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캔 했습니다. 아사히. 웃기게도 이거 고르면서 <밀정> 이런 영화 보고 울분에 찼으면서도 일본 맥주를 고르는 너는 뭐니. 라는 자괴감이 잠시 스쳤지만, 그냥 내 개인 취향에 충실하자 라고 생각하며 골랐습니다. 고구마 말린 안주도 함께 샀습니다. 걷기 운동하고 오는 길이었고, 이거 먹으면 오늘 아니 지난 주 걸은 거 다 헛것으로 될 지 몰라... 라는 생각에 아주 잠깐 갈등이 생겼더랬죠. 하지만, 이거라도 안 마시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지난 한주 운동한 거, 버리기로 했습니다. 먹고 나니, 버렸다는 게 실감나네요. 몸이 막 붓는 느낌입니다. 요즘 술을 먹지 않아서 더 그런가 봅니다.
요즘, 세상이 왜 이런 건가요.
오늘 본 뉴스 기사만 봐도.... 하나하나 속이 먹먹, 아니 답답해지는 걸 어쩔 수가 없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가족들의 통탄함을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제발 부검 따위 하겠다고 경찰들 몰려있는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대포 때문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으면 그냥 얘기하세요. 부검하고 얘기하나 안 하고 얘기하나 사람들 받아들이는 건 같습니다. 위암으로 죽을 때 사인은 대부분, 영양실조 같은 거에요. 그렇다고 암으로 죽은 게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농림부장관 해임안 건의한 것이 발효도 되기 전에 거부당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의 명복을 빕니다.
생각하면 창조경제, 창조적 혁신의 시대라서 그런가 봅니다. 남들이 안하는 것들을 '창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 역사책에 다 쓸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신문에선 레임덕 막으려고 그런다던데, 뭘 했어야 레임덕도 있는 거지, 그냥 계속 이래왔는데 갑자기 무슨 레임덕이냐는 거죠. 측근들 비리 터지니 그런 거겠죠.
가급적, 정치적 발언 같은 건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정말 참기가 힘들다는 생각에 끄적거려 봅니다.
역사는, 그냥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음을.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걸, 기억해야 할텐데.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전생애를 걸고 덤벼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서 지금이 왔음을... 기억해야 할텐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속 터져서 라면이라도 한 사발 먹고 싶은데 꾹 참고... 자렵니다.
라면까지 먹고 속이 그득해지면... 육성으로 욕이 터질 지도 모르니. 꾹 참고. 나이가 드니 이젠 욕이 밖으로 막 튀어나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