱 나가지지가 않는 상태. 40페이지쯤 읽었나. 10%. 그리고 <Axt> 9.10월호도 2/3 정도 읽고 구석에 쳐박아 두었다.
책이라도 읽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세상에서 버티려면 책을 옆에 끼고 살아야 할터. 그러나 마음이 복잡복잡하면 도대체 눈에 글자가 박히질 않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보지 않던 저녁 시간대 뉴스를, JTBC 뉴스시간에 맞추어 매일 쳐다보게 된 '큰' 변화가 있었긴 하다. 그러니까 그걸 볼 지언정 책은 안 보고 있다... 그런 거고.
그래도 신간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일상은 여념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게 유일하게 정상적인 일인 듯.
내가 좋아라 하는 해미시 멕베스 순경시리즈 4권, 5권, 6권이 나왔다. 심심한 내용인데, 계속 흥미를 당기는 건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부지불식간에 이렇게 세 권 연타석으로 나오면 어쩌란 말이냐. 요것은 11월 사기로 (마음속) 예약.
조카가 이제 6학년이라 이제 학습만화가 시들하긴 한데, 그래도 안 사주면 좀 섭섭하고 해서 이 정도는 사주고... 내년부터는 정말 이런 책은 사주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마음이다. 근데 이 책 시리즈는 정말 끊이지 않고 나온다. 대단하다는 생각.
추리소설 정말 재미나게 쓰는 찬호께이가 '공동집필'한 추리소설이라고 한다. 흠. 그냥 혼자 써주세요... 그러고 싶지만, 그래도 어쨌든 내용은 궁금하다. 미스터 펫은 누구인가... 궁금하긴 한데.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 1회 수상자라니까 나쁘지는 않겠지? 기대가 좀 된다.
미야베 미유키의 SF 장편소설 <드림버스터>. 예전에 나왔던 책이 재출간된 건데... 이게 썩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는다. 요즘 미야베 미유키의 글빨이 좀 떨어졌다는 생각도 들고... SF 장편소설이라기보다는 게임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표지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좀 고민 중. 심지어 <불문율>이라는 현대물도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게 현실이다. 현대물, 특히 중단편은 더더욱 흡인력이 떨어져서 말이다. 미미여사의 책은 나오면 무조건 샀었는데, 좀 아쉽다... 고민하게 되다니.
사실 이번에 나온 신간은 <키다리 아저씨>. 같은 출판사인 허밍버드에서 나온 <빨강머리 앤>이랑 같이 사보고 싶다는 생각에. 여자들에게 있어서 이 두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앤과 주디의 그 수다들. 주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들의 성장. 이런 것들이 한창 자랄 나이의 여자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두고두고 마음에 따뜻하게 자리하게 된다. 아마 지금도 그렇지 않을까.
다시 읽어보며 그 때의 감흥을 느껴보고 싶다.. 라기보다는 지금 또 자세히 읽으면 기분이 어떨까.. 라는 게 더 궁금해지는 책들.
아. 오늘은 여기까지. 다시 보니 그냥 '재미있다' 라는 책 밖엔 안 올렸네. 마음이 무거우니 가벼운 책들에 눈이 가는 모양이다. 그러면 그런 대로 일단 골라 보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