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새벽같이 나가서 통근버스를 타고 있기 때문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되기 일쑤. 그래서 새벽에 조금이라도 일찍 나가서 버스에 탄 후 15~20분 정도 책을 읽는 것이 일상적인 낙이 되어 버렸다. 버스가 움직이면 바로 책을 덮고 꿈나라로. 피곤해서이기도 하지만, 흔들리는 버스에서 글자를 읽으면 녹내장이 온다고 해서...(흠) 요즘 읽고 있는 것은 여전히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책.

오늘은 나가보니 버스가 바뀌어 있었다. 늘 오던 버스가 아니라 다른 회사의 버스 였던 것. 나는 늘상 하던 대로 책을 들고 버스를 탔는데...오 마이 갓. 버스에는 대형 TV가 부착되어 있었고 그게..아주 큰 볼륨으로 켜져 있더라는 것. 원래의 아저씨는, 타면 히터를 틀어주고 조용히 있다가 (물론 TV가 없다) 출발하면서 불을 전부 꺼주셨었는데...난 꾸욱 참고 책을 부여잡고 앉아서 글자를 읽으려 했으나 워낙 '소음'이 심해서 집중이 잘 안되었다. 아침 방송들은 왜 이리 호들갑들인지. 아주 한 옥타브 올라간 리포터의 목소리가 내게는...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시간이 되어 버스가 출발한다. 난 책을 덮고 (잘 읽히지도 않은) 의자를 뒤로 젖힌 채 잘 준비를 한다. 근데..어라...불을 일부만 꺼주신다. TV는 가는 내내 켜진 상태였고. 버스 엔진의 소리와 TV의 소음과 환한 버스 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 나의 평온한 아침이 이리 날아가는구나. 부아가 난다. 벌떡 일어나 불도 다 꺼주시고 TV도 꺼달라고 말씀드리려고 꼬무작거렸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또 열심히 TV를 본다. 아. 나만 까칠한 걸까. 나는...어쩔 수 없이 도로 주저앉아 코트깃에 얼굴을 가급적 쑤셔박고 자려고 애를 써본다. 어느새 잠은 들었는데, 피곤함이 남은 상태로 도착.

 

나는 아침에 그렇게 볼륨을 높여가며 TV 보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데. 왠지 시끄럽고 왠지 붕붕 떠 있는 기분이고 왠지 거슬리는데.... 내일도 이 버스가 오면 어쩌나. 벌써부터 걱정이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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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에서 읽는 책은 요것.

 

 

갑자기 고전이 읽고 싶어졌다. 집에서는 가벼운 추리소설을 읽곤 했는데 어젠 문득 이 책에 손이 갔다. 처음의 평론가 해설과.. 첫 단편을 읽기 시작했고...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펭귄 클래식은 표지가 맘에 든다. 왠지 소설의 내용을 잘 반영해서 사고 싶게 만들어지는 매력이 있다. 까만색 바탕에 그림이 올려 있는 것이 일관적이면서도 차별화된 느낌이고.

 

올해는 책을 좀 많이 읽고 싶은데 잘 되려나 모르겠다. 1월부터 바빠서 영 짬이 안 나고 있다. 흠...

 

오늘 중요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내가 지금 이러고 있네...ㅜ 그냥 속상해서 들어왔는데 또다시 책 얘기가 시작되었으니..이 쯤에서 스탑해야겠다. 설날에 강원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그 때 책이나 바리바리 싸가서 읽어야지. 물론 가족여행이라 그럴 여유가 있을런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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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1-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하지 않는 주변의 소음, 정말 힘들지요.
설날 강원도여행 설레겠어요.
펭귄클래식, 표지가 이뻐요 정말.
비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연 2012-01-10 16:11   좋아요 0 | URL
정말 힘들었어요..ㅜ 오늘 내내 피곤하다는..;;
프레이야님도 새해 복 왕창! 받으셔야 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