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장에 들어와 여러가지로 재미났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일들.... 그렇게 오개월이 가깝게 지나고 나니..이제 슬슬 수주에 대한 압박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흠.
그간 지방으로 새벽별보며 출퇴근하면서 계속 준비 아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 어찌나 바쁘신지들, 회의가 네번이나 밀렸다 - 오늘 결국 회의를 했고..대박으로 깨진 후 과제 진행은 없던 걸로 되어 다시 본사로 복귀한 상태다.
왠지모를 의기소침.
내 능력에 대한 회의와 상황에 대한 불신과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돌덩이 밀려내려오듯이 내 머리 위로 데굴데굴.... 심란하고 힘빠지고...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
일도 안되니 연말정산이나. 그러면서 국세청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 접속해서 서류를 받으니..오오오. 이거 가슴이 뻥 뚫릴 정도의 서비스이지 뭔가. 그냥 내 정보가 그대로 ... 그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다 올라가있두만. 그래서 그냥 조회버튼 누르고 한꺼번에 서류 받아서 인쇄하고 그대로 회사 사이트에 업로드만 하면 자동으로 입력도 된다. 예전같으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서류받고 내가 다 계산해서 입력하고 하느라 한나절은 걸렸을 일이 30분도 채 안되어 끝.
근데 이게 왠 씁쓸함.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리하여, 내 주민번호 하나만 가지고도 나의 소비행태와 나의 노후를 위한 저축행태와 어쩌구저쩌구를 전부 나라에서 알 수 있다는 거지. 우리나라니까 가능한 시스템이 아닌가. 우리같은 월급쟁이들의 모든 자료들은 하나 남김없이 한눈에 다 파악할 수 있다는 거다. 30분도 안 걸려서. 아니 한 10분 걸리나.
이것도 왜 이렇게 힘빠지지.
내 현재의 기분이 별로라서 이런 것도 까칠하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이넘의 연말정산이라는 시스템이 정말로 현대의 우리 인간의 족쇄가 맞는 것인지. 어쨌든 세금을 돌려받을 수나 있으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좋아라 해야 하는 건지.
에잇. 오늘 왜 이렇게 심란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