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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건 살인사건 - 파일로 반스 미스터리 3
S.S. 반 다인 지음, 이정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6월
평점 :
반 다인 시리즈를 읽으면서 이번 소설만큼은 조금 기대에 못 미쳤다. 가든, 카지노, 드래건 살인사건을 몽땅 한꺼번에 산 나로서는 가장 두꺼운 이 책에 가장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추리소설을 이렇게 길게 읽을 수 있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기에.
하지만, 읽으면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낀 게 사실이다. 일단 무엇보다 이전까지의 반 다인의 추리 중에서 가장 그 논리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살인범이 왜 살인을 그렇게 어렵게 기획하게 되었는가 왜 심리적으로 그렇게까지 갔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좀 아연했다고나 할까. 또한 마치 드래건과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지은 책마냥 장황하게 말한 많은 얘기들이 사실은 그렇게까지 살인과 연관이 있었는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그냥 기괴한 분위기를 끝까지 끌어가기 위해 너무 애썼다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또한 범인도 너무나 뻔한 정황이라 쉽게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그렇게 길게 늘여가며 추리를 유도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해박한 지식이 그렇게 줄줄 엮어지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치명적인 거부감까지는 느껴지지 않았으나 어쨌든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는 결론이다. 한 추리작가의 모든 작품이 다 excellent할 수는 없는 거다 라고 위안하고 있다. 이제 '딱정벌레 살인사건'을 읽을 차례인데 약간 숨을 고르고 시작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