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지?
이 책을 내가 예전에 읽었었는데... 그러니까 내용이... 흠흠.... 나이가 들수록 했던 일의 반복이라 짧아진다 했던가... 이건 뭐 읽어도 기억이 잘 안나네. 암튼간에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을 가졌던 건 기억하고 있다.
정말... 나이의 곱하기 2배만큼 시간이 흐른다고 하더니. 눈 감았다가 뜨면 하루 한주 한달이 지나가 있다. 하루하루는 엄청 slow slow 한데 어느 새 이렇게 31일을 찍고 있다. 뭔가 허전하고 암담하고 막막하고...
이제 6월인데 말이다. 올해는 정말 한 일이 없다. 계획했던 일들도 다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있고 다시 계획 짜기도 귀찮고... 그냥 이렇게 어영부영 지내다 2016년 홀랑 가면... 참 허무하겠지? 싶으니 더 암담.
최근엔 너무 바빠서(바쁘다는 말 그만 하기로 했는데 ㅜ) 책 읽을 시간이 정말 없었다. 어제에야 겨우 끝낸 책이 있고.
찰스 디킨스의 이 책. <오래된 골동품 상점>. 700페이지가 넘다보니 다 읽는데 시간이 꽤 흘렀다. 게다가 문장 넘어갈 때마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주석들이 붙어 있어서 책 뒤로 갔다가 다시 왔다가를 반복. 주석은 해당 페이지에 그냥 넣어주면 안되겠니...
고전은 고전인 것이, 중간엔 꽤 지루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아련해졌었다. 착한 넬의 운명이 마음 아팠고 나중에야 밝혀진 할아버지의 인생도 마음 아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킨 마지막 장에선, 괜한 후련함이나 안도감이 있었고.
요즘은 정말 고전을 읽고 싶다. 요즘 나오는 책들이 싫다는 얘긴 아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접하고 싶다는 생각. 변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 그런 거다. 그래서 사다놓고 지금 먼지만 쌓이고 있다.
유월초에 연휴가 있고 휴가를 하루이틀 붙여서 좀 긴 호흡으로 갈까 생각 중이다. 사실 베트남이나 어디나 여행을 가려고 했었는데, 엄마가 여행을 가신다 하고 그래서 아빠 밥을 해야 하고... 조카는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고... 그래서 흠. 나의 여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뒹구르르 하는 걸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이번 연휴는 독서의 연휴로 잡기로 결심. 스마트폰을 끄고 책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연휴에 읽을 책들을 하나하나 선정 중이다...ㅎㅎ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일단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줄리언 반스의 <용감한 친구들> 이다. 줄리언 반스는 요즘 한강 작가가 받은 맨부커상을 일찌감치 수상한 작가이고...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글을 쓴다. 이번엔 아서 코난 도일의 오마쥬라니. 2권짜리라 좀 길긴 해도 일단 손에 잡고 읽고 있다.
이 책은 연휴 전에 다 읽어야지. 적어도 1권이라도.
아 졸려. 커피나 한잔 먹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