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나 회사.

 

휴가 받을까 하다가 일도 있고, 연휴 끝나는 월요일에 휴가를 받아야 해서 (눈물을 머금고) 오늘은 출근. 그러나 비도 부슬부슬 날씨도 흐릿 게다가 쭈욱 노는 날 전날이라 사람들도 드문드문. 일이 될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아침부터 커피 한잔에 알라딘 도닥도닥.

 

요즘은 뭔가 계속 읽고는 있는데, 신년계획이 무색하게, 알라딘에 글은 못 올리고 있다. 흑. 왜? 가끔 먹는 술로 이삼일 진이 빠져 있는 날들이 좀 있어서인지도. 이상하게 술만 먹으면 정신이 헤롱헤롱한다. 그러니까 예전 어렸을 때 (젊었을 때?) 먹던 양을 내 주량이라 착각하고 생각없이 퍼부어대서 그런 모양이다. 자제해야지. 나이도 있고. 그러나 이미 이미지 각인되어 버려서 좀 난감하긴 하다. 회사에서는 그러지 말아야지 늘 결심이란 걸 하는데 말이다. 맨날 만나는 사람들이니 이들과의 술자리가 잦을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러니까 술을 끊어야 한다.

 

.. 라면서도 술자리를 가끔씩 바라는 건, 내가 술을 좋아하는 걸까? 흠냐.

 

 

 

 

 

 

 

 

 

 

 

 

 

 

 

 

 

 

 

최근에 이 시리즈 다 읽었다. 독일문학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매번 읽을 때마다 실패하더라는 말이지.. 읽을까말까 망설이다가 읽기 시작했던 책인데 나쁘지 않아서 쭈욱 다 읽어버렸다. 올리퍼 푀치가 자기 조상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다니. 그러니까 그의 조상은 사형집행인이었던 거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망나니의 자손. 그걸 그대로 소설로 다 쓰는 이 사람은 멋짐. 우리나라 같으면 망나니가 내 조상이요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여기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사형집행인인 야콥 퀴슬이다. 딸인 막달레나도 특이하고 그 남자친구인 지몬이라는 의사는 더더욱 특이하지만, 그래도 야콥 퀴슬이라는 캐릭터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등장인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사형집행인의 아들이고, 아버지가 사형시킬 때 술먹고 자꾸 실수하는 것에 분노한 군중들에게 돌팔매질로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고 난 사형집행인 안해. 하면서 전쟁 나갔다가 더 끔찍한 장면들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인 후, 이게 내 운명인가봐 라든가, 차라리 사형으로 사람을 죽이지 라는 심정으로 고향인 숀가우로 돌아와 사형집행인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큰 덩치에 무서운 얼굴, 막 내뱉는 말의 소유자이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사람을 살리는 방법도 알게 되는 것인지. 각종 약초와 진기한 풀들을 가지고 신통방통한 약을 만들어 암암리에 팔고 의사보다 더 인체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지몬이 늘 부러워마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상적인 인물이라니. 세번째 책까지 읽으니까 그의 과거들이 드러나고... 그래서 좀 가엾다는 생각도 드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것은, 그저 힘세고 능력있고 멋지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연민을 자아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그것은 실제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암튼간에, 4번째 책까지 나와 있다니 그것도 얼른 번역해서 내세요. 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좀 잔인하고 옛날 유럽의 욕지기나는 뒷골목을 너무 구체적으로 묘사해서 중간중간 스킵해서 읽기는 하지만, 근간에 나온 역사추리소설 중에 괜챦다 말할 수 있는 책이라서 말이다.

 

*

 

내일부터 연휴동안 휴양지로 놀러가는데, 무슨 책을 가지고 갈까 고민 중이다. 여행 가기 전에 책을 고르는 재미란, 여행의 즐거움을 갑절로 늘리는 그 무엇이다. 두 권 정도 가져갈 거니까 머리 식힐 수 있는 것으로 자다말다 볼 수 있는 것으로 골라봐야지. 냐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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