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ㅜㅜㅜ
어쨌거나 며칠 전 이번 해에 '알라딘'에서 책 구매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라는 비장함으로 책을 장바구니에 집어넣었었다. (그러니까 알라딘 온라인에서만 마지막이라는 뜻일까?ㅜ) 오늘, 그 중 예약판매 하는 것 빼고는 다 온다는 메일을 받고 어찌나 기쁘던지. 아 이넘의 책 (구매)사랑..쩝.
이 두 권은 회사 생활 때문에 산 것. 보고하는 것은 정말 머리털 빠지게 고민스러운 일이고 어떻게 하면 내 의견을 관철시키고 구박 안 받고 지나가나에 대해 늘 미치게 생각하곤 한다. 사회생활이 몇 년이냐. 그래서 '7가지 보고의 원칙'이라는 책제목을 보고 바로 구입 결정. 어쩌면 천편일률적인 내용일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 하나라도 건질 내용이 있을까 싶어서. 그리고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설득이라는 측면이 너무나 강조되는 직업이다 보니 혹해서 산 것이고. 하긴 인생 자체가 설득이다. 부모도 설득해야 하고 아이도 설득해야 하고 친구도, 동료도, 상사도, 고객도... 모두를 설득하고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인 것 같다. 설득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tool'이므로 못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이 책들이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스스로를 강화하는 마음으로 한번 사보았다.
유럽의 아날로그적인 책공간을 쭈욱 돌아보고 우리나라에서 그것을 실현시키고 있는 부부. 나의 로망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서점을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은 나는, 언젠가 은퇴라는 걸 하고 나면 세계를 누비며 서점과 책마을을 돌아보고 싶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거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서점을 내고 싶다. 어느 한적한 곳에...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나누기 위해. 공유하기 위해. 함께 하기 위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여생이라서,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책은그래서 나오자마자 찜을 해두었더랬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들은 계속 모으는 중이다. 일부는 읽었고 일부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채 책장에 꽂혀 있으나 이 분의 책은 늘 사고 싶다. 수전 손택의 책과 마찬가지 느낌이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사이드에게서는 뭐랄까. 범접할 수 없는 지적인 깊이가 느껴진다.
'활자잔혹극'은 왜 이제 샀나 싶을만치 내가 좋아하는 류의 책이다. 지난 번에 프레시안인가 기사가 났길래 더욱 가지고 싶어졌더랬다. 책을 즐겨 읽는 가족들 사이에서 문맹인 여자가 가정부로 있었고 결국 그 가족들을 다 살해하기까지의 심리묘사를 눈여겨 보고 싶다.
조카를 위한 책들이다. '햄버거보다 맛있는 수학이야기'를 읽기에는 너무 어려서 일단 내가 읽고 산수 문제 풀 때나 일상생활 속에서 들려주고 싶다. 우리 조카가 다른 것보다 산수에 좀 능해서 잘 하는 걸 북돋아 주기 위해 샀기도 하고.
'초등학생들을 위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세트'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려고 한다. 물론 다른 선물들도 있겠지만..난 우리 조카가 문화적으로 풍부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 공부만 많이 해서 뇌만 커지는 게 아니라 마음과 감정이 섬세하고 자유롭게 커서 세상에서 줄 수 있는 행복을 다 느끼며 지내게 하고 싶다. 고모의 작은 아니 큰 소망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가끔씩 이런 책을 사주곤 한다. 아직은 휘리릭~ 읽고 지나가는 수준이지만 (=.=) 계속 두면 언젠간 관심을 가지고 보리라 믿는다.
이 영화, 항상 보고 싶었는데 할인가로 나왔다. 그래서 냉큼 장바구니로 골인. 본다 본다 하면서 못 보고 지나갔고 그래서 말이 나올 때마다 늘 아쉬움으로 기억되던 영화인데...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북적거리는 극장 말고 집에서 얌전히 DVD로 이 영화를 봐야 겠다.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리즈야...나오면 바로 사게 된다. 늘 2권이다. 후배가 특별히 에도시대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 시리즈만 나오면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내 걸 사면서 항상 후배 것도 챙기곤 한다. 초기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이번 연말에 새해맞이 여행으로 잠시 단양에 다녀올 계획이고 그 때 나와 후배와 함께 할 책이다.
살 때는 많은 것 같아도 이렇게 나열해보면 몇 권 안된다. 흡! 또 사고 싶은 마음이 뭉실뭉실..흠..누르자 누르자..그 마음을 누르자....아직 안 읽은 책들도 많고. 요즘은 전공서적들도 좀 봐야 해서 계속 사대는 책들을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책을 사는 기쁨은 늘 항상 언제나 최고다. 그 이상의 기쁨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옷도 구두도 가방도 액세서리도 그닥 흥미가 없는 대신 책으로 나를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