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팍팍하게 지내는 것도 무리이지만, 어쨌거나 정신줄 한번 놓으면 계속 늘어진 고무줄 마냥 헤벌레 지내게 되기 때문에 나를 나름대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사둔건 오래전이고 몇 번 들척거리긴 했는데 이제 맘잡고 매일 조금씩 읽으려고 한다. 치열하게 산다는 것. 말은 쉬울 지 몰라도 살아내는 사람에게는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번민이 스스로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인생이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리영희'라고 하면 이런 인생, 남들의 두세배는 살아내었다고 할 수 있고 그의 자서전이라니 따라서 더더욱 나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무엇인가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이제 팔순이신데, 몇 년 전에 쓰러지셔서 거동이 불편하시다가 다행히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이런 책도 낼 수 있게 되셨으니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백살까지 쭈욱 우리나라의 원로로 남아주셨으면 하는 욕심을 가져본다. 두꺼운 책이지만 부담이 가지 않는 것은 우리네 현대사를 대화로 풀어나간 것이니 절대 지루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