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알리는 책, 박쥐. 다 읽었다. 

 

아마도 20대의 해리 홀레. <스노우맨>에서의 그 지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좀더 액티브한 모습이 보인다. 요 네스뵈가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가서 이 책을 썼기 때문에 배경도 오스트레일리아고 그 곳의 역사적 배경과 맞물린 살인사건들이 일어나는 데에 해리 홀레가 뛰어들게 된다.

 

사실 흥미로운 캐릭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버리진 형사인 앤드류 켄싱턴. 상당히 재미있는 것이 예전에 백인의 피가 섞인 아이들을 '미개한' 원주민 가정에서 구출해 문명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부모에게서 격리시켰던 적이 있었다 한다. '도둑맞은 세대'라고 불리는 이 아이들은 대부분이 정체성 혼란에 빠져서 피폐한 삶을 살았다고 하고. 별 그지같은 정책이었다. 이런 걸 어디 가서 보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요 네스뵈는 이들의 아픈 역사도 함께 묘사하고 있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전해지는 전설 같은 것들을 전면에 내세워 신비로움도 자아낸다. 앤드류 켄싱턴 형사는 그 핵심에 있는 사람으로 인간적이고 뛰어나고... 그 아픔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이었다.

 

고대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설인 왈라와 무라, 버버의 이야기는 매력적인 것이었다. 이 책의 소제목들도 이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아주 먼 옛날에 왈라라는 전사와 무라라는 아가씨가 사랑에 빠졌는데, 왈라가 무라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지참금으로 바칠 전리품을 가져오기 위해 잠시 떠난 순간, 무라가 잔치에 쓸 꿀을 따러 갔다가 황갈색 거대한 뱀인 버버에게 목숨을 잃게 되고. 돌아온 왈라는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버버를 이겨낼 방법을 찾아내서는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 앤드류는 말한다. 교훈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사랑은 죽음보다 더 신비롭다. 그리고 뱀을 조심해야 한다."

 

이야기는 점점 비극으로 치달아 가고 알콜중독자로서의 해리 홀레가 등장하게 된다. 사건이 해결되었으나 남은 것은 상처뿐. 해리는 높은 곳에서 생각한다.

 

어쩌면 그녀의 선택이 옳았을지도 모른다. 약통이 비어 있었던 걸 보면 적어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일말의 미련이 없었던 것 같았다. 어차피 언젠가는 끝이 나야 했다. 언젠가는 그때가 올 터였다.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이 세상을 떠나려 하는 건 소수의 사람들이 가진 자만심, 즉 나약함 때문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4500피트.

다른 사람들은 그저 살아남을 만큼 나약했다.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은 사람들. 아니, 어쩌면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은 사람들 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까마득한 저 아래 사는 모든 사람... - pp451

 

 

 

 

 

맨날 모자 뒤집어쓴 사진만 있어서 찾아보니 요 네스뵈는 이렇게 생겼더라. 우리나라 나이로 55세. 뮤지션이자 경제학자이자 소설가. 해리 홀레 시리즈의 작가. 멋쟁이. 항상 사회의 약자에 대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점이 맘에 든다. 해리 홀레 시리즈는 지금까지 10권이 나왔다 하고 번역은 5권이 되었다. 이제 다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만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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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Hole Series

 

Harry Hole #1. The Bat.

 

 

 

 

 

 

 

 

 

Harry Hole #2. The Cockroaches.

 

 

 

 

 

 

 

 

 

Harry Hole #3. The Redbreast

 

 

 

 

 

 

 

 

 

Harry Hole #4. Nemesis

 

 

 

 

 

 

 

 

 

 

Harry Hole #5. The Devil's Star

 

 

 

 

 

 

 

 

 

Harry Hole #6. The Redeemer

 

 

 

 

 

 

 

 

Harry Hole #7. The Snowman

 

 

 

 

 

 

 

 

 

Harry Hole #8. The Leopard

 

 

 

 

 

 

 

 

 

Harry Hole #9. Phantom

 

 

 

 

 

 

 

 

Harry Hole #10. Po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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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03-03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가끔 이런 리스트를 만들다보면 물만두님 생각이 난다. 모든 쟝르작가들의 연도별 작품들을 이렇게 올려주곤 하셨었는데. 한번도 실물로 본 적 없음에도 참 안 잊혀지는 물만두님.

알케 2014-03-0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스뵈는 번역자 노진선씨께 감사인사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레오파드를 영문판과 한국어판 번갈아 읽었는데 노진선의 번역이 참 좋더군요. 위화감없는 번역...

비연 2014-03-06 10:2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정말 번역자를 잘 만난다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