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자체에 그닥 관심이 없다가 어제 뉴스에서 많은 출판사들이 알라딘에 도서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보도를 듣고 화들짝 놀라 좀 찾아보았다. 나야 도서할인율에 상관없이 책을 사대고 그걸로 책장이 휘어지는 아픔까지도 감내하는 족속이므로 할인율을 어떻게 제한하든 관심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도서정가제라는 게, '신간'(발행일로부터 18개월... 이걸 신간이라 할 수 있는 지 잠시 생각..)에 한 해 10% 할인이 가능하고 '구간', 그러니가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책에 대한 할인율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던 것을 '신간'과 '구간' 상관없이 10%로 하자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움직임이 있는 모양이다. 출판사에서는 출판문화의 부흥과 동네서점의 부활 등등.... 말을 하고 있는데, 암튼 내재적으로는 출판업계가 살기 힘들다 뭐 이런 애절함(?)으로 호소하는 느낌.

알라딘에 미운털이 콕 박힌 건, 사이트에 정면으로 '도서정가제에 반대합니다' 라고 떠억 하니 붙여놓아서인 것 같다. 그러니까 반대하면 반대하지, 그걸 조장한다는 오해 인지 이해 인지를 불러일으킨 것. 말하자면, 출판사에서 도서공급을 중단하는 건, 괘씸죄에 해당하는 벌인 셈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책 사는 거 읽는 거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게 참 허무하게 느껴지는 논쟁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사네 죽네 하는 문제니 가볍게 얘기하기도 그렇고. 또... 이 사안이 그리 간단한 문제로는 보이지 않아서 뭐라 토를 다는 것도 겁난다.

다만, 알라딘 서재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즐겨찾기하는 분들은 대부분) 흥분하는 대목은, 출판사가 소비자를 볼모로 장난친다 는 것이고, 나도 동감이다. 합의하는 과정이 지난하더라도 책을 읽고 싶고 그 통로로 알라딘이라는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버리면 안되지 않는가 싶다. 알라딘에 책을 안 주면, 그 책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우리같은 사람들만 불쌍해지는 거 아닌가?

다른 데 가서 사... 라고 쉽게 말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난 알라딘만 주로 이용한 지가 10년 쯤 되었고 아침에 출근해서 한번, 점심 먹고 한번, 퇴근하기 전에 한번, 이렇게 수시로 들락거리며 사이트를 확인해온 지가 오래 되었단 말이지. 따라서 여기서 발견한 책은 여기서 사게 될 수 밖에 없는 거니까. 근데 내가 좋아라하는 많은 출판사들이 (지금은 10여개인데 70개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책을 안 준다니. 켁. 덕분에 사고 싶은 책 고르는데 출판사부터 확인하고 있다.

 

알라딘을 고집하는 이유는 너무나 주관적인 것일 뿐. 이 일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 출판업계 어려운 거 알고 있고 책 읽게 만드는 거 어려운 것도 잘 알고 있고... 그러니까 도서정가제 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머리가 복잡하다. 동네서점 죽는 건, 책이 할인되어서가 아니라 동네서점에서는 책이 안 팔리기 때문이 아닐까. 동네서점에는 참고서만 판다. 난 동네서점에서 참고서와 약간의 베스트셀러 이외에 파는 걸 본 적이 별로 없다. 가격으로 따진다면 중고서적도 팔면 안된다. 새 책을 안 사면 출판사가 손해니까... 에궁 복잡하다. 멀미난다...

암튼, 제발 빨리 출판사의 공급중단 이런 건 풀렸으면 한다. 이건 너무 고통이라고!


 

뱀꼬리) 오늘 누가 책 사준다고 해서 이거 골랐다. 다행히... 공급중단 출판사는 아닌 듯?

(문학동네, 그렇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3-01-2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급중단이라는 게 아니라, 직거래를 안 한다는 거지요.
알라딘이야, 도매상에서 갖다가 쓰면 될 노릇이랍니다.
직거래 안 하고 도매상에서 사다 쓰면
공급율이 5%나 10%는 올라갈 테고,
예전처럼 마일리지나 적립금을 함부로 못 주겠지요.

비연 2013-01-25 08:0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신문 지상에서 공급중단이라는 말을 써서 그대로 썼더니...
암튼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여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