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파서 침대에 몸 붙이고 읽어댄 책 두 권. 데니스 루헤인의 <신성한 관계>와 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그리고 존 딕슨 카의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읽다가 깨꼬닥..잤다.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제나로 시리즈가 더이상 번역될 게 없다니. 실망 대 실망이다. <신성한 관계>도 꽤나 재밌었는데. 켄지와 제나로가 사랑을 확인하는 단계도 좋았지만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사건과 잘 맞물린다는) 나오는 악인들의 면면도 소름이 살짝 끼치는 캐릭터였다.
하드보일드 하면서도 왠지 말랑말랑한 느낌을 주는 이 시리즈는 독특하다. 등장하는 패트릭 켄지의 캐릭터도 상당히 독특하고. 그 남자의 대사를 보고 있으면 갑자기 푸핫. 웃음이 터진다. 어릴 때 상처가 있으나 일에 열정이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사건을 끝까지 파고드는 집중력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고 그 와중에도 유머감을 잃지 않는 성격이 좋다. 데니스 루헤인은 정말 멋들어진 사람 하나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거 시리즈로 드라마로 나왔으면 싶다.
이 아저씨가 데니스 루헤인 (Dennis Lehane). 이런 스릴러물을 쓰는 사람치고는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다..ㅋ 요즘 좀 뜸하신데, '신작의 첫줄을 쓰는 게 어려워서' 인지. 쩝. 암튼, 쓰는 작품마다 그 힘이 느껴지는 작가이다. 다른 작가들의 경우는 작품의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그 쫀득한 맛이 떨어지는 게 확연히 느껴지는데 말이다..데니스 루헤인은 아직까지 그 느낌이 지속되고 있어서 나오는 책마다 기대된다.
이 책은 꽤나 오래 된 것 같은데 이제야 읽었네. 에도가와 란포 상을 탄 책으로 <13계단>에 필적한다고 해서 샀던 기억이...
소년범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긴 책이라고나 할까. 물론 그 얽히고 섥히는 구성이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게 좀 흠이긴 한데, 그래도 비교적 잘 구성된 내용이었다. 아직 후속작은 없는지, 나와 있지 않은데 나오면 한번 더 보고 싶어지는 작가다.
그나저나 요즘은 아이들도 성숙해지고 해서 그 소년범의 연령대를 많이 낮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이 실수한 것을 평생 가져가지 않도록 하고 '갱생'하게 하는 사회적인 제도에는 찬성이지만, 죄질이 너무 나쁘거나 하면 뭔가 '벌'이라는 걸 줘야 하는 게 아닌지. 좀더 생각해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