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심란한 시절엔,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이 무슨 역설이란 말이냐...) 글이 좋다. 이 책 저 책 뒤적이다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을 꺼내본다. 인생의 낮잠.
수많은 인연들 속에서 범상치 않은 의미를 찾아내는, 그렇지만 그것을 대단하게 장황하게 엮어내지 않고 그저 그런 일상으로 묘사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에 뭔가 남길 줄 아는 글재주를 가진 이는 흔치 않다. 후지와라 신야가 그 중 하나라는 생각.
.... 이 책을 고른 건 그런저런 이유도 있겠지만,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다. 팽팽하게 당겨진 신경줄에 뭔가 여유로움을 선사해줄 것만 같은 저 강아지의 나른함... 이 좋아서.
11월이 지나고 좀 정신을 차릴 즈음이 되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레미제라블> 5권을 정독하리라 생각해본다. 계속 날 쳐다보는 폼이 읽어주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