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책을 중고서점에 내놓아야지 하고 결심한 게 몇 달은 된 거 같은데... 쌓여 있는 책들 속에서 내놓을 책을 고르는 게 넘 버겁게 느껴진 나머지 자꾸 미루기만. 덕분에 처분은 안하고 계속 사기만 해서 이제 책장이 휘어지기 일보직전. 뒤에 꽂힌 책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덕분에 '또' 사는 책도 있고.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은 정리를. 하면서 또 산 오늘의 책들.
어제 그냥 하권까지 사오는 거였다. 마츠모토 세이초의 뻔한 스토리전개임에도 불구하고 그 문장이 주는, 그 상황이 주는 긴박함 때문에 하권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 상권을 다 읽었는데 하권이 내 손에 없다니! 초조 불안으로 떨린다 떨려...
데니스 루헤인의 <더 드롭>이란 책은 예전부터 찜만 해두고 계속 사지 않아온 책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책을 집착적으로 읽던 시기도 있었다. <살인자들의 섬>이나 <미스틱리버>도 좋았고 켄지&제나로 시리즈도 좋았고. 어쩐지 그런 책들 아니면 안 고르고 싶어지는 건 왠 묘한 심정인 것인지. 암튼 이 책. 오늘은 문득 눈에 띄어서 사자. 싶어 그냥 장바구니에 콕.
사촌 형 마브와 함께 술집을 대리 운영하고 있는 밥. 사실 그 술집은 지역 갱단의 자금 이송처로 활용되는 '드롭' 중 하나로서, 중요 시기마다 갱단의 돈이 들어온다. 그러나 어느 날 복면의 강도 둘이 들어와 갱단의 돈을 털어가고, 밥과 사촌 형 마브는 갱단에게 죽을 위기에 처한다. 더군다나 '드롭'의 냄새를 맡고 집요하게 들러붙는 형사와 밥의 약점을 붙잡고 거액을 요구하는 사이코패스 에릭까지 가세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결말로 치닫는다. <알라딘 책 소개> 中
이 책을 사는 내 마음은 몹시 쓰리다. 로마 시리즈는 나오는 것마다 족족 사고 있지만, 그 방대함으로 인해 표지를 넘긴 것도 얼마 안된다는 거다.
요것들 말이다. 그래서, 이 <로마의 일인자>가 나왔을 때 불쑥 사려고 손을 뻗는 날 억지로 잠재우고 계속 눈팅만 하고 있었다 이거지. 그러나 그러나. 볼 때마다 사고 싶어지는 걸 어쩌란 말이냐. <로마제국 쇠망사>는 넘 어렵고 6권이나 되니 언제 읽겠어. <몸젠의 로마사>를 읽기 전에 좀 가벼운 걸로 워밍업 하는 것도 괜찮겠어.. 스스로를 막 설득하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주문. 으흑.
노벨문학상을 탔다고 해서 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원래 이런 르뽀 형식의 글에 관심이 많다. 알았으면 사보았을 거야.. 라는 종류의 책이라는 거다. 노벨문학상 탄 작가의 책을 산 것도 꽤 오랜만이네, 그러고 보니. 어쨌든 어제 서점에서 대충 뒤적여보니 상당히 흥미가 생기는 책이었다. <중세의 길거리의 문화사>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의 관심사 중의 하나다. 특히, 난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이런 류의 책에는 더더욱 관심이 많다. 우리도 우리의 언어로 공부한 것들을 계속 글로 책으로 남기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전문가이면서 글재주도 있고 관점도 괜찮은 이런 글을 쓰는 문화를 독려해야 한다... 라고 나혼자 호기롭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건 시리즈로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카에게 사주는 책들. 지난 번에도 말했던가. 이제 내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주는 건 올해까지만 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알라딘 상품권을 주고 알아서 사라고 해볼까 싶다. 이제 6학년이니까 그럴 때도 되었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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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샀어... 했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또 몇 권 안된다. 그래서 책을 자꾸 사게 되나 보다. 여하간, 책을 한번 정리는 해야 한다. 예전엔 책을 내놓는 게 너무 싫었었다. 내 책인데. 그런 소유욕이 컸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 책장에만 꽂힌 책들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수 있도록 유통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내가 내놓기 싫고 제목이라도 봐야 마음이 놓이는 책들이 아니라면 중고책으로 내놓고 다들 싸게 책을 구입해서 읽도록 하는 게 맞다. 11월에는 책정리를 꼭 실현시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