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0 - 미국 : 미국인 편 먼나라 이웃나라 10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먼 나라 이웃 나라....교양만화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이 만화시리즈를 제대로 잡고 읽어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예전에 친구 집에 놀러가면 아이들을 위해 사둔 책들을 훑어본 적은 있어도 내 돈 주고 직접 사서 시간을 들여 보기는 첨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건축학을 전공하고 유럽에서 장기간 살면서 디자인을 공부한 교수가 자신의 경험과 방대한 문헌자료를 통해 만들어내고 있는 이 책은 사실 만화의 형태만 띄어서 그렇지 성인에게도 참 유익한 내용이 아닐 수 없겠다. 이번 '미국' 편을 산 건, 다른 유럽 나라와는 달리 오묘하고도 가끔 해석이 힘들어지는 그 나라에 대해 뭐라 썼나 궁금해서였다. 매우 잘 아는 것 같지만 기실은 잘 알지 못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말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잘 읽었다. 한번 잡으니 잘 놓아지지 않는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만화라고는 해도 워낙 여러가지 얘기들을 실어놓아서 꼼꼼히 읽어야겠기에 시간이 적쟎이 걸렸던 것 같다. 무엇보다 군데군데 섞여 있는 유머러스한 삽입그림들이 이 만화의 재미를 더한다. 정식으로 공식적으로 뭐라뭐라 말하는 대신 누군가가 툭 튀어나와서 한마디 던지는 것에 많은 의미들이 담겨져 있었다. 책 한권 읽었다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다 알게 된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도움이 된 듯 하다.

왜 정치가 그렇게 짜여졌는지 왜 부시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그들의 지방자치제는 과연 어떤 역사를 지닌 것인지 유대인들이 왜 그렇게 핵심적인 사람들로 자리잡고 있는 지 등등등...궁금해했었던 내용들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면이 많았다.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의 경우 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들이 그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이고 그래서 그 사이의 마찰과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리도록 만들어두고 어느 한쪽이 큰 권력을 잡을 수 없도록 하는 예비 장치들을 곳곳에 만들어 둔 것이 이해가 되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면에는 불평등과 불합리와 소수의 권력집중이 일어나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저자의 관점이라는 것이 배제될 수는 없어서, 보수적인 색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저자의 정치적 성향이란 것들에 대해 내가 자세히 알 수는 없겠으나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50~60대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일종의 '향수'같은 것들이 느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애쓴 점들도 역력하여 어느 정도 한계는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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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4-12-1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6권까지만 나와있었을때 읽었었는데,그 뒤에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더군요.. 저도 언젠간 마음잡고 다시 읽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연 2005-04-17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요즘에 색깔이나 뭐 그런 것들을 새롭게 해서 더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조만간 읽으시고 감상을 제게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