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볼 때부터 느낌이 왔었다. 이 책이 내게 도전으로 다가오리라는 것을. 보라 원래 제목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인데 아래에 마치 부제처럼 제목이 또 달려 있지 않은가. <여성, 자연, 식민지와 자본축적>. 서문만 세 개에 50페이지인 게 이해가 된다. 끙.  

 

하지만 종이는 가볍고 서문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이전에 읽었던 <여성주의 책읽기>의 책들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들을 서문부터 저자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페미니즘의 최신 경향, 아니 사실 좀 되었지만 이제야 최신 경향이 되려고 하는 책들을 '우리'가 읽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괜히 뿌듯. 첫 장 읽고는 뿌듯. 비연, 정신차리시게나.

 

신자유주의의 주요 원리는 세계화, 자유화, 사유화, 일반 경쟁이다. 이런 원리는 국가가 자국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고, 이를 이윤을 추구하는 초국적 기업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새로운 원리는 노동권, 환경보호법, 여성과 아동의 보호, 노동 안정성, 일자리 안정성 등을 포기하게 만든다. - 한국어판 서문 p9

 

서비스거래에관한협정Agreement on Tradein Services, GATS 은 특히 문제였다.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대부분은 여성의 몫이다. 간호사, 교사, 사무직, 가정부 등으로 일하며 그들은 늙고 장애가 있는 이들을 돌본다.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을 하기도 한다. 여성이 일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는 사실상 없다. 짐작하겠지만, 이 일자리는 임금이 낮고, 안정성이 떨어지며,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 한국어판 서문 p10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 느낌. 그래. 그런 것이다.

 

이 두 책들에서 주장했던 바이다. 이제 페미니즘은 자본주의의 틀에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있는 상황에서 더 잘 해보자 남성들처럼 살아보자.. 이런 건 예전의 주장들일 뿐이고 체재 내에서 안주하며 그 속에서 뭘 해보겠다고 할 게 아니라 주요 원인이 체제라면 그 체제의 어느 기능을 바꾸어서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지금 이 책과 옆의 두 책에서 한결같이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어쩌면 페미니즘에 앞서 자본주의의 생리를 더 잘 이해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이런 생각들을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을 것 같다. 서문만 봐도 느낌이 온다. 물론 이 서문이 세 개에 50페이지에 달한다는 것은 약간 스트레스로 작용하긴 하지만.

 

어쨌든, 난 이 책을 드디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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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12 0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비연님! 이미 전에 읽었던 책들이 이 책을 더 받아들이기 쉽게 해준 것 같아요. 저도 그생각했어요. 아 이렇게 책들이 다 연결되는구나, 하고요.
저도 어제 서문 끝냈습니다! 으하하하 아 서문 읽기 너무 싫었네요. 하하하하. 자,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비연 2020-03-12 09:29   좋아요 0 | URL
앗. 서문 끝내신? 전 어제 개정판 서문 읽다가 꼬꾸라짐..ㅜㅜ 오늘부터 더 부지런히!

다락방 2020-03-12 09:32   좋아요 1 | URL
서문에 서문에 또 서문이... 어휴 이제 본문 들어갑니다. 냐핫

블랙겟타 2020-03-12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드뎌 비연님마저 시작했다... ㄷㄷㄷ
저도 곧 따라가지않으면 이 달안에 못읽을거 같아서..정신차려야겠어요 ㅋㅋㅋ

비연 2020-03-12 23:39   좋아요 0 | URL
시작은 좀 빠르다 싶지만서도.. 겟타님 읽기 시작하면 제가 못 따라갈듯 헥헥.. 오늘도 읽고 자야지~ 휘릭!