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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물만두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소설이다. 읽고 나니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냥 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미스틱 리버' 라는 소설 혹은 영화를 접해보지 않아서 이 작가(데니스 루헤인)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매우 인상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레스터 시핸 박사의 일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Shutter island라는 곳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테디 대니얼스의 회상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연방보안관으로 강력범이자 정신이상자인 죄수들만을 수감해놓은 이 애시클리프 병원에서 한 여자가 실종된 사건을 조사하러 파트너인 처크와 함께 들어가는 길이다. 단 나흘동안 벌어지는 일들이 두꺼운 책 한편에 면면히 흐르면서...테디의 회상과 정신병원의 음모, 그 내면에 숨겨진 의혹들이 교차로 나타나게 된다. 테디는 2년 전 아내를 불의의 화재로 잃었고 그 화재를 낸 범인(앤드류 레이디스)이 이 병원에 수감되어 있다는 정보를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이 사건에 뛰어든 것이다.
정신의학에서 치료라는 것. 예전에는 사람 뇌의 일부를 잘라내기도 하고(이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도 묘사된다) 심한 약으로 환자를 무력화시키기도 했지만, 서서히 상담 혹은 role play 등을 통한 과거의 상처 치유라는 부분이 대두되기 시작한다. 결국 후천적인 정신병에는 대부분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과거'라는 부분이 개입되는 것이고 이것을 어느 선까지 치유하느냐를 결정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의 배경이 정신병원이자 수용소인 만큼 이 책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많이 담아낸다.
끝부분의 반전은 어느 영화가 불현듯 떠올려질 정도로 비슷했고...또한 역시 충격적이었다(여기까지. 더이상 얘기하면 spoiler가 되므로...^^;). 끝부분까지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앞부분을 뒤적여야 할 정도로. 그리고 그 이어짐이 참 몽환적이고 유려해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읽어보기를 적극 권한다. 인간의 정신과 심리를 다룬 대중소설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훌륭한 책이다.
책을 덮으면서...이 책의 맨 앞장에 쓰인 한 줄이 기억에 남아 옮겨본다. "....우리가 꼭 꿈을 꾸고 꿈을 가져야 하는가?" -엘리자베스 비숍(여행자에 대한 질문 중) 책을 읽고 나면 어느새 이 질문을 내게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