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달인이라는 게 백만년 만에 되고 나서...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올해 내가 책을 얼마나 읽었나... 드러누워 생각해보았다. (이럴 땐 꼭 드러누워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된다...이히힝)

 

아. 돌이켜보니 정말 책을 안 읽은 한해였다. 변명하자면 끝도 없다...

 

뭐... 일이 많았다. 이건 언제나 하는 변명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바쁘고 다녀와서는 씻고 자기 바빴다 라는 흔해빠진 직장인의 변명. 그럼 주말엔 뭐햇니. 라고 물어보면... 잤어요 라든가... 일드 봤어요... 그러고보니 일드는 엄청 봤다. 머리 굴리기 싫고 그런다고 잠은 안오고 그럴 땐 스맛폰을 치켜들고 일드를 켜곤 했다. 그런다고 일본어가 마구 늘었다.. 라고 한다면 그나마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어요.. 위안은 할 수 있겠지만.. 는 건 자막읽기? (ㅠ) 자막 빼고 보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뭔가 답답함을 금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거지. 내가 좋아하는 일드는 더더군다나 스릴러물이라 뭐라고뭐라고 전문용어 나오면 이건 뭥미? 하긴 일쑤라.

 

또 무슨 변명을... 7월 이후로 몇 달간은 멘붕상태라 아무 것도 '안' 했다가 맞겠다. 세상에 의미는 없었고 그래서 그저 걸었다. 다이어트에 열중했다. 살은 많이 빠졌다, 사실. 그게 나의 소기의 성과라면 성과랄까. 걷는다는 건... 나중에 또 얘기할 때가 있겠지만, 참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걷는 거라면 몸서리치게 싫어했던 내가 이제는 강남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게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틈만 나면 걸어서 택시비 쓰는 게 많이 줄었다. 좋다. 하지만, 어쨌든 책은 못 읽었다.

 

10월 이후론 열중할 일이 하나 생겼더랬다. 회사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무심결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게 꽤 재미났다. 뭐냐고? Save the Children에서 하는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한 거였다. 털실뜨기라니. 너랑은 넘 안어울려.. 라고 주위 사람들은 얘기했지만, 내가 보기보다 그런 데 관심이 많다는 것. 나만 알고 있나? ㅡㅡ+ 잘 하진 못해도 잘 하고 싶어하는 건 있다.

 

 

 

 

 

이게 나의 첫 작품이었다. 지금 이렇게 시작해서 4개까지를 떴고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하하. 하노라면 이게 시간도 잘 가고 다른 일, 말하자면 일드 시청 같은 것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자꾸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세상 살면서 하나라도 의미있는 일 좀 해봅세.. 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그 어느 곳에서인가 이 모자로 생명을 유지할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뜨게 된다.. 라는 이야기.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요기 ↓)

https://www.sc.or.kr/moja/campaign/guide.do?_C_=825&NaPm=ct%3Diil4525c%7Cci%3D0u80002iHBLkAFW4004C%7Ctr%3Dsa%7Chk%3Dedc1f101d325b373b24a8b3fcd7b78094fda9db4&NVKWD=%EC%84%B8%EC%9D%B4%EB%B8%8C%EB%8D%94%EC%B9%A0%EB%93%9C%EB%9F%B0%EB%AA%A8%EC%9E%90%EB%9C%A8%EA%B8%B0&NVADKWD=%EC%84%B8%EC%9D%B4%EB%B8%8C%EB%8D%94%EC%B9%A0%EB%93%9C%EB%9F%B0%EB%AA%A8%EC%9E%90%EB%9C%A8%EA%B8%B0&NVAR=PL&NVADID=154756315+0u80002iHBLkAFW400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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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러느라 책 읽는 게 무지하게 게을렀던 한 해였다 라는 변명들을 늘어놓게 되는... 을미년 크리스마스 날이다. 내년에는 좀더 읽어야지.. 하며 알라딘을 뒤지고 있는... 집에 쌓아둔 책들은 어쩌고 왜 자꾸 새 책들을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는 지 말이다.. 병이다 병..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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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2-2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모자뜨기...
저도 친구따라 몇개 떴었는데...
참 착하신 비연님 메리 크리스마스^^

비연 2015-12-25 18:1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착하다고 하시니 막 민망요..^^;;;
이거 매년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