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새로 나온 책들을 이틀에 한번꼴로 훑어 보는 것도 사는 낙 중의 하나라면,
난 너무 인생의 낙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암튼. 오늘 잠시 들어가서 보니...
가끔...시가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때는 대부분, 습관처럼 외로와질때, 어둑어둑해지는 어느 저녁나절, 바람소리 스산한 가을녘 즈음인 것 같다. 모르겠다. 기뻐서 날뛰고 싶을 때 시가 생각난 적은 단 한번도 없는 듯 하다. 그저 마음 한구석 뭔가가 또아리를 틀고 나를 힘없게 할 때가 가장 시가 생각나는 때가 아닌가 싶고. 최승자 시인의 시집이 나왔다. <쓸쓸해서 머나먼> 제목이 맘에 든다.
날도 춥고, 그래서 허리 잔뜩 구부리고 어깨 부쩍 올리고 다니면서 마음에 바람소리 쌩쌩 들리는 요즘...시집 한번 사서 읽어볼까 싶은 마음에 올려본다.
바람구두님이 올려주는 시들이 참 좋았었는데..갓 태어난 아가와 함께 하시느라 시간 없으실테지만 가끔이라도 여기 나타나주시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이 슬쩍.
쓸쓸해질 때면 또 펼쳐드는 게 사진집이다. 이 사진집은 故 전몽각 선생님이 큰 딸이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을 모은 것이다. 헌책방에서까지 찾는 사람이 많았다는 이 책. 그냥 한 사람의 딸의 사진이 아니라 옛날옛날 우리네가 살았던 모습들이 오롯이 들어가있는, 그리고 아버지가 딸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뿍 어린 그런 사진집인 것 같다.
최민식선생님의 사진집들을 자주 보곤 하는데 말이다. 이 사진집도 참 정감어린 책일 거라는 생각에 흥미가 생긴다.
로쟈님이 한번 소개했었던 것 같다. 김윤식선생님의 <우리 시대의 소설가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약 2년여간 문예지에 발표된 소설들을 읽고 쓰신 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문학평론의 대부격이자 나오는 소설은 대부분 다 읽어보신다는 분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그 분이 우리나라 현대의 소설을 보는 관점을 확인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읽고 또 읽고 또 읽고....그렇게 쌓여진 마음의 봉록들은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남겨져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분 자체의 존재가 보물로 여겨진다.
경제경영서라든가 자기계발서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대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 가끔 나 자신을 바로 세우고자 할 때 꺼내서 읽는 게 그런 류의 책이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같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 같지만, 그런 일들을 대부분은 못하고 이런 사람들은 한다는 게 큰 차이인 것을 책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말이다.
유니클로의 성공신화는 유명하다. 한 기업을 이 불황 속에서조차 올곧게 잘 운영하는 데에는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뭔가'를 배우기 위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평범한 진리 속에서 인생의 전기를 마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때로 자신감이나 희망의 형태로 다가오므로.
그리고...
알라딘의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이 책들. 전 세계 단편문학의 정수만을 가려놓았다는 이 창비세계문학세트 9권. 정말 갖고 싶어지지 않는가 말이다! 심지어 증정받으셨다고 자랑하시는 분도 있고! 세상에 세상에. 이걸 다 사야 하는 건지. 흑. 요즘은 전집 형태로 좋은 책들이 나오는 바람에 아주 지갑에 바람이 슝슝~ 그래도 살 건 사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책사기 좋아라하는 비연의 넋두리...ㅡㅡ+)
지름신 강림의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감이 내 머리 위에서 번쩍번쩍.
뭐..스산한 마음 안고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독.서.가 아니겠는가 라고 위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