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일드는 다른 때와 다르게 흥미진진한 게 많아서 챙겨보기 힘들 정도이다.
*
1. 앨리스의 가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525/pimg_7751571731015325.jpg)
우에노 주리와 오다기리 조의 조합이라는 것부터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노다메 칸타빌레>이후 그다지 확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던 우에노 주리가 급부상한 드라마라고나 할까. 의사인 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한 소녀가 의료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것에 더하여 아버지의 명예까지 실추된 것에 분노하여 의사가 되고 그 병원에 들어가 진상을 파헤치며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십오년을 하루같이 그 주변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관리하며 산 그 소녀의 어른 모습을... 우에노 주리가 잘 소화해내고 있다. 뭔가 인생에서 많은 것을 포기한 자의 눈빛.
2. MOZU ~ 때까치 우는 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525/pimg_7751571731015329.jpg)
내가 좋아라 하는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카가와 데루유키가 나와서 일찌감치 보려고 찜해둔 드라마였다. 재미있긴 한데... 너무 잔인한 게 흠이다. 거의 괴물같은 살인마가 나오니 말이다. 공안 경찰의 에이스인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역시 공안 출신이었던 아내와 딸 하나를 두고 행복했었는데 어느날 딸이 죽고... 힘들게 살다가 도심 지역의 폭발사고로 아내마저 잃으면서 그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그 와중에 경찰이 끼고 살인마가 끼고 뭐 이런저런.
3. 스모킹 건 - 결정적 증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525/pimg_7751571731015333.jpg)
대문짝만하게 보이는 주인공은 카토리 싱고. 목소리가 무지하게 거슬리는데, 주연이다 매번. 하긴 연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목소리는 정말 거슬린다..ㅜ 주인공은 괴팍한 성격의 경찰 과학수사 쪽에 근무하던 사람이었는데, 동료로 들어온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둘이 결혼을 할까 말까 하는데 어느날 창고에서 두 사람이 발견되었고 주인공인 카토리 싱고는 겨우 살았으나 여자는 죽어 있더라. 그런데 카토리 싱고가 그 잠깐의 시간을 잊어버렸다.. 그러니까 그 흔한 기억상실증. 결국 민간과학수사연구소로 나오게 되고 거기서 다른 사건도 해결하면서 이 사건의 비밀도 하나씩 밝혀나간다 라는 이야기. 조금 일본 드라마스러운 억지가 있긴 한데 (가끔 오금이 저린다..) 볼 만은 하다.
4. BORDER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525/pimg_7751571731015335.jpg)
이번 분기에서 가장 재밌는 드라마 중 하나이다. 우리의 오구리 슌이 나온다는 거고 얘는 갈수록 멋져 진다는 거다. 오구리 슌은 촉망받는 경찰인데... 어느 사건에 휘말려서 머리에 총알이 박힌다. (윽) 겨우 살긴 했는데, 좀 위험한 부위에 박혀 있어서 총알을 제거하지 못하고 갖고 살게 되는데 (끔찍)... 그 이후로 죽은 사람이 보이더라 이거다. 사건 현장에 가면 귀신이 지긋이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건의 진상을 알려준다. 오구리 슌은 거기에 맞춰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고 결국 그건 정의의 사도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 문제가 되는 분위기다..
*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있지만 여기까지. 근데 알고 보면 다 복수 얘기 아니면 경찰 얘기, 그리고 귀신/살인마 애기다. 좀 로맨틱한 일상적인 드라마보다는 이런 드라마들이 더 인기다.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듯. 경찰이 나오고 거기에 음모가 얽히고 살인이 일어나고 거기에 복수가 가미되기도 하고. 세상 사는 게 힘들어져서일까. 재미나게 보다가도 사실 좀 씁쓸할 때가 많다.
여러가지 나쁜 일들이 많아서인지 나도 너무 슬프거나 너무 낭만적인 내용에 관심이 많이 줄었다. 그러니까 나쁜 사람이 응징받는 내용이 좋고 그래서 좀 웃기고 유치해도 그런 내용을 보게 된다. 경찰의 정의 구현이 드라마나 영화에서라도 나타나면 좋고 ... 그래서 남녀의 사랑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은 저쪽 구석에 쳐박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뭔가 죄책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렇게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니... 참 힘들고 힘든 세상이다. 일드를 재미나게 보면서도 이런 생각이 항상 머리에 붙어 있다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