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이상하게 지출이 많았다. 세금도 내고 보험료도 내고 뭐 그래서 그런 듯 하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불필요한 지출은 없었는데 가계부를 들추니 허걱...이다. 덕분에 책을 주문해놓고서는 무통장 입금을 하루나 미루었었다. 아. 담달에 할까? 이거 이번에 꼭 사야 할까?... 고민... 하다가 책도 못사는 인생을 나의 인생이라 할 수 없다 싶어서 그냥 질렀다.

 

그런데... 어라? 메세지가 바로 왔다. 입금액이 모자란다네.. 흠? 하면서 들어가 보니.. 세상에. 정신없는 비연. '백원'을 덜 입금한 거다. 아 정말 짜증이지 뭔가. 100원 입금하려고 다시 인터넷 뱅킹할 거 생각하니 그것도 짜증이지만, 정말 정신머리를 어디에 두고 사는 거야 라는 내 자신에 대한 짜증이 더 컸다. 그래서 에잇 하면서 핸드폰 닫고 잊어버리고 있는데 곧 메세지가 다시 날아왔다.

 

"주문 부족액 100원 마일리지/적립금 차감적용후 출고됩니다. 감사합니다."

 

센스쟁이 알라딘. 기분이 확 풀어짐을 느낀다. 그래그래. 알아서 그렇게 해준다니 참 고맙지 뭐야. 이럴 땐 사람 정말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니까. 끄덕끄덕.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달 2회차로 지른 책이 이런 거다 이거다. 큭큭.

 

 

*

 

 

맨날 소설만 읽어대는 것 같아서 잠시 소설을 접고 있었는데, 추석연휴를 맞아 집구석에서 읽을만한 소설을 구입해야 겠다는 강렬한 열망이 생겼더랬다. 그래서, 그동안 눈여겨보아 두었던 책 두권 주문.

 

한 권은 스릴러. 북유럽 스릴러. 어느 사이에 북유럽 작가들의 스릴러가 굉장히 크게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그 분위기나 내용이나 내가 즐겨해 마지않는 것들이고. 이 작가는 (2인조라지?) 이번에 처음인.. 줄 알았는데, <살인자가 아닌 남자>를 이미 읽었네.. (이 못난 기억력..) 책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아서 기대가 크다. 추석 밤에 보름달 바라보며 와인 한잔에 이거나 읽어야겠다고 애초에 찜이다. 흠. 말해놓고 나니 기대가 더 된다.. 냐하하.

 

이언 맥큐언. 몇 권인가 책을 읽긴 했는데. 나쁘진 않았는데...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매번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한권 주문한 건... 질적으로 읽어둘만한 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서이다.

 

소설은 가사부 판사인 피오나가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오랜 세월 다른 사람들의 가정사를 굽어보고 조언을 해주는 입장이었던 피오나는 자신 역시 그들과 같은 혼란에 빠지게 되자 당혹스럽기만 하다. 그와 동시에 피오나는 여호와의 증인인 한 십대소년의 생사가 걸린 재판을 맡게 된다. 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그의 종교가 금지하고 아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수혈을 강제로 집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인데… (알라딘 책 소개글 中)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책방 관련 책들. 요즘엔 책방/서점 이야기한 책에 완전히 꽂혀 있어서 나오는 족족 사모으고 읽고 있다. 뭐랄까. 읽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내가 마치 거기 가 있는 양. 내가 마치 거기 서점 주인이라도 된 양. 최근에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오는 건 그냥 붐인 건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다 차치하고 나는 대환영이다. 책이나 책방/서점에 대한 글은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친근하게 하고 책을 읽게 한다. 최소한 책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오케이니까.

 

 

 

 

 

 

 

 

 

 

 

 

 

 

 

 

 

 

 

 

역사책은 꾸준히 모으고 있는데, 읽기가 쉽지 않다. 양이 많아서 선듯 손이 내밀어지지 않은 게 가장 큰 것 같다. 읽으면 쭈욱 계속 읽고 싶은데, 그게 안 될 것 같으니 자꾸 미루게 된다. 이번에 산 책들부터는 다시 시작해볼까 싶기도 하고. <한국건축, 중국건축, 일본건축>은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분야이다. 여행을 다녀보면 같은 아시아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에도 조금씩 보이는 미묘한 차이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참에 어떤건가 좀 자세히 알고 싶다.

 

<세계사 I>은 시리즈물이지만 우선 첫 책부터 사 본다.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많이 얕아서 늘 고민이다. 고민까지야? 라고 하지만, 사실 교양의 가장 기본은 역사인데 난 세계사를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세계사 선생님이 첫시간 한번만 들어오더니 이건 입시와 상관없으니 다른 과목 공부하세요 라고 하며 나갔었다. 그러니까 나의 세계사 실력은 중딩 실력이다 이거다. 부끄... 그간 책을 여러권 읽고 교양을 높이고자 애를 써왔으나 뭔가 체계적이지 않은 느낌? 더 나이들기 전에 좀 자세히 제대로 알고 싶다.

 

<빈곤을 착취하다> 또한 내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제목부터가 강렬하지 않은가. 소액금융이나 대출 등이 한참 인기를 끌었고 그걸 만든 사람은 노밸경제학상인가도 탔지만, 최근 그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

 

 

 

조카를 위해 산 책이다. 5학년이지만 아직 만화를 좋아해서 계속 사주고는 있다. 만화를 읽는 건 반대하지 않으나 이제 사춘기에 접어드는 우리 조카의 독서 타입에 대해 나혼자 고민하는 중이다. 어떤 책을 안내해줄까. 어떤 책을 좋아하는 지 같이 서점을 다니면서 책을 고르게 할까. 그냥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주는 건 이제 효과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한번 조카랑 얘기해봐야겠다. 뭘 원하는지.

 

 

 

 

*

 

 

살 때 더 주문할 걸. 왠지 부족하게 느껴지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